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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5.04.03 22:10
  • 호수 1053

[칼럼] 참여하고 즐겨야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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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당진시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학예연구사

최근 무형유산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얼마 전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며 법적 기반을 갖춘 무형유산은 과거보다 발달한 미디어 기술에 힘입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르는 민속과 무형유산을 비롯한 옛 것에 대한 향수, 전통과 문화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증대, 교육열 또한 그 요인으로 꼽을 수 있겠다.

무형유산의 매력은 살아있다는 것이고, 매번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오늘 만드는 도자기와 내일 만드는 도자기가 다르고, 오늘 연주하는 농악과 내일 연주할 농악이 다르고, 금년에 한 줄다리기와 지난해의 그것과는 승패를 비롯해 모든 것이 다르다. 그래서 무형유산을 살아있는 유산(Living Heritage)라고 부른다.

줄다리기는 이러한 무형유산의 정의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민속이다. 남녀노소 모두가 참여할 수 있고, 풍년과 평안을 기원하며 우리나라 전역에서 널리 행해지던 민속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과 함께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벼농사 국가들에서는 모두 줄다리기 종목이 연행되고 있다.

2003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에 따르면 무형문화유산은 “공동체와 집단의 환경, 자연과의 상호작용, 역사에 따라 끊임없이 재창조되고 그들에게 정체감과 연속감을 제공함으로써 문화적 다양성과 인류의 창의성에 대한 존중을 증진한다”고 그 의의를 밝히고 있다. 줄다리기의 경우는 500여 년 전 지역에 닥친 자연재앙을 극복하고 공동체의 안정을 위해 줄다리기가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시간이 지나며 줄틀을 활용한 줄 제작, 시장 상인들의 지원으로 발전하여 오늘까지 끊임없이 변모하며 전승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줄다리기는 유네스코 등재 기준에 적합하며, 최근 급격히 약화되고 있는 공동체간의 유대와 화합을 되살릴 수 있는 기제로서 적합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부터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과 함께 기지시줄다리기를 비롯한 줄다리기 종목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유네스코 심사기구에서 등재신청서를 심사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등재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의 대표적인 무형유산인 줄다리기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살아있는 유산인 줄다리기의 생명력을 계속 지켜나갈 수 있도록 관심과 사랑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줄다리기를 온전히 내 것, 우리 것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이곳 당진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이 기지시줄다리기를 통해 공동체 화합과 결속을 직접 체험해보고, 전승하면서 매년 우리 동네의, 우리 마을의 행사로 오롯이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당진이 다른 지역보다 줄다리기가 활성화 된 이유는 무엇일까? 시연이나 공연처럼 변해버린 다른 지역과 달리 모든 사람이 줄을 함께 끌고 나가 줄을 당기며 함께 땀 흘리며 줄다리기의 생명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 이 과정에서 일본의 마쯔리처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문화재청, 충남도의 적극적 지원 역시 필요하다. 또한 등재 이후에도 다양한 정책과 교육, 활용 사업을 개발하여 지속적으로 주민들이 줄다리기를 가깝게 하고, 내면화하고, 활용사업을 통해 지역경제도 활성화시키는 등 생활의 일부분으로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무형유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많은 돈과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다.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사라지고 나면 그 뿐인 무형유산의 생명이 계속될 수 있도록, 시민 모두 기지시줄다리기가 ‘우리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를 아끼며 열심히 참가해 즐기고, 관심을 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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