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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보는 당진 2] 중국 새댁 주령령 씨
“바다와 산 모두 있는 당진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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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에 온지 3년차 어여쁜 중국 새댁
“다문화 음식점 만들었으면”

 

중국 상하이에서 차로 1~2시간 떨어진 관서성에서 온 주령령(28)씨는 중국에도 끼친 한류의 영향으로 드라마 파리의 연인, 내 이름은 김삼순, 풀하우스를 시청하며 한국어를 배웠다. 대중문화를 통해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그는 한국 남자와 만나 사랑에 빠졌다. 무역회사를 함께 다니며 만난 지금의 남편과 5년 여간 연애 끝에 국제결혼을 하고 한국에 들어왔다.
무남독녀 외동딸로 태어난 주령령 씨지만 국제결혼에 부모님 결혼 반대는 없었다. 최근에야 아들 민결이가 생기자 부모님도 내심 손자가 궁금한지 안부를 묻는 것이 전부다. 종종 고향인 중국을 찾아가지만 2년 째 가지 못해 요즘은 부쩍 고향이 그리워진다.

 

다문화센터 통해 한국생활 적응

그가 한국에 정착한 지는 3년밖에 안됐지만 한국어에 능통해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타국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딱히 없었다. 시장을 가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던 중 당진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알게 됐고 그는 당진시민으로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현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중국어교육 강사를 맡고 있다. 교육이 없을 때는 당진시평생학습센터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골라 듣기도 한다.

주령령 씨는 “평생학습센터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어서 좋다”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하는 중국어교육도 당진에서 사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그만큼 주령령 씨는 당진의 여러 센터를 통해 한국에서의 삶에 정착해 가고 있다.

 

당진 “주차가 힘들어”

당진전통시장을 주로 이용하는 그는 마트보다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는 날이 많다.
주령령 씨는 “생선이나 야채, 과일 같은 것은 시장이 저렴하다”며 “볼거리도 많고 먹을 것도 많아 재미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시장을 가거나 시내에 차를 타고 돌아다닐 때면 주차 문제가 그녀를 괴롭힌다. 중국에서는 땅이 넓어 주차 걱정이 없었지만, 당진에서는 주차때문에 차를 몰고 쇼핑을 하기란 쉽지 않다.
“돈을 내는 주차장 조차 시설이 잘 안 돼 있어 항상 위험해요. 조금 더 주차공간이 확보됐으면 좋겠어요.”

 

산도 있고 바다도 있는 당진

그가 살 던 고향에는 산도 없을 뿐더러 바다를 보기 위해서는 차로 1~2시간을 가야했다. 또한 중국에서 이름 있는 명소를 가야할 때면 기차를 타고 10시간은 족히 가야만 했다. 하지만 당진은 산도 바다도 30~40분이면 갈 수 있다. 그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었다.
어렸을 때는 쉽게 보지 못한 바다를 당진에서는 언제든 갈 수 있어 마음이 우울한 날엔 넓은 바다를 보러 가곤 한단다. 그러면 한결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그는 “중국의 하늘에는 구름이 잘 없었다”며 “여기는 하늘도 맑고 깨끗해서 좋다”고 말했다.

 

비슷하지만 다른 한국과 중국

그가 말하는 한국과 중국은 소소한 차이들이 있다. 중국에서는 비슷한 또래끼리 가림 없이 모두 친구고 어린 사람은 오히려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직장에서도 ‘이건 내가 할 게, 내가 언니잖아’라며 나이가 어리면 오히려 귀하게 대해준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한 두 살 간의 나이에도 서로간 예의를 차리는 모습을 보고 그녀는 중국과 다르다고 느꼈다.

가정에서도 한국과 중국은 차이가 있다고 그녀는 말했다.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남편이 밖에서 일하며 재정적으로 가정을 책임지면 아내는 집에서 집안일을 하며 지내는 게 보통이다.(물론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대부분이 맞벌이 가정인데다가 누구 할 것 없이 먼저 장보고, 빨래하고,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한국말부터 배워야해”

중국에서 무역회사를 다니며 한국 문화를 많이 접하고 한국어를 배운 주령령 씨는 한국 생활이 어렵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남편만 보고 결혼을 해 한국에 온 이주여성들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다. 이들은 종종 남편과 싸우다가 서로 의사소통이 안 돼 갈등의 골이 깊어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그녀가 가운데서 통역을 해주면서 오해를 풀어 주기도 한다. 그는 이주여성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의사소통이라고 강조했다.

“보통 이주여성들이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하는데 바로 일을 다니거나 살림, 육아를 시작하고 있어요. 하지만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말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문화가 함께 할 수 있는 당진”

많은 외국이주자들이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소외되지 않고 한국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아가고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칫 외로울 수 있는 이들에게 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진의 다문화정책으로 많은 덕을 보고 있다는 그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다문화 가족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게끔 그들이 운영하는 음식점을 여는 것이다. 각 국의 음식을 당진 사람에게 선보이기도 하고, 이주민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타지에서 온 외국인들이 한데 모여 서로 소통하는 장소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살면서 점점 중국말도 잊고 한자도 가물가물해진다는 주령령 씨. 그는 당진에 와서 비로소 ‘다문화’의 뜻을 알게 됐다고 한다. 당진에 와 여러 다문화가정을 만나고 서로 함께 하면서 새로운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 3년 차 당진 새댁인 그에게 당진은 가볼 곳도, 할 것도 아직 많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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