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마을의 전설을 찾아서 10 망객산 전설
아리따운 아가씨, 알고 보니 호랑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일간 탑돌이 하다 만난 아가씨
율곡 이이·이지함, 망객산 오기도

 

신평에 성 씨 성을 가진 총각이 살았다. 이 총각은 머슴살이를 하고 있었지만 착하고 성실해 재산도 꽤나 모았다. 하지만 왜인지 서른이 넘도록 장가를 들지 못했다. 성 총각은 혼인해 단란하게 사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만난 탁발승이 “절에 가서 소원을 빌며 200일 동안 탑돌이를 하라”고 말했다. 그렇게 탑돌이를 한지 200일이 돼 가던 무렵, 그의 앞에 아름다운 여자가 나타났다. 아가씨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성 총각은 이것을 천운이라 느끼고 그날로 아가씨의 집까지 갔다. 그의 집은 깊은 산골에 있었고, 노파 한 명이 아가씨를 맞이했다. 노파는 곧 있으면 아가씨의 오라비들이 올테니 골방에 숨어있으라고 말했다. 곧 오라비들이 왔고 오라비들은 “어디선가 사람냄새가 난다”며 이곳저곳을 뒤졌다.

그때 하늘에서 천둥소리가 울리더니 ‘두 형제가 살생을 하면서도 반성하는 기색이 없어 큰 벌을 내릴 것’이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아가씨가 “저에게 벌을 달라”고 빌어 며칠의 말미를 얻었다. 아가씨는 “사실 나는 사람이 아니라 호랑이”라며 “며칠 후 마을에 호랑이가 나타나면 호랑이를 잡겠다고 하라”고 말했다.
며칠 뒤 마을에 호랑이가 나타나 소란이 일었고  성 총각이 호랑이가 있는 곳으로 가니 그 아가씨가 있었다. 아가씨는 “내가 죽으면 이 자리에다가 절을 지어달라”고 말하며 칼로 자기 배를 찌르고 쓰러지자 그 자리에는 호랑이가 쓰려져 있었다. 이후 성 총각은 호랑이를 잡아 상과 벼슬을 얻어 행복하게 살았다고 전해진다. 현재 그 당시 지어졌던 절은 사라졌다.

천인 김복선이 숨어살던 산
이전부터 전해오는 말로 조선 선초 때 천인(賤人) 김복선이 망객산에 숨어 살았다고 한다. 김복선은 천인이라 모든 이들이 그를 업신여겼으나, 율곡 이이와 토정 이지함만이 그의 높은 학식과 숨은 재주를 알고  찾아와 세상일을 상의하곤 했다.
산에 숨어 살았던 김복선이 산에서 손님들을 배웅했다는 것에 유래해 객망산, 망객산, 손바라기산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고 전해내려 온다.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 됩니다.

 

인터뷰 김윤자 씨(75)

 


“해지면 무서워 산 못 갔어”
“예전에 망객산은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고, 작은 오솔길 하나만 있었어요. 지금이야 산을 다 깎아 주유소도 짓고, 건물들이 많이 들어섰지만, 이전엔 해가 지면 무서워서 다니지도 못했어요.”
신평면 신흥리에서 금천리로 시집와 50년 동안 살아온 김윤자 씨는 이제 망객산의 옛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친구들과 솔방울을 주으러 망객산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기도 했었다”며 “지금은 산을 깎아 논밭 등으로 만들어 산보다는 언덕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