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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18 13:5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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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알차게 방학 보낸 최예준·이도현·박주형 학생
케냐에서 보낸 뜨거운 여름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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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감사 깨달아 ‘성숙’
봉사도 하고 영어도 배운 시간

초등학생 예준(부 박주형, 모 이경옥), 도현(모 김수지), 주형(부 박서준, 모 이경옥)이가 18박 19일동안 아프리카 케냐의 작은 마을 키베라에서 여름 방학을 보냈다.
세 아이들에게 특별한 여름방학을 보내자고 제안한 건 영어강사 정선희 씨다. 당진에서 태글리쉬(영어와 태권도를 접목한 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매년 방학을 이용해 학생들과 함께 해외로 영어캠프를 다녀오고 있다.

지난해 우연한 기회에 키베라 마을을 방문했던 정 씨는 아이들에게 영어 교육은 물론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과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마음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이번 아프리카 영어캠프를 진행했다.

16센트(약 16원)면 하루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키베라는 세계 3대 도시 빈민지역 중 하나로 ‘희망조차 사치’라고 불릴 정도로 가난과 절망이 가득한 지역이다. 빽빽하게 들어선 판자집과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들은 이곳 사람들이 얼마나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대변해 주고 있다.

정선희 씨의 아프리카 캠프 계획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학부모들이 아프리카로 금지옥엽 키운 자녀들을 보내겠다는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키베라를 방문한 아이들은 어렵게 살아가는 또래 친구들을 보며 부모로부터 지금까지 받아왔던 사랑과 보살핌에 대한 고마움을 깨달았다.

현지 아이들 위해 봉사
아이들은 키베라에 위치한 한인 숙소에서 머물며 현지 영어강사들과 생활했다. 영어공부 틈틈히 정 씨는 줄넘기, 재기차기 등을 키베라 아이들에게 교육시켰고 매일 300여 명의 현지 아이들이 모였다. 한국에서 낯선 땅 아프리카를 찾은 세 아이들은 현지 아이들과 어울리며 대화하고 프로그램 도우미로 활동했다.
“서로 소통을 위한 과정에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버릴 수 있었어요. 더 중요한 건 아이들이 한국에서의 삶이 소중하고 감사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는 거예요.”
정선희 씨는 “아프리카에 낯섦과 두려움이 크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오히려 아이들이 먼저 다가가 아프리카 아이들을 안아주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군것질 포기하고 장학금 전달
긴 일정동안 아이들은 과자와 음료수 등을 접할 수 없었다. 10만 원에 가까운 금액이 간식 비용으로 쓰인다는 말에 아이들은 군것질을 포기하고 남은 경비를 모아 각자 한 명 씩 총 3명의 현지 아이들에게 장학금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에 정선희 씨는 아이들의 생각이 한층 성장한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비록 짧은 일정이었지만 그동안 정들었던 키베라 친구들을 뒤로 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마음과 생각이 더 깊어진 것 같아요.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원당초 4학년 최예준
“키베라 어린이 만난 건 행운”
이번 아프리카 케냐 캠프를 마치면서 앞으로 노는 것을 줄이고 책을 읽는 등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생각했어요. 키베라 아이들은 돈이 없어 학교도 못 다니고 음식을 먹을 수도 없었는데 우리는 풍족하게 생활하면서도 투정부리는 일이 많았던 것 같아요.키베라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이곳 아이들을 보면서 나는 부모님께 정말 죄송하고 감사했어요. 키베라에 갈 수 있게 해주셔셔 우리가 변화할 수 있었거든요. 그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은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원당초 3학년 이도현
“키베라 친구들 잊지 못해”
키베라 친구들은 돈이 없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우리들은 새 옷을 입고 밥을 남기지만 키베라 친구들은 헌 옷을 입고 먹지 못해 굶주려 있는 것을 봤어요.
나는 친구들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죠.
키베라 친구들은 어렵게 살아도 정말 착해요. 낯선 나라에서 온 우리들에게 잘해줬고 항상 웃는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이제부터 편식하지 않고 어떤 일이든 포기하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키베라 친구들을 잊지 못할 거예요.

[인터뷰]당산초 2학년 박주형
“아이들 모습 보니 부끄러웠어요”
우리나라는 아프리카에 비해 잘 살기 때문에 아이들이 걱정 없어요.  하지만 아프리카를 다녀오면서 차 한잔으로 식사를 대신하며 살아가는 키베라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한국 돈 5원 정도 하는 빵조차 사먹지 못해 영양실조를 앓고 있는 아이들을 봤어요. 또 영양실조로 나빠진 건강 탓에 병원에 가기 위해서는 온 가족들이 하루 식비를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어요.
그 아이들은 찢어진 옷에 낡은 신발을 신고 있었지만 우리는 좋은 옷을 입고 있었어요. 그게 너무 부끄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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