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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사람 | “아직도 잘~ 굴러 갑니다!”
30년 된 골동품 자동차 ‘포니’를 타고 다니는 김충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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휙휙 변하는 세상… 옛 것 좋아
“우와~ 아저씨 최고에요. 짱!!”

김충환(60) 씨가 차를 타고 나타나면 한류스타 부럽지 않은 관심을 받는다. 어딜 가나 사람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면서 그에게 모여 든다. 그를 스타로 만들어 주는 건 다름 아닌 바로 30년 된 자동차 ‘포니2 픽업’이다.

‘설마 벌써 팔았겠지…’하는 마음으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제가 반짝반짝 깨끗이 세차해서 약속장소로 가겠습니다.”

다음날 아침. 주차장 한켠에 다소곳이 세워진 차 주변으로 이미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있었다. 다들 “이게 아직도 있냐”면서 신기해 하는 한편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김충환 씨와 함께 ‘포니2 당진 삼인방’으로 지난 2007년 본지에 보도됐던 김용석, 김일 씨는 포니를 처분한 지 꽤 오래됐다고 한다.

이 차의 가장 큰 특징은 각진 모서리다. 요즘 출시되는 자동차들에게선 느낄 수 없는 클래식한 매력이 넘친다.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차를 자신에게 팔아달라고 말하지만 그는 눈 하나 꿈쩍 않고 단박에 거절한다. 팔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다.

“아내와 35년을 살았는데, 이 차도 30년을 함께 했으니 한 가족이나 마찬가지죠. 사겠다는 사람이 있어 판다고 해도, 차 손질이며 관리를 하기 어려워 오래 못 타요.”
주로 다른 승용차를 이용하지만 적어도 1주일에 두어 번은 꼭 포니를 몰고 어디든 간다. 꾸준히 운행해 줘야 차도 제 기능을 다하기 때문이다. 또한 수시로 청소하고 주기적으로 정비를 한다.

김 씨는 “아직 짐도 싣고 여기저기 잘 다닐 수 있다”면서 “국내기술로 처음 만든 자동차인데 내구성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워낙 꼼꼼한 성격 때문에 무엇이든 관리를 잘하는 편이다. 고향집에도 옛날 다리미며 박물관에 있을 법한 물건들을 꽤 갖고 있다. 

자동차는 물론이고 가전제품, 휴대전화를 몇 년 새 수시로 바꾸는 세상에서 그는 고리타분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손때 묻은 옛것이 주는 온기와 그 친근함을 요즘 사람들은 쉽게 느끼지 못한다.
“멀쩡한 물건을 유행이 지났다고 버리는 걸 보면 안타깝죠. 세상은 휙휙 변하고, 더 좋고 멋진 것들도 수없이 나오지만 오래 정든 것만 못해요. 앞으로도 쭉 이 포니를 타고 다닐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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