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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광명소
  • 입력 2014.09.19 23:31
  • 수정 2016.02.01 21:07
  • 호수 1026

■심훈 선생 작고 78년만에 심훈기념관 개관
“상록수는 우리의 자존심, 그날이 오면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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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필원고 전사본 4000여 점 및 유물 전시
운영방안이 기념관의 미래 좌우

 

농촌 계몽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소설 <상록수>의 저자이자 저항시인 겸 영화인인 심훈(1901~1936) 선생을 기리는 심훈기념관이 지난 16일 송악읍 부곡리 필경사 일원에 문을 열었다.

심훈기념관 건립은 심훈 선생이 떠난 지 78년 만에 지어지는 것으로 김낙성 전 군수, 민종기 전 군수, 이철환 전 시장, 김홍장 시장을 거치며 건립됐다. 지난해 9월 첫 삽을 뜬 기념관은 사업비 29억 원을 들여 2842㎡ 터에 지상 1층 규모(703㎡)로 지어졌다. 내부에는 전시관과 문예창작실, 수장고, 학예연구실 등을 갖췄다.
전시관에는 심훈의 3남인 심재호(79)씨가 기증한 육필 원고 및 유품 전사본 4000여 점과 유족 심천보 씨가 기증한 유물 800점이 시민들에게 전시된다. 세부 전시물로는 ‘심훈의 탄생과 성장’, ‘3·1운동 참여와 수감’, ‘언론인의 삶’, ‘문학인과 영화인의 삶’, ‘당진 농촌에서 찾은 희망’ 등을 주제로 했다.  

인근에 자리하고 있는 필경사와 상록수 문학관도 새로 단장했으며 필경사 앞에는 심훈 선생의 묘지가 자리 잡고 있다.
당진시는 물론 송악읍 부곡리 주민들은 기념관 건립을 계기로 이곳을 당진을 상징하는 명소로 가꿔나갈 예정이다.

 

미국에 거주하는 심훈 선생의 3남인 심재호 씨는 “필경사 경내에 자리 잡은 심훈기념관은 당진을 지키는 집”이라고 감회를 밝혔다. 심 씨는 이어 “상록수는 우리들의 자존심이고 시 <그날이 오면>은 우리들의 희망”이라며 “필경사를 지키고 기념관을 세운 부곡리 주민과 당진시민이 심훈기념관의 주인”이라고 강조했다.
심훈 선생은 경성제일고보 재학 당시 3.1운동에 가담, 투옥된 바 있다. 그가 남긴 작품으로는 시집 <그날이 오면>(1937)을 비롯해 소설집 <영원의 미소>(1935), <상록수>(1936),<직녀성>(1937) 등이 있다.

세계가 탐낸 유품, 당진으로

심훈의 육필원고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먼저 가치를 인정받았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는 선생의 시를 번역했고, 일본 도쿄대와 미국 시카고대 등이 한동안 선생의 유고를 사겠다며 백지수표를 건넸다.
심훈의 육필원고를 탐내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그중 심훈의 원고에만 있는 한 가지를 꼽자면 일제의 검열기록이다. ‘빨간 펜’으로 원고를 난도질한 흔적과 함께 선명한 ‘검열’ 도장이 찍혀 있다. 일제가 한국인의 말과 글을 어떻게 통제했는지에 대한 역사적 입증자료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서도 유가족들은 백지수표를 거절했다. 이어 육필원고를 직접 정리했고, 이를 학술연구와 전시를 위해 기꺼이 내놓은 것이다.
“이철환 전 시장과 만남을 가졌을 때 제가 50년 가까이 친필원고를 쫓아다니며 사진으로 촬영해 놓은 것을 당진 땅에 남기고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전 시장은 당진시민들이 상록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심훈기념관(문학관)을 조성하고 이를 잘 관리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이 잘 지켜질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심재호 선생)

육필원고를 기록한 사진을 건네는 것뿐만이 아니다. 그는 “심훈기념관 건립 및 유품전시계획, 유품활용계획 등이 마무리된 이후 당진군민들이 꼭 필요하다고 요구한다면 육필원고 원본 또한 당진의 품에 맡기겠다”고 강조했다.
유품의 당진 이전은 당진이야말로 작품 속 <상록수> 주인공들이 현 시대를 살고 있는 당진 사람들이라는 유가족들의 생각과도 맞닿아 있다.

“심훈기념관에 아쉬움도…”

심훈기념관의 탄생은 누구나 환영하고 있지만 △심훈 선생의 다양한 삶(독립운동가, 영화인, 언론인, 당진시민, 농촌계몽운동가, 시인) 표현 부족 △타 전시관과 차별성 없는 전시구조 △전문 인력 고용 △문예창작관 활용방안 미흡 등이 아쉬움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지적들은 심훈기념관 관리 및 운영조례를 수정·보완함으로 극복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심훈유품보존회 심규상 위원은 “심훈 선생의 육필원고 대부분을 소장하고 있는 심재호 선생과 당진시의 소통이 부족했던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향후 기획전시 등을 위해서도 미국에서 심훈기념관을 운영하는 심재호 선생과의 유기적인 연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훈 선생의 육필원고는 약 4000여점으로 작고한지 100여 년이 지난 문인들 중 다량의 육필원고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심규상 위원은 “방대한 양의 육필원고가 있는 것에 비해 기념관 공간이 협소해 효과적인 전시가 어렵다”며 “인물의 철학, 세계관 등을 심층적으로 녹여내기 보다는 표면적인 전시가 주를 이뤘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운영위원회 역할 중요

심훈기념관이 제2의 기지시줄다리기, 합덕수리박물관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우려도 있다. 사람 없는 박물관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박물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심훈 선생의 유품을 가지고 있는 심재호 선생과의 연계를 통한 기획전시와 심훈기념관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역할을 수행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규상 위원은 “운영위원회는 기념관의 운영전반을 관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전문가, 유가족, 지역민 등이 고루 포함하는 위원회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심훈기념관 운영위원회는 아직 구성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진시청 문화관광과 문화재팀 이상식 학예연구사는 “심훈기념관은 아직 박물관 등록이 되지 않은 상태”라며 “절차상 박물관 등록 후 운영위원회 구성을 진행할 예정으로 올해 하반기 안에 박물관 등록이 마무리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달 11일 학예연구사 추가모집을 통해 인력을 보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심훈기념관이 건립되기까지

1998년
4월 6일 심재호 선생 심훈기념관 건립 의사 밝힘.
5월 1일 읍내리 한터우리문화연구소에서 현판식 진행.
2008년 10월
민종기 전 군수, 심재호 선생과 함께하는 간담회 개최. 심재호 선생 “당진군 제도적 뒷받침 된다면 심훈선생의 육필원고 등 유품을 기증의향이 있다”며 의사 표명.
2009년 1월
기념관 건립 간담회 후 유품의 규모나 종류, 보관상태 등에 대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아 심훈기념관 사업 1년째 제자리걸음 논란.
2009년 07월
당진군 “황해경제자유구역 개발 이후 부지 넓혀 사업 진행해야”, 전문가 및 유족 “현재 필경사 재정비해 기념관을 건립해도 충분”으로 의견 대립. 

2010년 3월
‘심훈선생 유품인수 추진위원회’ 위원 당시 최종길 인수위 부위원장, 이병성 추진위원 상록문화제 부집행위원장, 신현만 당진군 문화체육과 공무원 등이 심훈 셋째아들 심재호 씨와 의 만남 위해 미국 워싱턴 방문.
2010년 04월
심훈 선생 유품 당진으로 이전 합의. 군, 조례제정-문학관개보수 및 심훈 연구 진행키로.
2010년 10월
심재호 씨 이철환 군수와 시청관계자 심훈선생 유품인수 추진위원회와 유품 인수에 대해 협의.
상록 문화제서 심훈 선생의 육필원고가 국내 최초로 전시.

2011년
8월 심훈 선생 유품 4500여 점을 촬영해 데이터 베이스화 작업 진행. 전사 과정에서 1000여점의 육필원고가 4000여점에 다다르는 것으로 밝혀짐 .
10월 이철환 전시장 “심훈기념관 건립을 위한 조례 제정을 2012년 3월까지 마무리하고 심훈기념관 재건축에 착수 및 전담반을 구성하겠다” 발언.
심재호 선생의 아들 심성보 씨와 상록문화제 최종길 집행위원장을 공동대표로 심훈유품 보존위원회 창립 .

2012년
6월 심훈기념관 건립을 위한 토지 매입에 난항을 겪으며 계획보다 늦춰질 것으로 전망.
8월 심훈기념관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입법예고.
11월 공유재산 관리계획 수립 및 토지매입 완료
2013년
1월 당진시, 심훈유품보존회와 심훈선생 유품 전사본 인도 및 관리에 관한 협약 체결.
2월~7월,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 발주 진행 및 완료.
7월~9월, 심훈 일가 유품 기증. 심훈 선생의 아들 심재광 씨의 조카 심천보 씨, 심훈 선생과 가문에 관한 유품 414점 기증.
12월 조달청, 전시물설계 및 제작설치 공모에 (주)인테크 디자인 선정.
2013년 12월~2014년 12월
네 차례에 걸친 실무진 회의와 전시부분 1·2차 자문회의 진행.
2014년
7월 심훈기념관 건축공사 완료.
9월 심훈기념관 개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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