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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작가의 작업실 3 김갑성 작가
“덜렁거려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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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시작해 강사까지
우리나라 전통 규방공예 알려야

읍내동에 위치한 김갑성 작가의 규방공예 작업실은 그의 가정집에 자리하고 있다. 문화센터에서 김 작가의 강의를 듣던 수강생들이 규방공예를 더 배우고 싶어 해 거실을 작업실로 사용하게 됐단다.
김 작가의 작업실에 들어서자 베란다 앞 걸려있는 옥사홑보가 눈에 들어온다. 따스한 햇빛과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이 홑보를 건드리면 따뜻하고 은은한 기운이 작업실을 가득 채운다. 그 옆에는 색동보가 있다. 어린 아이들이 입는 색동저고리의 색동무늬가 보자기에 담겨 있다. 김 작가가 만든 색동보는 고동색, 분홍색, 검정색, 노란색, 빨간색 등 여러 가지 전통 색이 어우러져 있다. 바늘꽂이도 이목을 끈다. 알록달록하면서 꽃 모양, 과일 모양 등의 바늘꽂이가 큰 바구니에 담겨 있다.

“덜렁이도 규방공예 잘해요”
김 작가는 경상북도 포항에서 태어났다. 9년 전, 남편을 따라 당진에 와 현재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사단법인 예원과 작업실에서 진행되는 개인클래스에서 규방공예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 작가는 중·고등학생 때 할머니의 반대로 규방공예를 접할 수 없었다. 바느질로 밥벌이하면 고생한다는 이유에서다. 결혼한 후, 막내아들이 초등학생이 되고 여유가 생기자 문화센터에서 규방공예를 취미로 배우기 시작했다. 한지공예, 자수 놓기, 민화도 취미로 배웠지만 그 중 규방공예가 가장 재밌어 지금까지 바늘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김 작가는 꼼꼼·섬세·차분한 성격의 사람들이 규방공예를 잘할 거라는 생각은 오산이란다. 김 작가는 “덜렁거리는 사람이 규방공예를 더 잘한다”며 “나도 덜렁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너무 꼼꼼하면 진도가 더뎌 스트레스를 받고 완성작을 만드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다양한 종류 규방 소품들
규방공예를 10년 동안 하고 있으니 어깨가 아프고 눈이 침침하기도 하다. 그래서 김 작가는 규방공예 클래스 수강생들에게 쉬면서 바느질 해야 한다고 누누이 말한다. 이어 자연의 빛을 받으며 바느질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세월이 흐르자 바느질을 위한 도구들도 생겨났다. 스탠드 돋보기, 바늘구멍에 실을 넣어주는 자동도구 등 기계들이 발명됐다. 그는 “이젠 눈도 아프고 피로해서 바느질 못한다”는 말은 할 수 없단다. 이러한 도구들은 거의 일본에서 들어온다. 천과 실은 우리나라 것이 좋아 외국에서도 수출하지만 그 밖의 규방공예 도구는 규방공예가 유명한 일본에서 많이 수입한다.

규방공예 원단으로는 명주, 공단, 실크, 갑사 등의 양단과 삼베, 모시 등 여러 가지 천이 존재한다. 명주나 공단, 실크 등의 양단은 거의 보자기나 한복 등에 쓰이고 삼베나 모시는 실용적인 소품에 주로 쓰인다. 또한 규방소품으로는 골무, 수저집, 바늘꽂이, 책꽂이, 복주머니, 노리개 등이 있다. 요즘 규방소품을 혼례에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다.

 

규방공예, 모르는 사람 많아 아쉬워
김 작가는 당진에서 규방공예를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아쉬움이 크다. 최근 서울이나 타 지역에선 규방공예가 인기에 심지어 외국에서도 관심 있어 하는 분야다. 하지만 김 작가가 당진시농업기술센터에서 주최한 농심체험한마당에서 규방공예 전시전을 열었을 때 지역에선 다들 규방공예를 잘 몰라 무심히 지나쳐 가곤 했다.

“지역에서는 규방공예가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아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 점이 아쉽죠. 어떻게 규방공예를 알려야 할까 고민도 되고요. 아직도 지역은 문화예술 분야의 폭이 좁은 것 같아 아쉽네요. 앞으로 우리나라 전통 규방공예를 알리기 위해 제가 더 노력해야겠죠? 우선 열심히 작품을 만들어 전시하면서 당진시민들에게 규방공예를 홍보하는 게 먼저인 것 같아요. 11월에 당진문예의전당에서 규방공예 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니 많이 관심을 가져주세요.”

 

 


>> 편집자주
기획취재 <그 작가의 작업실>은 작가의 작업실을 둘러봄으로써 지역 작가를 소개하고, 그들의 작품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당진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해 그들만의 공간에서 어떤 작품이 만들어지는지를 담아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지면을 통해 독자와 작가의 소통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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