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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5.03.27 22:45
  • 호수 1052

석탄화력으로 연간 1600명 조기사망…당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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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로 매년 최대 1600명이 조기사망(2014년 기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지난 3월4일 발표한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부가 2021년까지 계획 중인 석탄발전소를 모두 증설할 경우 조기사망자가 연간 최대 2800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한 해외의 조기사망자 연구는 몇 차례 소개된 적이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1만3000명, 유럽에서는 1만8000명, 인도에서는 8~12만 명, 중국에서 무려 25만 명이 조기사망한다는 조사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그러나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한 한국에서의 연간 조기사망자 수가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초미세먼지(PM2.5)는 지름 2.5㎛(마이크로미터, 0.0025mm) 이하로, 이 오염물질은 호흡기는 물론이고, 피부로도 침투가 가능해 폐·심장질환 등 인체에 심각한 피해를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한국의 초미세먼지 오염 현황은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2012년 기준 서울시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5.2㎍/㎥로, 뉴욕 13.9㎍/㎥, 런던 16㎍/㎥, 파리 15㎍/㎥ 등 세계 주요 도시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는 WHO 권고기준인 10㎍/㎥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기도 하다. 지난해 서울시의 경우, 초미세먼지 주의보 예비단계와 주의보 발령일수는 총 40일을 기록했다. 최대 농도는 시간당 112㎍/㎥에 달했다. 주의보가 75시간 동안 지속된 날도 있었다.

석탄화력발전소가 들어선 당진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송산면 정곡리에 설치된 대기환경측정망에 의하면 초미세먼지(PM2.5)를 측정하기 시작한 2015년 2월 3일 이후 두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3월 24일 현재) 기준치를 초과한 횟수가 11회에 달했다. 최대 농도는 2월 23일 기록한 하루 평균 108㎍/㎥이다.
사실 당진지역의 대기환경은 이미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당진지역 대기환경측정망의 3년 간(2011년~2013년) 기준초과 횟수는 최고 172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자 환경부는 지난 2012년 당진시에 대기환경보전법 제18조에 의한 대기환경규제지역 지정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15일 오마이뉴스 대전충청과 충남지역언론연합, 충남환경운동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 주최로 열린 ‘충남 화력발전소 및 제철소 주변 주민피해와 대책 토론회’에서 석탄화력 주변지역의 주민건강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특히 당진화력 주변 주민들은 충남도 내 오염취약지역 6곳 중에서 기관지 천식과 폐렴, 피부염,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심전도 검사, 심박변이도(SDNN)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체에 치명적인 대기오염물질 중 상당량을 차지하는 초미세먼지에 대해 많은 이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이동한 것이라고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2013년 정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초미세먼지에 대한 중국 영향은 30~50%에 그친다. 절반 이상이 국내에서 발생한다는 말인데, 그 주요 배출원은 자동차와 공장, 석탄발전소 등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제대로 된 측정시스템조차 구축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실제로 충남에 설치된 대기환경측정망 10곳 중 초미세먼지(PM2.5)를 측정할 수 있는 곳은 송산면 정곡리 측정소 한 곳뿐이다. 석문면 난지도리에 위치한 대기환경측정망도 미세먼지(PM10) 농도만 발표하고 있을 뿐 초미세먼지(PM2.5)는 손을 못 대고 있다. 그린피스의 이번 연구는 초미세먼지에만 초점을 둔 만큼, 석탄발전소의 다양한 유해요소를 고려하면 석탄발전소가 시민 건강에 끼치는 피해는 훨씬 더 늘어난다.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로 매년 최대 1600명이 조기사망한다는 연구결과는 우리 당진지역 주민들에게 큰 충격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곧바로 뒤따라오는 궁금증이 있다. 석탄화력을 통한 우리나라 전체 발전량의 15.2%를 차지하는 당진지역에서는 과연 매년 몇 명이나 조기사망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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