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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3-29 21: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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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이제는 아줌마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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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치어리더팀 ‘알리스 응원단’
몸무게 감량 등 삶의 활력소

아가씨도 울고 갈 몸매의 아줌마들이 나타났다. 알리스 응원단(단장 권남희)은 30대 초반의 주부들로 이뤄진 치어리딩팀이다. 알리스는 ‘As Life Is Something Special’에서 따온 약자로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즐기는 단원들에게 어울리는 이름이다.

단원들은 아이를 낳았다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늘씬한 체형을 자랑한다. 프로 치어리더였던 권남희 단장의 지도로 성장한 알리스 응원단은 첫 대회에서 금상을 타 올 정도로 실력 또한 출중하다. 대한치어리딩협회가 이들의 일정에 맞춰 대회개회 날짜를 정할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동아리로 오는 20일에 출전하는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연습에 임하고 있다.
장미연 단원은 “아줌마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며 “이 세상 모든 주부들이 자신을 위해 사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열정적으로 연습에 임하고 있지만 개인들이 모여 만든 단체기 때문에 장소섭외나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한다.
황남귀 단원은 “지역에서 작은 동아리들에 대한 지원이 적어 아쉽다”며 “작은 동아리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시 시작한 치어리더 인생
권남희 단장은 2002년부터 7년간 치어리더가 직업으로 삼고 활동했다. 아침잠이 많았지만 치어리딩이라면 새벽 5시에 일어날 정도로 그저 즐겁기만 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치어리더 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 아이가 어릴 땐 아이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차츰 여유가 생기니 머릿속에 ‘치어리딩’ 이 떠올랐다. 그녀는 고민하던 중 웹사이트에 치어리딩을 함께할 단원을 모집한다는 글을 올렸다. 아무도 신청하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과는 달리 15명의 댓글이 달렸다.

그렇게 치어리딩 동아리 알리스 응원단이 만들어졌다. 다시금 꿈을 찾아 행복하다는 권 단장은 “최초 주부 치어리더팀 알리스 응원단이 당진을 대표하는 단체가 됐으면 한다”며 “이제 2기를 모집했지만 10기, 20기까지 무리없도록 더 탄탄하게 기반을 마련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몸치에서 유연성 담당으로
전아름 단원 역시 결혼을 하면서 당진으로 살림을 옮겨 왔다. 한때는 외로웠던 타지 생활에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알리스 응원단이 그의 일상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지금은 유연성 담당으로 불리며 피날레를 장식하는 전 씨지만 처음에는 뻣뻣함 그 자체였다.
단원들은그때의 전 단원을 기억하며 “참 뻣뻣했다”며 입을 모았다. 다리찢기조차도 어려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연습을 당할 수 있는 건 없다. 결국 지금은 팀에서 유연성 담당으로 자리매김했다.
“타지에서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누구나 한 번씩은 우울증이 찾아왔을 거에요. 우연한 기회로 치어리딩을 통해 활력과 긍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좋아요.”

9kg 감량해 결혼 전 몸무게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자연스레 체중이 불어나기 마련이다. 장미연 단원 역시 그 당연한 일을 겪었다. 하지만 치어리딩을 시작하고 난 뒤 장미연 씨는 단원들 중 가장 눈에 띄게 달라졌다. 체중이 9kg 정도 빠졌기 때문이다. 그는 감량 전과 후를 “아이 하나를 더 낳았은 것 같다”고   표현했다.
물론 외적인 변화도 겪었지만 심리적인 안정감도 얻었다. 그는 치어리딩이 단조로운 일상에서 활력을 준다고 말했다. 처음 치어리딩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남편은 의문이 가득 찬 표정으로 그를 봤지만 수상경력이 점점 쌓일수록 보는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젠 가족들도 응원의 한마디를 해주곤 해요. 제 만족도 있지만 가족들의 한마디가 더 큰 힘이 되고 있어요.”

잊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 파티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단원들은  주부에서  여자로 변신했다. 이들은 구두와 드레스에 화장까지 하고 고급 홀에 모였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날이었기 때문에 쏟아지는 눈을 뚫고 약속장소로 향했다.
권남희 단장은 “폭설에 구두를 신고 드레스까지 입은 채 무척 고생했다”고 그날을 회상했다.
각자 하나씩 음식을 마련해 시작된 크리스파스 파티는 아침까지 이어졌다. 단원들이 함께 모여 밤새 이야기를 나누며 힘들었던 이야기, 즐거웠던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밤새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울다가 웃다가 했다. 유지혜 단원은 “단원들은 평소에도 눈물이 많다”며 “이야기하다가 한 명만 울컥해도 다 같이 운다”고 말했다.

가입 조건 중 하나가 ‘결혼’이다보니 주변사람들이 공연을 본 후에 동아리에 가입하고 싶어 결혼을 해야겠다는 말을 들을 때면 괜시리 뿌듯해지는 단원들은  그들의 힘찬 응원처럼 오늘도 ‘주부들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단원명단(1기): 권남희, 장미연, 김원희, 이수연, 황남귀, 이진희, 유지혜, 유현정, 전아름
■문의:010-9155-9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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