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일상을 벗어나 만난 새로운 세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낭여행 다녀온 공무원 이재원 씨

동료들과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여행

주민자치·문화예술 및 관광 산업에 눈길

 

‘두근두근’ 두려움의 소리이기도 하고 설렘의 소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두근두근’이란 말은 마치 여행 같다. 낯선 곳으로 떠나기 전, 짐을 꾸릴 때면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과 낯섦이 주는 오묘한 기대와 설렘이 동시에 찾아온다.

면천면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이재원 주무관은 지난해 12월, 11박 12일 동안 동료들과 함께 스페인과 모로코, 포르투갈로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에 함께한 사람은 모두 6명. 그중 이재원 씨가 가장 막내였다.
“12월의 유럽은 무척 추워서 스페인 남부 등 따뜻한 지중해 근처 도시들을 둘러봤어요. 당시에 거긴 늦가을 날씨라 여행하기에 좋았죠. TV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에서 이 지역을 여행하는 게 나왔는데, 그 영향도 있었고요.”

이재원 주무관과 동료들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와 그라나다, 코르도바, 세비야, 마드리드를 비롯해 포르투갈의 리스본과 까보다로까, 모로코의 카사블랑카, 라바트, 페스 등 3개국 10개 도시를 여행했다.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 여행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계획해 움직여야 하는 배낭여행이다 보니 고생도 많았다. 방문지를 선택하고 일정을 잡아 준비하는 것은 물론이고 현지에 가서도 경비 절감을 위해 렌트카 대신 버스나 대중교통으로 이동했다. 걷기도 많이 걸었다. 하지만 패키지 여행보다는 훨씬 더 자유로웠고, 팀원들과 함께 고생했던 기억들은 진한 추억으로 남았다.

 

이슬람과 천주교의 공존

언제나 그렇듯 새로운 세계로 떠나는 여행은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낄 수 있게 한다. 이 주무관은 특히 천주교 문화와 이슬람 문화가 공존하는 이 지역들을 둘러보면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 한국에서는 무슬림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이슬람은 낯선 종교이지만 모로코에서는 대부분의 국민이 이슬람교도인 보편적인 종교였다. 낯선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것, 여행은 그렇게 새로운 깨달음을 줬다.

이슬람 문화와 천주교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스페인의 세비야 대성당이다. 세계 3대 성당 중 하나인 세비야 대성당은 12세기 후반 이슬람 사원이 있던 자리에 세워졌다. 세비야 대성장의 상징인 히랄다탑은 본래 이슬람 사원의 미나렛(이슬람 신전에 부설된 높은 뾰족탑으로, 기도시보원이 하루에 다섯 번씩 이 탑에 올라가 외침으로써 회교 신자들에게 예배 시간을 알려줌)이었다.

뿐만 아니라 마드리드에 있는 프라도 미술관에서 교과서를 통해 접했던 명화를 직접 보면서 전체적으로 문화예술적 기반이 한국에 비해 잘 닦여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재원 주무관은 “침략과 지배의 역사가 오랫동안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적·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유적이 잘 보존돼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당진 역시 기지시줄다리기와 같은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보존하고 당진 출신의 예술인들을 재조명하는 등 수시로 볼거리가 있는 관광산업으로 발전시키면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스페인의 주민자치 ‘참여포럼’

문화예술과 관광뿐만 아니라 지역의 주민자치도 훨씬 더 잘 정착돼 있었다. 그중에서도 스페인의 주민참여예산제인 ‘참여포럼’이 인상적이었다. 알바세테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는 참여포럼은 문화·교육·장애인·기업 등 22개 영역의 시민대표들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이 제안하는 예산 중 공익성과 타당성을 고려해 예산에 반영하고 있다. 전체 예산 중 50%가 참여포럼을 통해 제안된 주민참여예산이다.

“우리보다 주민자치가 잘 정착돼 있는 곳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니까 당진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민자치의 목적이나 방향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겠더라고요. 예산 편성 등 행정기관의 권한을 시민들에게 내놓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당진에서도 그 의미대로 주민자치가 잘 정착했으면 좋겠습니다.”

팀원들 모두 ‘여행을 가도 공무원은 공무원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 만큼 여행지에서도 무엇 하나 허투루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가로등 마다 설치돼 있는 담배꽁초 수거함을 통해서도 그 시의 정책이나 문화가 보였다. 이재원 주무관은 “좀 더 준비를 많이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시간이 촉박했던 게 아쉬웠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행은 누구에게나, 언제든 좋잖아요. 낯선 문화를 통해 배우는 것도 많고, 일에 지친 사람들에겐 충전의 기회가 되기도 하고요. 빠듯한 일정에 시차 적응 등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 여행을 함께한 사람들

△곽명숙(당진시보건소 정신보건팀장) △이운영(지역자원조성과 전통문화세계화팀장) △김성훈(체육육성과 체육시설팀 주무관) △박평식(농업기술센터 축산기술팀 주무관) △정애영(당진시보건소 신평보건지소 주무관) △이재원(면천면사무소 주민복지팀 주무관)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