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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4.27 13:41
  • 호수 1056

“우리는 김승진과 함께 항해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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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 세계일주 ‘희망항해’ 육상지원팀
기상정보 제공·SNS 홍보 등 담당

>> 편집자주_ 안개꽃 같은 사람들이 있다. 아무리 예쁜 장미꽃다발도 안개꽃이 없으면 그 아름다움을 돋보이지 못한다. 자기 자신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더라도 주인공을 위해 빛나는 조연의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안개꽃이다. 한국 최초로 단독·무기항·무원조·무동력 요트 세계일주를 떠난 김승진 선장이 다음달 16일 왜목 앞바다로 다시 돌아온다. 당진시민은 물론이고 많은 국민들이 김승진 선장의 희망항해 성공을 기원하며 그를 기다리고 있다. 김 선장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해도 함께 항해하는 마음으로 뒤에서 묵묵하게 그를 지원해온 육상지원팀은 그래서 안개꽃을 닮았다. 
희망항해 네이버카페 : cafe.naver.com/goyachts

 

무동력 요트 기상정보 가장 중요

요트 항해가 김승진 선장은 지난해 10월 아라파니호를 몰고 왜목항을 떠났다. 한국 최초로 시도하는 ‘단독·무기항·무원조·무동력’ 요트 세계일주지만 사실 김 선장은 혼자가 아니다. 그는 지금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항해하고 있다. 특히 생각지 못한 인연으로 함께하게 된 희망항해 육상지원팀은 김승진 선장과 ‘한 배를 탄 사람들’이다.

평택해양경비안전서 왜목출장소를 지나 선착장이 보일 즈음, 왜목마을 표지석 앞에 자리 잡은 캠핑카 카라반에서 노래가 흘러나온다. 이곳은 희망항해 육상지원팀이 상주하는 베이스캠프다. 그들이 이곳에 자리 잡은 지 어느덧 10개월이 넘었다. 캠핑카 안은 좁은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 주방부터 침실까지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게 아기자기하게 마련돼 있다.

그 가운데 무엇보다도 세 대나 마련된 컴퓨터와 항로가 표시된 세계지도가 눈에 들어온다. 7개월 동안 단 한 번도 정박하지 않고 바다를 항해하는 김승진 선장을 위해 육상지원팀은 기상정보 등을 김 선장에게 알려주고 있다. 홀로 망망대해에서 태풍을 만나 배가 난파하거나 무풍지대에서 수일 동안 발이 묶일 수 있어 좋은 바람을 타고 항해 할 수 있도록 항로를 알려주는 것이다.

이들은 전세계 날씨정보를 누구에게나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미국 기상청의 날씨 정보 시스템을 통해 풍향·풍속·태풍 경로·기압·기온·수온 등의 정보를 수집해 김승진 선장에게 위성통신으로 전달한다. 뿐만 아니라 육상지원팀에서는 카페 관리, SNS 및 언론 홍보, 기록, 입항식 준비 등 이번 요트 세계일주 성공을 위해 필요한 모든 일들을 하고 있다. 육상지원팀이 없다면, 김승진 선장도 존재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들은 자신의 모든 시간과 열정을 여기에 바치고 있다.

“요트인들은 누구나 세계일주를 꿈꾸죠. 하지만 그럴만한 능력도 배짱도 없는 나 같은 사람은 김승진 선장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껴요. 우리도 지금 김 선장과 함께 요트 세계일주를 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죠.”(박주용 선장)”

 

지역민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물론 힘들지 않은 건 아니다. 박주용 상황실장은 캠핑카에서 생활한지 1년이 돼가고, 다른 팀원들도 집과 베이스캠프를 수시로 오간다. 김승진 선장이 케이프혼과 같은 위험한 지역을 통과할 때면 잠도 못자고 수시로 기상정보를 확인해 교신해야 한다. 가족들의 걱정도 만만치 않고 재정적 어려움도 있지만 김승진 선장의 요트 세계일주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그저 행복하다.

김승진 선장이 출항하기 전, 김응숙 재무팀장과 지인들은 7개월 동안 필요한 음식을 일일이 준비하고 쌀과 물, 수건 등을 후원했다. 또한 김승진 선장이 떠난 뒤 이곳에 남겨진 육상지원팀의 생계(?)도 김응숙 팀장과 많은 지역민들이 돕고 있다.

김응숙 재무팀장은 “지인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김승진 선장의 요트 세계일주를 돕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세월호 참사로 바다에서 큰 슬픔을 겪은 국민들이 이번 항해의 성공으로 다시 바다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제 김승진 선장의 입항식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육상지원팀도 이제 마지막 결승선을 향해 함께 달리고 있다.

손유태 기상팀장은 “평생 동안 경험하기 어려운 이 일에 함께 참여하면서, 한국 요트 역사에 발자국을 남기는 것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어 큰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상균 사무국장 역시 “요트 세계일주의 성공이 눈앞으로 다가왔다”며 “당진시민은 물론 모든 국민들에게 이번 희망항해가 대화합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1. 박주용 상황실장의 이야기
20여 년 전부터 요트에 대해 막연한 꿈이 있었다. 그러다 2008년도 경기도 화성시 전곡항에서 열린 경기국제보트쇼 요트대회를 구경삼아 갔다가 요트를 처음 타봤다. 요트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고, 인터넷을 검색하다 항해가 ‘김승진’이라는 사람을 알게 됐다. 그가 크로아티아에서 요트를 구입해 한국까지 올 때, 인터넷 카페에 올린 여행기를 보면서 김승진 선장의 팬이 됐다.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그를 위해 몇 달에 걸쳐 해상정보를 제공해줬다. 그리고 2012년 열린 한 요트대회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2. 손유태 기상팀장의 이야기
나이를 먹어가면서 어느샌가 은퇴 후의 삶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평소 낚시를 좋아해 낚시와 겸할 수 있는 레저스포츠를 찾다가 요트를 알게 됐다. 마침 일터 근처에 경기요트학교가 있어 요트를 배우기 시작했다. 요트를 타고 싶어서 전곡항에 갔다가 우연히 박주용 씨를 알게 됐다.

#3. 김응숙 재무팀장의 이야기
지난해 여름 우연히 왜목마을에 놀러갔다가 한쪽에서 사람들이 삼겹살 파티를 하고 있기에 궁금해서 들여다봤다. 요트 항해가 김승진 선장을 후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면서 삼겹살도 주고 친절하게 대해주더라. 몇 주가 지난 뒤, 충남지역 여성복지 대상 수상자들의 모임을 당진에서 하게 됐다. 11명이 모여서 산행을 하고, 이후 일정은 뭘 할까 생각하다 문득 요트가 떠올라 김승진 선장에게 연락했다. 그는 출항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이 아줌마들’을 위해 왜목마을 앞바다에 요트를 띄웠다. 여러 번 만난 사이도 아닌데 무척 고마웠다.

#4. 김상균 사무국장의 이야기
불과 몇 개월 전까지 광고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요트 세계일주를 준비하는 김승진 선장이 찾아와 희망항해에 대해 이야기 했다. 요트에 대해 관심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광고 기획자로서 이번 프로젝트는 큰 메리트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내게 희망항해는 그저 무모한 도전일 뿐이었다. 그런데 김승진 선장과 대화를 나누다보니 그의 매력이 느껴지더라. 차마 거절할 수 없어 함께 하기로 했다.

#5. 한겨레 학생기획팀장의 이야기
고등학생 때까지 억눌려 있다가 대학에 들어가고 나니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고 싶었다. 잠자고 있던 모험심이 꿈틀거렸다. 코오롱에서 주최하는 오지탐사대를 통해 히말라야 5500m 고지의 빙하지대를 탐험한 적도 있는데, 이번엔 바다에서 요트를 배워보고 싶었다. 정보를 찾다가 김승진 선장의 인터넷 카페를 알게 됐고 무턱대고 그에게 전화했다. 군대를 전역하자마자 김 선장부터 찾아갔는데, 마침 그는 요트 세계일주를 준비하고 있었다.

#6. 류형석 영상담당의 이야기
다큐멘터리 PD가 꿈이다. 지금은 대학에서 영상을 전공하고 있다. 한겨레의 선배가 내 친구인데, 희망항해 육상지원팀에서 영상을 담당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승진 선장과 육상지원팀, 이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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