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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공장서 퍼지는 색소폰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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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만2000병 생막걸리 생산
막걸리 공장 속 자리한 색소폰 무대

아버지 심부름으로 오가며 홀짝였던 막걸리에 취해 해롱거리던 어린 아이가 이제는 각지로 퍼져나가는 면천막걸리를 생산하는 (주)당진면천주조의 공장장이 됐다. 강백구(59) 공장장은 요즘 새벽부터는 면천막걸리를 생산하고 밤에는 또 다른 취미인 색소폰을 연주하며 바쁘지만 신바람 나게 살아가고 있다.

어린 시절 함께한 막걸리
강 공장장의 기억 너머에도 어렸을 적 막걸리에 대한 추억이 자리해 있다. 우강면 성원리 출생인 강 공장장은 집에서 1시간이나 떨어진 우강양조장을 오가며 막걸리를 홀짝이기도 하고 설탕을 섞어 만든 술 찌검지(지게미)로 배를 채우기도 했다. 또한 어른들이 논·밭일 할 때 마시기 위해 사 놓은 막걸리를 가져다 논·밭두렁에 앉아 홀짝이던 기억은 이제 빛바랜 추억 중 하나다. 

새벽 4시부터 시작되는 하루
면천막걸리를 생산하는 (주)당진면천주조에서는 하루에 총 1만2000병의 막걸리를 생산한다.
그는 막걸리의 ‘맛’을 살리기 위해 생막걸리를 선택했다. 생막걸리는 말 그대로 살아있는 막걸리로 열처리를 하지 않아 유산균이 살아 있어 보통의 막걸리와는 다르다. 유통기한도 10일 이내로 짧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 공장장이 생막걸리를 고집하는 이유는 단연 ‘맛’ 때문이다. 그는 “생막걸리를 마시면 다른 막걸리는 입에 대지도 못 한다”고 말할 정도로 면천 생막걸리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또 다른 취미 ‘색소폰’
막걸리 향이 가득한 공장 안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계실은 또 다른 문화(?) 공간이다. 반짝이는 미러볼 조명과 노래방 기계까지 갖춰진 이곳은 강 공장장의 색소폰 연습실이자 무대 공간이다.

멀리서 색소폰 연주를 들으며 “나에겐 꿈같은 일”이라며 마음 속에만 묻어 놨던 강 공장장은 당진으로 내려와 음악학원을 다니며 색소폰을 연주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 그는 이제 악보만 있다면 어떤 곡이든 연주 가능한 번듯한 색소폰 연주자로 거듭났다. 그는 “색소폰을 연주하면 기분도 좋고 흥이 난다”며 “색소폰을 배우고 난 뒤 날카로웠던 성격도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말했다.
잠이 오지 않는 새벽이면 그의 막걸리 공장 사무실 한켠에서는 색소폰 소리가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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