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정치인의 소통에 대한 단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석붕 새누리당 충남도당 부위원장


정치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제 지방선거까지 6개월 밖에 남지 않다. 정치인들은 정치과정을 통해 탄생되고 사라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6개월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민주주의에서 정치는 선거로 결정된다.

정치인들이 선거에서 가장 신경을 쓰고 공을 들이는 것이 유권자와의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이다. 정치인의 정체성(Identity)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부터 시작해서 방법론까지 온갖 머리를 짜내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결국 선거는 유권자와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떻게 알릴 것인가, 얼마나 알려야 할 것이며, 무엇을 알릴 것인가, 왜 이 사람이어야 하는가, 나는 누가 팔아 줄 것인가. 선거는 오로지 승자 1인을 결정하기 위한 과정이다.

선거는 1회성이다. 그다음 선거는 그다음에 또 1회성이다. 오로지 단 한 번! 정치인들이 불쌍한 이유다. 그러다보니 다른 어떤 활동보다도 치열하다. 반면 이런 점이 유권자들에게는 더 큰 흥미를 주기도 하고 직접 선거운동에 참여하게 만들기도 한다. 정치인은 유권자에게 ‘나는 이런 사람이오’, ‘나는 이런 일을 하려하오’ 등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머리염색을 하고 화장도 하며, 넥타이 색상에 민감해지고, 양복을 입을지 청바지를 입을지 수도 없이 고민하고 생각하며 행동한다. 게다가 선거를 많이 치르다보니 이미 모든 국민이 정치 논평가가 돼 있다. 허리는 90도로 숙이며, 악수는 두 손으로 하고 시선은 상대방을 응시하고, 목소리에는 힘을 넣어 의지를 보여주고, 말은 되도록 삼가며 마음을 열고 듣는 모습을 보여주고, 누구를 만나고 어떤 행사에는 꼭 참석해야 하는 등 주변에서 하는 주문으로 머리가 터질 지경에 이른다.

물론 이런 작은 노력들이 꼭 필요한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정치인의 본질과 유권자의 인식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종종 보게 된다. 유권자가 마음을 주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고, 정치인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유권자도 있다.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노자는 ‘세상과 통하는 구멍을 막고 문을 닫으면 죽을 때까지 힘들지 않고 세상과 통하는 구멍을 열고 만사를 헤아리면 평생동안 이루지 못한다’고 했다. 도대체 무슨 말인가? 국민 컨설턴트들의 컨설팅 결과와는 말로만 봐도 다르지 않은가?

시각·청각·미각·후각·촉각이라는 오관(五官)을 통해 들어 온 여러 가지 정보들을 마음 속에 있는 어떤 과정을 통해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감안할 때, 모든 감각기관을 열어놓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마음만 바빠지고 일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말초적 반응을 이끄는 감관(感官)에 의지한다면 허상(虛像)을 쫓기 마련이라고 했다. 장자에 의하면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어라. 마음으로 듣지 말고 기(氣)로 들어라. 귀나 눈을 안으로 통하게 하고 마음과 지각을 배제하라.’ 알듯 말듯 하다. 통 큰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선거후보자 등 정치인에 대한 판단도 마찬가지다. 오관이라고 하는 개인적 판단에 더해 관계라고 하는 사회성에 의한 판단과 결정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면, 갈 길 바쁜 정치인들에게 심관(心官)을 일으키는 통 큰 커뮤니케이션은 통 큰 정치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통 큰 정치는 통 큰 정치인과 더불어 유권자의 통 큰 참여와 결정이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결국 통 큰 정치는 통 큰 선거를 통해 나오는 것 같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