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14 23:40 (일)

본문영역

벼이삭 익어가는 황금빛 노랫소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 곳곳에 물든 가을 풍경

누렇게 물든 들판에서는 벼 수확이 한창이고, 집집마다 심어 놓은 감나무엔 감이 붉게 물들었다. 토독토독 깨 터는 소리가 나면 이윽고 고소한 들깨 향기가 농촌 마을을 가득 채운다. 여름내 뜨거운 햇살을 이겨낸 열매들은 알알이 익어 콩이며 팥이며, 고추까지 수확이 한창인 가운데 농부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하지만 나날이 어려워져 가는 농업·농촌의 현실 앞에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요즘 농민들은 가물어도 걱정, 풍년이어도 걱정이란다. 자식처럼 정성껏 기른 농작물이 제값 받고 팔리면 좋으련만 농부들의 주름살에 시름이 깊어간다.                                                                   
김창연·임아연·한수미·박초롱 기자
수확 앞둔 농사꾼의 깊은 시름
수확할 곡식은 풍성하게 익었다. 하지만 농부의 시름은 깊어져만 간다. 한평생 농사를 지어온 김동명 씨는 벼 수확을 앞두고 걱정이 앞선다.
그는 “비료값과 농기계값 등 농자재값은 해가 지날수록 높아져만 가는데 쌀값은 여전히 턱없이 싸다”며 “평생 농사 밖에 모르고 살았는데 앞으로는 더 힘들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쌀값 걱정에 마음 무거워
비가 온다는 소식에 예년보다 조금 일찍 벼를 추수하고 있던 김강호(왼)·김문상(오) 씨는 “아직 땅이 채 마르지 않았는데 벼를 베야 해서 아쉽다”면서 “풍년이 들어도 쌀값이 낮아 마음이 무겁다”고 말하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농부랑은 결혼하지 말아요. 고생만 많이 해. 결혼하고 잘 살려거든 농부 아닌 사람하고 결혼하슈.”
“고추 수확해 김장 때 써야지”
푸른 하늘 아래 붉게 물든 고추가 탐스럽다. 군데군데 병들어 말라버린 고추들을 보면 농부의 마음은 속상하지만, 조금이라도 쓸 만한 것이 있다면 살뜰히 따다가 마당에 널어 말릴 생각이다.
“비가 안와서 걱정이 많았죠. 날이 가문데다 탄저병 때문에 고추 농사가 잘되진 않았어요. 그래도 괜찮은 고추들을 골라서 김장할 때 쓰려고요.”
가을 걷이에 ‘흐뭇’
“여기로 시집와서 평생 뿌리 박고 살고 있지. 농사 짓는 게 힘들기는 하지만 가을에 수확할 수 있어 마음은 흐뭇해.”
얼마 전 심장 수술을 했다는 문길자 씨는 집 앞마당에서 팥을 수확해 다듬고 있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지만 직접 기른 팥으로 죽도 쑤고, 밥에도 넣어 가족들을 먹일 생각에 마음이 그저 풍요롭기만 하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