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사군자동아리의 강종애 반장은 요즘 운동과 수묵화에 푹 빠졌다.
인천에서 교사생활을 하던 그는 우연히 당진을 몇 차례 방문하게 됐고 그 후 당진이 마음에 들어 은퇴 후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아들 내외가 당진에서 생활하고 있던 것도 당진에 정 붙이는데 큰 몫을 했다.
“몇 차례 당진을 오가다보니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신문에도 나올 수 있게 되니 당진에 자리를 잡은 것이 좋은 선택이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닫네요.”(웃음)
우연인지 운명인지 며느리(전미영)도 원당초등학교에서 교직생활을 하고 있어서 때로는 동료같이, 또 선배같이 지낸다. 종종 며느리가 책을 추천해 주기도 하고, 좋은 책이 있으면 그에게 전해 주기도 한다. 그는 “같은 직업군에 종사했기 때문에 며느리가 겪는 일들을 이해할 수 있다”며 “젊은 시절의 나를 보는 것 같아 흐뭇하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에는 한 달에 8권 이상의 책을 읽을 만큼 독서를 좋아했던 그는 요즘에도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책을 섭렵한 강 반장은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사후생>을 추천했다.
사후생은 정신의학을 전공한 저자가 죽음을 한 번 경험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죽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책이다.
“<웰빙>에 맞춰 생활하려는 사람들이 늘었죠. 웰빙도 중요하지만 우리 또래에는 웰다잉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문제에요. 이 책을 읽으면 차분히 웰다잉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요.”
그는 책의 내용 중 맹인이 죽은 후 다시 살아났는데 장례식장에 누가, 언제, 어떤 옷을 입고 다녀갔는지까지 기억했다는 것을 읽고 사후생의 존재에 대해 어렴풋하게 믿음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죽은 후에는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죠. 그렇기 때문에 죽음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걸 책을 통해 느꼈어요.”
어느덧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더 적어진 만큼 웰다잉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그는 이 책을 읽고 죽음에 대한 공포보다 삶을 마무리하는 때를 차분히 기다릴 수 있게 됐다고.
강 반장은 “지인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는 책”이라며 “읽은 사람들 모두 좋은 책이라고 평했다”고 말했다.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생을 잘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해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