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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 송악고 교사

제주도에서의 즐거운 수학여행을 생각하며 배에 올랐던 많은 어린 생명들이 검푸른 바다에서 그렇게 죽어가야 했던 것은 모두 어른들의 잘못 때문이다.
선장과 기관사들의 무책임과 판단착오도 문제였거니와  이상이 있음에도 모른 척 넘어간 선박 안전점검 담당부서의 사람들과 청탁과 관행을 넘어가 주는 관대한 나라의 행정도 이번 참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졸지에 사랑하는 아들, 딸을 잃고 참담하게 오열하는 유족들과 바다를 향해 빨리 돌아오라 절규하는 실종자 부모들에게 다가서서 “죄송합니다! 저희들 잘못입니다!” 마음이 담긴 그 한마디가 공직자들에게는 그렇게 힘든 것 이었을까?
친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어린 학생들과 죽기까지 자신의 임무를 다했던 스물두 살 지영 양과 사무장 그리고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숨져간 교사들에게 진정으로 감사하다. 죽음의 문턱에서 아무나 할 수 없는 위대한 일을 해냈기때문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보아왔던 와우아파트 붕괴부터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붕괴, 서해 훼리호 사건 등 대형 사건들처럼 이제 세월이 가면 이번 참사도 우리 기억속에서 조금씩 잊혀져 갈 것이다. 그러나 기억이 잊혀지기 전에 꼭 지켜야 할 일들이 지켜지는 기적이 일어난다면 그들의 희생은 헛된 죽음이 아닌 새로운 대한민국의 작은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는다.
먼저 공직자들이 설계부터 안전점검과 공사의 감리에 철저해야 한다. 생명을 담보로 하는 건축물, 철도, 도로, 항만, 선박, 항공, 차량 등 많은 구조물들과 항공, 해양선박들의 설계변경 등과 같은 일에 철저해야 함에도 그동안 그렇게 하질 못했다.
사후약방문식으로 땜질 처방만 일삼다 보니 사고의 연속으로 국민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정부를 믿지 못하게 된 것이다.인원부족을 탓할 수 있고 그것을 건의해도 윗선에서 거부할 수 있다. 그렇다면 희생자의 가족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통하지 않는 공직사회라면 큰 문제다.
한국사회의 큰 병폐중 하나는 공직자들이 근무하는 동안의 권위적이고 탁상행정을 주로 하는 것이다.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국민들의 신음을 듣지 않는 정책들은 아무리 멋진 프리젠테이션을 통해도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기업과의 바람직하지 않은 거래와 퇴직이후의 산하단체로의 수직이동이 문제이다. 퇴직이후는 국민을 위한 봉사활동 등 국민과 서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름다운 모습이다.
미국 지미카터 대통령은 은퇴한 이후에도 자원봉사 활동을 통하여 집 없는 이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겸손과 과감한 판단력을 갖춘 감성적 리더를 원한다.
우리는 대통령의 눈물을 보고 싶다. 국민과 함께 낮은 자세에서 유가족들과 함께 눈물 흘리는 공직자들을 보고 싶다. 그들도 우리처럼 꼭 같은 감성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을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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