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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바뀌니 아이들이 바뀌더라
참교육, 혁신에서 찾다1 당진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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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중심에서 학생 중심으로
거꾸로·협동수업 등 토론식 수업 지향

>> 편집자주 충남교육에 ‘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2015년을 ‘학교혁신 원년의 해’로 선포하고 충남형 혁신학교인 행복나눔학교에 무게를 실었다. 충남도교육청에서는 21개의 충남형 혁신학교를 선정, 발표했으며 당진지역에서는 당산초와 당진고가 포함됐다. 혁신학교는 기존의 주입식 수업에서 토론·탐구형 수업으로 바꿔 창의·지성 교육을 추구하는 공교육의 새로운 모델이다. 이번 기획을 통해서 당진지역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를 파악하고 배움이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혁신학교를 제안하고자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됩니다.

아침 8시30분, 학생들이 등교하기 시작한다. 교사들과 학생회 학생들은 교문에 서서 등교하는 친구들을 기다린다. 단정하지 못한 학생들을 검사하고 적발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건네고 ‘밥은 잘 먹고 다니냐’라고 적힌 피켓으로 학생들을 맞이한다. 이렇게 혁신학교인 당진고등학교의 하루가 시작된다.

학생들은 행복이를 한 번 쓰다듬고 교실로 향한다. 행복이는 개 키우는 동아리 ‘패츠’가 학교에서 키우는 강아지로 정영광 교장이 직접 개집까지 마련해 줬다. 행복이는 동아리 학생 뿐들만 아니라 전교생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고 있다. 오늘 오전 3학년 1반에서는 협동수업이 진행된다. 협동수업은 학생들이 그룹별로 모여 교사의 질문에 학생들이 스스로 답을 구하는 방식이다.

이 수업에서는 우등생이 열등생에게 공부를 알려주기도 하고 서로 토론하며 답을 알아간다. 또 다른 반에서는 교사가 촬영해 놓은 강의를 아이들에게 미리 보게 한 뒤 수업시간에는 질문 하는 형식인 거꾸로 수업이 진행된다.

어느새 찾아온 점심시간은 지난 학기보다 시간을 늘려 1시간 10분이 주어진다. 이 시간을 활용해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운동장으로 나가 뛰어 놀기 바쁘다. 특히 요즘에는 각 학급별로 스포츠리그전이 진행되고 있다. 이 리그전에는 심판부터 경기진행까지 모두 학생들이 주최·주관한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오후시간에는 과학주간을 맞이해 특별한 과학의 날 체험행사가 열렸다. 340명이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과학체험에서는 빨대로 달걀을 감싸 4층에서 던지기 등 학교 곳곳을 활용한 체험의 장에서 학생들이 직접 과학 실험을 하는 미션 식으로 구성됐다.

하루 일과를 모두 마친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동아리 활동을 한다. 적게는 한 사람이 1~2개에서 많으면 3~4개까지 동아리에 가입돼 있다. 동아리 활동 또한 진로진학부터 학습, 체육 등 제한 없이 학생들이 만들고 운영해 나간다.
혁신학교인 행복학교 당진고등학교의 하루가 이렇게 지났다.

교사 잡무 줄이는 ‘교무행정팀’

양재옥 교감은 “교육의 본질을 찾고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혁신학교”라며 “우선적으로 교사 잡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진고에서는 교사들의 잡무를 줄이기 위해 교무부, 학생부 등 기타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담임교사를 제외했다. 이로써 담임교사는 담당 학생들의 생활지도와 상담에 주력을 두고 있다.

또 공문 처리 및 교무 업무를 담당하는 교무행정팀을 만들었으며 이 팀에는 교감을 비롯해 교무부장, 교무행정사, 교사 2명으로 꾸려져 있다. 당진고에서는 교무행정팀을 통해 담임교사들의 잡무를 줄이고 대신 학생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대 부여해 수업의 질과 상담 시간을 높여 나가고 있다.

전 교사 행복한 수업 나눔

지난 3일에 전 교사 행복한 수업 나눔이 실시됐다. 이 수업은 교사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고 나머지 50여 명의 교사가 참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교사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50여 명의 교사가 전부 ‘학생’에 집중한다.

수업을 관찰하며 학생들이 어느 부분에서 어려워하는지, 어떻게 가르쳐주면 이해하기 쉬운 지 등 세세하게 기록한다. 이를 통해 교사의 일방향적인 가르침이 아닌 학생의 배움 관점에서 교육을 펼쳐나가고 있다.
또 행복교육을 위해 교사 동아리가 확대되고 있다. 기존 과학, 수학 등 교과 중심으로 동아리가 만들어졌다면 지금은 보다 학생에 초첨을 맞춰 학년 별, 학급 별로 구성됐다. 교사들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는지 논의하며 고민하고 있다.

학생수·학부모 참여 등의 한계
행복학교는 기존의 주입식·일방향적인 교육 방식에서 탈피해 학생들과 교사가 소통하고 토론 중심의 배움을 강조한다. 하지만 한 반에 40명에 육박하는 학생 수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당진고만이 처해있는 문제가 아닌 당진지역 내 고등학교가 호소하는 어려움이다.
또 학부모를 교육의 주체 중 하나로 이끌고 참여시키는 것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양재옥 교감은 “세 주체인 학부모와 교사, 학생들이 교육에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이돈언 혁신부장은 “행복학교는 배움의 기준을 바꾸는 것”이라며 “기존 가르침 위주로 교육이 전개됐다면 앞으로는 학생의 배움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이 부장은 “패러다임은 한 번에 바뀔 수 없다”며 “함께 천천히 변화시키고 앞으로는 초·중·고등학교가 연계해 아이들이 행복해 하는 학교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니 인터뷰] 양재옥 교감

“학생 중심의 행복한 학교”

“교사가 학교에 있고 싶어하고, 학생이 학교에 와서 행복해 하는 것이 혁신학교인 행복학교입니다. 본래의 학교와 교사의 모습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것이 혁신학교죠.”

양재옥 교감은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교육의 주체가 돼 작은 의견이라도 소통하면서 함께 행복한 교육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당진고에서는 학생 인권을 존중하고 학생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학생자치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다.

“주제를 연구하고 보고하는 연구학교와는 다릅니다. 소통을 중시하고 참여를 독려하고 자율성을 강조하죠. 행복학교를 통해 학생 중심으로 배움이 있는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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