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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문화인들의 축제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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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시민들의 축제
당진문화동아리 페스티벌 ‘아마추어리즘’

지역의 문화·예술이 대중의 일상으로 들어왔다. 지난 7일과 8일 이틀 동안 2014 당진문화동아리 페스티벌 ‘아마추어리즘’이 다양한 시민들의 참여 속에 개최됐다.
전문가 집단의 직업 예술이 아닌, 문화·예술을 통해 인생을 즐기고자 하는 당진시민들이 크고 작은 문화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는 가운데, 처음으로 이들이 한데 모였다. 아마추어로서 서툴기도 하고 많이 부족하지만 이들은 당당히 시민들 앞에 섰다. 

▲ 생활음악협회

밴드·오카리나·통기타·색소폰 등 음악 동아리를 비롯해, 사진·그림·시낭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민들이 스스로 문화적 자생력을 키워나가며 이번 행사에 함께 했다.
지역에 행사가 있을 때 유명 가수가 아니면 주목받지 못하는 요즘, 시민들의 삶 깊숙이 들어와 나름의 문화영역을 만들어 가는 동아리들은 시민들과 밀착해 함께 호흡하고 일상을 문화·예술로 공유한다.
평소 무대에 오를 기회가 많지 않았던 이들은 긴장한 나머지 노래 한 곡에 물 한 병을 다 마시기도 하고, 땀을 뻘뻘 흘리기도 했지만, 프로 못지않은 멋진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획일성을 강화하는 대중문화로는 문화의 다양성과 상상력을 채울 수 없다. 서툰 첫 걸음이지만 지역의 문화·예술이 이렇게 꽃망울을 틔었다.

참가 동아리 미니인터뷰

음악과 함께라면 언제나 청춘!

늘푸른악단

아마추어라 부르기엔 그 연륜과 경험이 만만찮은 그룹. 멤버들의 평균나이는 70대로 최연소 55세부터 75세까지 모인 늘푸른악단은 최고의 무대매너를 선보였다. 이들의 공연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의 눈길을 이끌 정도로 강렬했다.
2009년 당진문화원 소속으로 창단한 늘푸른악단은 총 12명의 단원들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는 한때 그룹 ‘신촌부르스’에서 드러머로 활동했던 정태국 씨와 ‘사랑과 평화’의 키보드 연주를 맡았던 이근수 씨가 소속돼 있다.
현재 합덕에 마련돼 있는 연습실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연습하고 있으며 각자 개인 연습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또한 복지관 및 노인대학, 요양원에서 정기적으로 봉사활동도 하는 늘푸른악단은 KBS와 MBC 등 공중파 방송에도 다수 출연했다.
이상돈 단장은 “이렇게 동아리·동호회가 공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무대에 설 수 있어 좋았다”며 “하지만 관객이 많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독수리오형제 합주단

당진시건강가정지원센터 가족품앗이 소속으로 모인 이들이 지인들을 통해 합주단을 만들었다. 이번 아마추어리즘 무대에 오르기 위해 3월에 창단해 일주일에 두 번 씩 연습했으며, 공연 복장을 직접 만들 정도로 열정을 보였다.
합주단은 4살부터 9살까지 총 22명의 유아들로 구성돼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멜로디언과 분유통으로 만든 작은 북으로 유희열의 ‘공연에서’와 동요 ‘짝짝짝’을 연주했다. 깜찍한 아이들은 줄을 맞춰 입장부터 마지막 경례까지 씩씩하게 해 보이는 모습으로 관객의 많은 성원을 이끌기도 했다.
황남귀 반주자는 “아이들이 평소 연습할 때는 장난도 치고 박자도 잘 못 맞췄는데 이번 무대에서는 실수 없이 잘 해냈다”며 “아이들이 무대체질 인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멋진 공연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한빛클래식 기타동호회

클래식기타는 양의 창자를 꼬아 만든 거트 줄이나 나이론 줄을 사용하는 기타로 손으로 뜯어 멜로디와 화음을 동시에 연주하는 독주악기로 많이 쓰인다. 이 클래식기타를 연주하는 한빛클래식 기타동호회는 이번 축제에서 두 달여 간 연습한 <목련화>와 <아리랑변주곡>을 선보였다.
클래식기타를 배우고 싶은 이들이 모여 만든 한빛클래식 기타동호회는 주로 고전음악 장르를 연주하고 있다. 이들은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에 만나 연습한다. 평소 무대에 오를 기회가 없던 이들에게 이번 아마추어리즘은 의미가 크다고.
동호회원들은 “이렇게 불러주는 곳이 있어 좋다”며 입 모았다. 구자을 강사는 “이번 무대를 위해 연습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연주가 잘 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이 기회를 통해 클래식기타가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뷰  김회영 추진위원장

“세월호로 연기된 일정 아쉬워”

(사)한국생활음악협회 당진지부장을 맡고 있으며 이번 아마추어리즘을 추진한 김회영 추진위원장은 아마추어 문화·예술인들이 활동을 하면서 무대에 설 기회가 없는 것을 보고 이번 축제를 구상하게 됐다.
김 위원장은 “아마추어들이 제 실력을 보여 줄 수 있는 무대는 현저히 부족하다”며 “무대에 올라가고 싶다는 사람들의 생각을 반영해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이 무대에 서는 게 어려운 만큼, 관객들 역시 이런 무대를 접하기도 힘들죠. 이 무대는 시민들을 위해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무대에요. 앞으로 축제를 보완해 나가 어느 행사보다 알차게 만들고 싶습니다.”
당진 지역에서 첫 시도 였던 ‘아마추어리즘’을 개최하는 데에는 여러 걸림돌이 있었다. 갑작스럽게 터진 세월호 참사와 6.4지방선거로 축제가 세 차례나 연기됐다. 가까스로 행사를 개최한 7일과 8일 역시 현충일 등 공휴일과 겹친 연휴로 몇몇 동아리가 참석하지 못했고 더 많은 관객들이 함께 하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축제를 준비하며 지키고자 한 가치는 배려”라며 “각각 특색이 다른 많은 동아리가 참여하다 보니 불편함도 있었지만 서로 배려하며 함께 빛나도록 축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문화 동아리 및 동호회는 직업이 아니라 단지 문화·예술활동을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앞으로 부족한 점을 더욱 보완해 시민들이 모두 함께 즐기는 축제로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인터뷰  문옥배 당진문화재단 사무처장

“아마추어리즘, 시민에 의한 축제”

“이번 축제는 당진지역 동아리 박람회이기도 해요. 시민들에게 당진에 있는 문화동아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이번 아마추어리즘으로 인해 참가 동아리들이 서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축제를 주관한 당진문화재단 문옥배 사무처장은 “아마추어리즘은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들의 축제’”라고 평가했다. 이번 축제는 당진문화재단이 주도적으로 이끈 것이 아니라, 참가 동아리가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기획부터 진행까지 직접 할 수 있도록 했다. 문화재단은 뒤에서 지원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문 사무처장은 “행정이나 전문가 집단이 아닌 순수하게 시민에 의해 만들어진 축제는 아마추어리즘이 당진에서는 유일할 것”이라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가는 축제”라고 말했다.
“당진이 문화도시로 거듭나려면 문화시설도 갖춰야 하지만, 무엇보다 시민들의 참여가 많아야 합니다. 동아리는 적극적인 문화 참여 활동이죠. 아마추어 동아리가 곧 지역의 문화적·사회적 자산인 셈입니다.”
한편 이번 행사의 아쉬운 점으로 저예산을 지적했다. 문 사무처장은 “앞으로 더 많은 축제 예산을 확보해 많은 동아리가 자신들만의 무대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라며 “소규모 동아리가 더욱 활성화돼 좋은 환경에서 공연과 전시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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