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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으로 이사 온 젊은 새댁들의 수다
“새벽에 아이 아파도 갈 병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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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택시비·생활물가 비싼 당진
문화·육아 공간 지원 필요

편집자주>> 당진은 흐르는 도시다. 한 곳에 고여 있지 않고 다양한 계층과 연령, 지역 사람들이 모여 든다. 최근 남편의 직장이나 일자리 등으로 당진을 찾는 젊은 여성층들이 늘고 있다. 본지에서는 이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당진을 담아내고자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황남귀(송산면 유곡리·34·3년 전 대전)  / △김나경(읍내동·36·3년 전 대구)

△목정현(채운동·38·4년 전 서울) / △박해옥(원당동·35·5년 전 경북 성주)

△김미정(읍내동·33·9년 전 서울) / △방수미(원당동·29·6년 전 대천)

 

Q. 당진에 왔을 때 첫 인상은 어땠는가?

방수미 : 6년 전 당진에 왔는데 당시 롯데마트가 막 문을 열 때였다. 대형마트가 새로 생겨 많은 사람들이 오갔을 정도로 엄청 시골이었다. 또한 고향이 관광지인 대천이라 그런지 당진 바다는 마치 ‘냇가’ 같았다. 바다의 규모뿐만 아니라 관광인프라도 잘 돼있지 않았고 주변에 갈 곳도 부족했다. 당진은 관광지에 대한 투자를 많이 안하는 것 같다.

박해옥 : 난 오히려 당진이 서해안이라 좋았다. 주로 동해만 보고 살다가 서해를 보니 처음엔 갯벌 때문에 물이 더러워(?) 보였지만 오히려 갯벌 체험도 할 수 있고 다양하게 즐길 거리가 있어 좋은 것 같다. 요즘에는 조카들이 여름방학만 되면 당진에 놀러 올 정도다.

황남귀 : 나는 어디를 가도 적응을 잘해서 그런지 당진이 좋았다. 시댁이 전북 무주군이다. 그에 비해 당진은 큰 도시인 편이다. 시어머니가 당진에 와서 “여기는 롯데마트도 있다”며 “역시 큰 도시서 살아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웃음) 또 당진에는 생각보다 갈 곳이 많다. 얼마 전 아미산을 갔다 왔는데 한적해서 그런지 여행 온 느낌이 물씬 났다.

김미정 : 맞다. 당진은 그게 매력이다.

Q. 당진에 이사와서 생활하면서 가장 불편한 점은 어떤 것이 있었나?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김나경 : 기동력이다. 당진에 정착한 지 3년인데 한 번도 버스를 타본 적이 없다. 대구는 대중교통이 잘 돼있어서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버스가 금방 온다. 근데 당진은 배차시간이 길어 시간표를 미리 보고 나와 있어야만 버스를 탈 수 있다. 그래서 택시를 타고 다녔는데 택시비도 너무 비싸더라.

황남귀 : 문화 공간이 부족하다. 당진시청에서 배달강좌를 운영하고 있는데 공간이 없으니 강좌 신청조차 어렵다. 반면에 놀고 있는 공간이 있는데도 사용할 수 없는 곳도 많다. 동아리 지원 공간이나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방수미 : 물가가 비싸다. 과일도 타 지역보다 월등히 비싸다. 택시비도 비싸고 집값의 경우 말도 안 되는 수준이다. 또 마트에 가도 애를 맡기고 장보기가 힘들고 물가가 비싸 친정에 갈 때 쇼핑하고 오는 경우가 많다.

김나경 : 맞다. 지하철이 있는 대구의 역세권에 드는 집하고 당진 시내의 집하고 가격이 비슷할 정도다.

Q. 대부분 초등학교 입학 전인 5~7세의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는 젊은 엄마들이다. 당진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부딪치는 문제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가? 현재 당진 교육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나경 : 타 광역시·도에 비하면 충남은 학업성취도가 낮다고 들었다. 대도시에 비해 교육 환경이 뒤쳐질까봐 걱정이다.

방수미 : 밤에 문 여는 소아과가 없다. 어린 아이들이 많아지는 도시임에도 유아 전문 응급실도 없어 새벽에 아이가 아프면 갈 병원이 없다. 이것 때문에 고생한 엄마들 많을 것이다. 그리고 어린이집 하원시간이 이른 편이어서 맞벌이가 어렵다.
 
Q. 생활하면서 이주민이라 겪는 차별이나 어려움은 없나?

김나경 : 타 지역에서 왔다고 해서 싫은 티는 내지 않는다. 하지만 말투나 눈빛에서 종종 느껴지긴 한다.

방수미 : 남편이 당진 토박이다. 근데 남편은 “원래 이런 동네가 아니었는데”라며 이주민들 때문에 가게 상인들도 불친절하고 분위기도 안 좋아졌다고 말한다. 토착민들이 이주민들을 불편해 하는 것 같다.
 
Q. 연고 없는 이곳에 와서 젊은 새댁들의 경우 우울감을 많이 느낀다고 들었다. 당진에 적응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

박해옥 : 엄마들의 모임이다. 대부분 다른 지역에서 온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다. 서로 공감대도 형성하면서 함께 무엇인가를 배우면서 적응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김나경 : 당진은 여러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있다. 동아리 등 모임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적응에 도움이 됐다.

김미정 : 길 가다가 만나는 주민들한테 말을 걸기도 하고 교회도 다닌다. 처음에만 어색하지 하루 이틀 지나며 적응하면 당진은 살기 좋은 도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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