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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4.10.17 18:01
  • 호수 1030

어떤 길을 가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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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광 영락감리교회 담임목사

 1. 경쟁관계에 있는 두 의대생이 병원 복도를 걷다가 고개를 숙인 채 다리를 절며 안절부절못하고 걸어가는 남자를 봤다. 한 학생이 자신 있게 말했다.
“내가 볼 땐 악성 관절염이군”
그러자 옆 학생이 반박했다.
“젊은 사람이라 그럴 확률은 적지 않나? 내가 보기에는 심하게 다친 것 같은데”
논쟁을 벌이는 그들에게 고통스러운 표정의 남자가 다가왔다.
“화.. 화.. 화장실이 어디죠?”
대개 사람들은 부분적인 모습을 보고 그 사람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다. 잘 모르면서 아는 체 할 때 늘 오해가 생긴다.

 2. 부임한 지 얼마 안돼서의 일이다. 이웃교회와 우리교회가 함께 천의초등학교에서 연합체육대회를 하게 됐다. 각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운동장 근처 식당에서 함께 점심을 먹고 체육대회를 시작하기로 했다. 식당은 소머리국밥집으로  소문이 난 집이란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식사가 시작됐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각 상마다 동동주 병이 있었다. 이상하다 생각했다. 그런데 잠시 후 이웃교회 목사님이 환한 미소로 따라준 컵에서 밥알이 동동 떠다니는게 아닌가? 상황이 심각해졌다. 게다가 한 식탁에서 식사하시던 우리교회 김 권사님이 “목사님 이거 이 집에서만 주는 특별 서비스에요. 맛이 끝내줍니다. 한 번 드셔보세요. 저도 가끔 이집에 오면 이것부터 마십니다.”
이웃교회 목사님은 사람 좋기로 소문난 분이고 김 권사님도 신앙이나 성품의 기반이 잘 다져진 분이셨기에 술을 권하는 그들의 모습에 실망감은 더욱 컸다.

나는 먹는 둥 마는 둥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 참았다. 부끄럽지만 그 후로 목사님과 김 권사님을 마음 속으로 정죄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서로 대화도 줄었다. 그러던 어느 날, 권사님과 식사할 기회가 생겨 그때의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냈다. 그러자 권사님이 “아이고 목사님, 그거 동동주가 아니고  그 집에서 만든 식혜에요.”
 그 때 큰 교훈 하나를 얻었다.‘함부로 판단해 오해하지 말아야 하는구나’

3.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책 한 권 읽은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왜 무서운가? 자신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는 함부로 판단하고 쉽게 말해버린다. 그러니 자연적으로 오해와 갈등이 많아진다. 주님께서 주신 기쁨의 삶이 방해된다. 그렇기 때문에 오해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상대의 입장이 돼보는 것이다.

성경에 방탕한 둘째 아들이 재산을 탕진하고 거지로 돌아왔다. 아버지는 왜 그렇게 됐는지 묻지 않는다. 다만 말없이 안아줄 뿐이다. 자타공인 죄인 삭개오에게 주님은 왜 그랬니? 정죄가 없으시다. 그냥 그의 집에 함께 있어주신다. 그랬더니 삭개오 스스로 변화기 시작해 자신의 재산의 반을 구제하는 일에 사용했다.
어떤 이는 오해를 푸는데 인생을 허비하지만, 어떤 이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영혼을 살리며 살아간다.믿음의 성도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이해이다. 이해하면 살아난다.
이해하려고 하면 성령께서 힘을 주신다. 그래서 결국 사람을 살려낸다. 자, 이제 우리 앞에 그 길이 놓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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