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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14 23:4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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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희가 그런 기술이 있었어?” - 경로당 돌며 이발봉사하는 농사꾼 장용희씨(대호지면 적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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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돌며 이발봉사하는 농사꾼 장용희씨
18년 이발경력 살려 노인들에 헌신

【대호지】 “용희가 이발을 다 헐줄 알어?”
요즈음 대호지면 노인들은 숨겨져 있던 새로운 사실 하나를 알게 됐다. 적서리에 들어와 20여년 농사일만 해 온 장용희(50세)씨가 알고 보니 이발경력 18년의 베테랑 이발사였다는 것을. 노인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건 지난 15일, 장씨가 이발사 노릇을 그만둔 뒤 한번도 손에 잡지 않았던 이발기구를 다시 꺼내들고 송전리 경노당을 방문하면서 부터였다.
장씨는 이날부터 대호지면내 12개리를 돌며 노인들에게 무료로 이발봉사를 해주기로 하고 송전리에 이어 장정리, 조금리, 적서리 등 벌써 4개 마을 노인들의 머리를 말끔히 손질해 드린 것이다.
장씨가 이같이 뜻있는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어느새 오십줄에 들어선 자신의 나이를 의식하면서 부터였다. “나이를 먹으면 맘은 있어도 남을 위해 헌신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장씨는 젊어서 배운 기술도 있고 하니 이참에 노인들께 헌신해 보자는 생각에서 이발봉사에 나섰다고 한다.
장씨는 적서리에 들어오기전 당진·합덕에서 18년간 이발소를 운영한 경력이 있다. 업소간 경쟁이 붙어 알게 모르게 피해를 입고 결국 이발소 운영에서 손을 뗀 장씨는 그후 농사꾼으로 직업을 바꿔 오로지 농사일에만 전념해왔다.
그런 그가 어느날 갑자기 능숙한 솜씨로 노인들의 머리를 손질해주자 노인들은 하나같이 “용희가?”하며 깜짝 놀랐다고 한다. 농사일만 하는 줄 알았던 장씨의 숨은 기술에 놀랐고 제앞가림 하기에도 어려운 요즈음 바쁜 농사일 틈틈이 시간을 내 많게는 하루 30여명의 노인들의 머리를 깎아주는 장씨의 정성에 노인들은 감격해하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장씨의 손길을 거친 노인들만도 1백여명이 넘는다. “환갑전까지는 계속 봉사하고 싶다”며 소박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장씨는 올부터 적서리 지도자를 맡아 마을일에도 헌신하고 있다.
너나없이 어려운 시기에 자신의 일은 뒤로하고 봉사에 나선 장씨의 선행은 소문 안나길 바랬던 그의 기대와 달리 이미 대호지면 구석구석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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