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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2.19 18:36
  • 호수 1039

나를 위한, 나에 의한, 나의 기술
[동행 취재] 2014 완주 전환기술 전람회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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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참여연대 주관 적정기술 워크샵
주변 자원 활용 누구에게나 열린 기술

만일 내일 당장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을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갑자기 전기를 쓸 수 없게 된다면? 혹은 도시가스를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적당기술, 전환기술 등 여러 가지 이름을 갖고 있는 적정기술은 그 이름만큼이나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쉽게 말하면 내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내가 사용할 에너지를 내가 만들어 쓰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적정기술을 이용한 난로나 화로·구들장·페인트·직물 등은 특별한 기술과 재료를 요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간단한 원리만 습득하면, 손쉽게 주변에 있는 재료를 활용해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는 하이테크(High Tech, 고도의 과학을 첨단 제품의 생산에 적용하는 기술)와 반대되는 의미를 지닌다. 때문에 첨단과학기술 사회를 살아가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적정기술은 낯설 수 있다. 하지만 고도의 기술을 배운 몇몇의 특별한 사람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하이테크와는 달리 적정기술은 누구나 배우고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열려 있는, 쉬운 기술이다. 

적정기술로 에너지 자립을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친환경에너지 차원에서 적정기술을 얘기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자본에 종속돼 자유로운 삶을 추구할 수 없는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적정기술을 말하기도 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대규모 공장에서 만들어 내는 에너지를 나눠 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쓸 에너지는 내가 만드는 ‘에너지 자립’이라고 적정기술을 표현한다. 이렇게 적정기술을 규정하는 생각은 사람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적정기술을 표현하는데 있어 공통된 생각은 ‘지금처럼 살아서는 안 된다’는 현대인들의 반성이다.

당진에서도 관심 많아져

지난 13일 당진참여연대 주관으로 28명의 시민들이 전북 완주로 향했다. 한겨울 추위도, 수북히 쌓인 눈길도 아랑곳 않고, 전북 완주에서 진행한 전환기술 전람회 ‘나는 난로다’에 함께하기로 한 것이다. 당진참여연대(회장 이재성)와 당진시귀농인협의회(회장 유재석)은 이미 지난달 네 차례에 걸쳐 당진 지역에서 적정기술에 대한 강의를 진행한 바 있다. 지역사회에서도 조금씩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이 넓어져가고 있다.
특히 당진에는 전형적인 하이테크를 요하는 화력발전소와 제철산업으로 인한 환경문제와 피해가 큰 지역이다. 1차적 환경문제 뿐만 아니라 송전선로 건설과 같은 또 다른 문제점을 낳았다. 뿐만 아니라 당진으로 귀농·귀촌하는 인구가 늘면서 스스로 집을 짓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들에게 비싼 가스·연료비는 큰 부담이 된다.

“로컬푸드는 곧 적정기술”

이러한 현실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적정기술에 관심을 기울여 볼 만하다. 내 주변에 있는 재료들을 활용해 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조금이라도 자본으로부터 독립해 살 수 있다면, 적정기술은 하이테크에 밀린 ‘로우테크’가 아니라 새로운 대안기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적정기술에 관심을 가져온 완주군은 매년 전람회를 열고 적정기술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전람회장에는 로컬푸드 매장과 연계해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떡볶이, 요거트, 국밥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해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완주군청 홍순규 에너지관리계장은 “로컬푸드는 곧 로컬에너지”라며 “푸드마일(먹거리 수출·수입을 위해 식자재가 이동하는 거리)을 줄이는 것이 로컬푸드이고, 이를 통해 지역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 이것이 곧 적정기술”이라고 말했다.

“자급자족 통한 자유로운 삶”

완주에서는 적정기술 협동조합을 통해 기술을 공유하고 또 사람들에게 교육하는 일도 하고 있다. 홍 계장은 “단순한 기술과 원리만 알면 지역 자원을 활용해 얼마든지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흙건축, 난로 제작 등을 배우기 위해 퇴직자와 귀농·귀촌인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진참여연대 조상연 국장은 “적정기술은 의·식·주 등 인간이 살아가는 모든 것과 관련돼 있다”며 “최소한의 전기와 가스를 이용해 스스로 살아가며 자급자족할 수 있는 기술로, 이렇게 조금씩 자본으로부터 독립하면 많은 부분에 있어 자기결정권을 갖게되며, 자유로운 삶을 살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시민들이 보다 실천적이고 친환경적인 삶을 추구하며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워크샵에 참여한 김종원 당진시귀농인협의회 사무국장은 “친환경 난방을 비롯해, 주변에 있는 자원을 활용해 고효율 에너지를 만드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기술”이라며 “귀농·귀촌인들에게도 상당한 도움이 됐던 기회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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