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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
  • 입력 2014.10.17 19:09
  • 호수 1030

장애인에겐 ‘문턱 높은’ 관공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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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표시된 점자…시설 못 찾아
청사 내 경사로 없어 화재 시 발 묶여

장애인들이 관공서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시각장애인 김춘희(52), 청각장애 박경인(53) 씨와 휠체어를 이용하는 안대환(30), 강종수(53), 김지혜(34) 씨와 함께 당진시종합복지타운과 당진시청 등 주요 관공서에서 장애인들의 이용 불편사항을 점검했다.
선천적 뇌성마비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안대환 씨는 “이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간혹 사람들이 장애인이 왜 밖을 나왔냐고 말 할 때가 있다”며 “민폐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매우 속상하다”고 말했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문제지만 공공시설조차 이들에게는 배려의 손길을 온전히 보내지 못하고 있었다.

“화장실 이용 어려워”
화장실 문부터 이들에겐 큰 장애물이었다. 손만 써야 하는 휠체어 장애인들에게는 육중한 문을 밀어내기란 버거운 일이다. 또한 휠체어를 타고 문을 당길 수도 없다.
변기에 앉으려면 화장실 안 충분치 않은 공간에서 휠체어를 돌려야만 이용할 수 있었다. 작은 휠체어조차 이러하니 장애인 전동스쿠터는 화장실을 들어가는 것부터 어려운 일이다. 

관공서 내 수화통역사 필요
소리가 들리지 않고 말하지 못하는 농아인 박경인 씨가 민원을 해결하려면 당진시수화통역센터를 통해 통역사를 미리 불러야 한다. 하지만 센터 소속 통역사는 3명뿐이며, 이들은 당진지역 950여 명의 입이 돼야 한다. 급한 민원을 해결하기 어려운 점과 부족한 통역사 수로 동시에 통역해야 할 때가 많다. 박 씨는 “시청이라도 수화통역이 가능한 직원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수화통역사를 채용할 때는 자격증이 없어도 수화통역을 잘 하는 사람을 채용해 줄 것을 부탁했다.
농아인의 경우 각각의 단어로 이뤄진 ‘시각언어’를, 비장애인은 문장으로 이뤄진 ‘음성언어’를 사용한다. 따라서 문장력이 약한 농아인들이 문장으로 이뤄진 민원서류를 작성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점자는 어디 붙어 있나?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에게는 점자가 세상을 보여주는 글이다. 하지만 일부 구간에서 배려 없는 점자 표식이 난무했다. 김춘희 씨에게 당진시복지타운 촉지도 점자를 읽고 엘리베이터를 찾을 것을 주문했지만 한참을 지나도 찾지 못했다. 이유는 시설이 위치한 방향과 촉지도에 그려진 시설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화장실이나 프로그램 실을 알리는 점자 표시가 벽면 윗쪽에 쓰여 있어 어떤 공간인지 알려면 벽을 손으로 한참 훑어야만 알 수 있었다.

경사로 없어 화재 발생시 ‘위험’
당진지역 관공서의 경우 대체적으로 1층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경사로는 잘 돼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청사 내 경사로가 없어 화재 발생시 대피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진시복지타운의 경우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많음에도 복지관 내 경사로가 없어 엘리베이터로만 이동해야 한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엘리베이터 가동이 중단되면 계단을 이용해야 하지만 두 발을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은 밖으로 탈출하기 어렵다. 지체장애인 강종수 씨는 “화재가 발생하면 유해 가스로 순식간에 위험에 처하지만 휠체어 장애인들은 다른 이의 도움 없이는 내려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문화시설 이용 거의 전무해
이들은 “문화시설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입 모아 말한다. 이들이 공연장을 이용하기에는 감수해야 할 불편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사로다. 당진시청 대공강당의 경우 경사로가 없어 맨 뒤쪽에서 무대를 바라봐야 한다. 하지만 중복 장애로 귀와 눈이 어두운 장애인들은 맨 뒷자석에서 공연에 집중하기란 쉽지 않다. 이전에 강종수 씨가 당진시에 계단 한 구간만이라도 경사로를 설치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문예의전당의 경우 리프트가 있음에도 시간이 오래 걸려 단체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편, 당진교육지원청 대강당은 경사로가 설치돼 있어 편리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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