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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보는 당진 3] 영어교사 런던 청년 닉
당진전통시장·기지시줄다리기축제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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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당진 곳곳 놀러 다녀
“한국어 배울 만한 곳이 없어요”

런던 청년 닉(34)은 호주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한국인 친구를 사귀게 된 것이 한국과의 첫 인연이었다.
유학생활을 끝내고 한국인 친구와 3주간 한국을 여행하면서 한국, 전통에 대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이곳에 정착하기로 마음 먹었다. 경기도 용인에서 학원 강사로 활동하다가 외국어 교사를 시작하면서 당진에 발령받아 온지 1년째다.

 

친구 통해 알게된 한국

처음 당진으로 발령이 나면서 닉은 이곳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당진이 어떤 곳인지도 몰랐고 한 번도 와 본적 없었던 지역이지만 홍보 책자를 펼쳐 보니 좋은 곳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것이 당진의 첫 인상이었다.
당진에 와보니 생각보다 좋았다. 도시였던 경기도 용인과 다르게 농촌인 당진은 닉에게 한적함과 편안함을 줬다.

특히 그의 취미인 자전거를 타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지역 곳곳을 돌아보며 당진의 삶을 만끽했다. 그는 얼마 전에 석문방조제에서 바다를 옆에 끼고 달리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합덕에서 넓은 들판을 보면서 자전거를 타는 것이 좋아요. 합덕 가는 길이 구불구불 하지만 그것도 재미있어요.”
현재 월·수·금은 고대초에서 화·목은 고산초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장난치는 아이들도 종종 있지만 영어에 관심도 많고 닉에게 친절하단다.

쉬는 시간에 닉에게 와 영어를 묻는 학생들을 볼 때면 대견하다고. 또한 닉은 고대초에서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다.
그는 “특히 김아라 선생님께 고맙다”고 말했다. 함께 근무하는 김아라 교사는 원어민 지원 교사로 외국인 교사에게 학교 출근 방법, 지켜야 할 문화 등을 알려주면서 한국정착에 도움을 주고 있다. 닉이 도움이 필요할 때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김아라 교사라고 한다.

 

“불고기가 맛있어요.”

닉은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어 튀김이나 면을 먹지 못한다. 심지어 맥주도 마시지 못하는 그는 한국 소주를 좋아한다. 처음 소주를 마셨을 때는 쓴 맛이 싫었지만 지금은 많이 마시지는 못해도 좋아한다고.
또한 막걸리도 종종 마신다. 그래도 한국 음식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불고기라고 했다. 삽겹살도 좋지만 달콤 짭쪼름 양념이 된 불고기는 닉 입맛에 딱이다.
닉은 김치도 좋아한다. 맛있어서 잔뜩 먹으면 한동안 싫어지기도 하지만 또 다시 생각나는 음식이다. 종영국 음식이 그리워 질 때는 고기와 야채를 사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여러가지 축제 재미있어”

그의 주말은 바쁘다. 자전거를 타고 삼봉이나 고산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멀리는 당진을 넘어 타 지역을 가기도 한다.
또한 전국 곳곳에 있는 외국인 친구들이 있는 지역에 놀러가 축제를 즐긴다. 얼마 전에는 서울의 등불축제를 다녀오기도 했다.
당진에서 닉이 즐겼던 축제 중 기억에 남는 것은 기지시 줄다리기 축제다. 할아버지들이 닉보고 같이 하자며 함께 줄을 잡아당겼다. 힘껏 잡아당기다가 줄을 놓쳐버린 것도 그의 기억 속에는 재미있게 남아있다.

그는 “기지시줄다리기 축제에서 이철환 당진시장과 사진을 찍은 것도 기억난다” 며 “봄에는 면천 진달래축제를 가고 싶었지만 비가 와서 가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런던에서는 어린 아이들 상대로만 축제가 있어 즐기지 못했지만 당진을 비롯해 한국에는 항상 축제가 많아 즐겁다.

 

“한국말 배워 대화하고 싶어요”

하지만 외국인 닉에게 당진은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있다. 경기도 용인에 있었을 때는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한국어 학원이 있어 한국어를 배울 수 있었지만 당진에는 그런 곳이 부족해 공부하기가 어렵다.
당진시교육지원청에서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지만 수준이 맞지 않아 현재는 독학으로 공부하고 있다. 한국말을 배워 많은 사람과 대화하고 싶지만 닉에게는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그가 즐길 수 있는 문화 시설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그는 “영화관 외에도 다양한 문화 공간이 필요하다”며 “당진에도 재밌는 것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가 병원을 찾아 갔을 때 겪었던 서운한 경험도 있다. 영국에서는 의료가 무상인 반면 당진에서는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그렇다고 의료진들이 친절하게 대해주지도 않았다.
그는 “한국은 주사만 놓아주고 끝이었다”며 “병원이 조금 더 친절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통시장도 자주 가

닉은 전통시장도 자주 찾는다. 영국에서는 물건을 살 때 처음부터 비싼 가격을 부르기 때문에 한참을 흥정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시장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판매해 굳이 깎지 않아도 물건을 사는데 만족하고 있다.

또한 시장에 가면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도 닉에게는 신기한 경험이다. 간혹 닉에게 말을 걸어주기도 하고 웃으면서 친절하게 대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그의 발길은 매번 전통시장으로 향한다.
1년 동안 당진을 살면서 많은 곳을 가보기도 했지만 아직도 못 가본 곳이 많다는 그는 “왜목마을을 가보지 못했다”며 “다음 주에는 가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고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 항상 친절하게 대해주는 당진 사람들과, 멋진 자연환경을 뒤로 하고 영국으로 벌써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고.
닉은 1년 계약직인 외국인 교사로 곧 있으면 당진을 떠날지도 모르지만, 조금 더 당진에 머무르고 싶다. 어느새 그도 당진에 정이 많이 듬뿍 들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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