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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한옥학교에서 자라는 희망 교육”
참교육, 혁신에서 찾다 3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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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결정 후 6개월 만에 되살아 난 학교
체험 늘리기 위한 시간·공간에 변화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남한산초등학교는 본래 2001년 3월 1일자로 폐교가 결정됐었다. 당시 남한산초등학교는 복식 3학급으로 전교생 27명이 전부였다. 하지만 폐교가 결정된 2001년 3월 1일, 94명의 학생이 입학했다. 그 기적에는 ‘혁신교육’이 있다.

“이 좋은 학교를 폐교한다고요?”
한참을 구불거리는 산자락을 따라 올랐다. 남한산성 도립공원 한 가운데서 남한산초등학교를 만날 수 있었다.
남한산초등학교는 산으로 둘러싸인 아담한 시골학교다. 하지만 2000년 공원정비사업계획으로 인해 더 이상의 인구유입이 어려워졌다. 산자락에 위치해 있어 학생 수도 부족한데다가 더 이상 유입되는 인구가 없어 결국 폐교가 결정됐다.

그 때 인근 성남에서 공동육아, 공부방 등 시민운동 하던 시민들이 남한산초가 폐교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들은 아름다운 학교가 폐교된다는 소식에 당시 재직 중이던 정도영 교장과 함께 학교를 되살리자고 뜻을 모았다. 곧 지역 단체, 동문회, 상가번영회 등으로 구성된 전·입학추진위원회를 꾸리고 학교를 변화시킬 교사들을 찾았다. 이후 김영주 현 남한산초등학교장, 서길원 경기도교육청 학교혁신과장 등 4명의 교사들이 남한산초를 찾았고 학교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80분 블록 수업으로 진행
김영주 교장은 “6학년인 아이들이 오히려 교육을 받지 않은 1학년 아이들보다 무기력하고 배움에 소극적인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먼저 시간과 공간의 변화를 꾀했다.
먼저 ‘체험’을 늘렸다. 아이들이 배움에 적극적으로 다가서고 활기를 되찾기 위해서는 활동에서 답을 찾았다. 하지만 기존 40분 수업시간으로는 등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웠다. 이를 위해서 남한산초는 수업을 이어 80분간 이뤄지는 블록수업을 실시했다. 또 기존 10분의 휴식시간은 아이들이 쉬기엔 부족하다고 판단해 30분으로 늘렸다. 남한산초는 80분 수업에 30분 쉬는 시간으로 시간표를 개편했다. 이 안에서 아이들이 충분히 배우고 쉴 수 있도록 했다.

열린 공간의 한옥형 학교
또 공간에 변화를 줬다. 먼저 아이들이 자유롭게 활동하기 위해 바닥에 난방을 설치했다. 바닥이 따뜻하자 아이들은 누워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양말 벗고 맨발로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교무실을 중심으로 한 중앙통제식 학교는 지양했다. 교문에 들어서면 운동장과 현관, 도서관에 뒷산까지 모두 한 번에 보일 수 있도록 열린 공간을 만들었다. 또 교무실을 거치지 않아도 밖에서도 교실을 오갈 수 있도록 데크를 깔고 문을 설치했다. 공간이 트이자 소통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또 한옥의 툇마루와 처마를 도입했다. 김 교장은 “툇마루에 앉으면 자연스레 대화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들이 학교에 언제나 편히 기댈 수 있도록, 비를 막아주는 처마를 만들었다.

방학엔 엄마가 학교 선생님으로
남한산초가 처음 되살아 날 때부터 학부모가 함께 한 만큼 동아리, 아카데미 등 학부모 활동이 다양하다. 또한 학부모가 학교 행사를 기획하고 주최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매년 열리는 단오날 행사의 경우 창포에 머리감기, 떡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학부모들이 구성한다. 또 여름계절학교에서 이뤄지는 도예, 목공, 짚풀 공예, 음식 만들기 등의 수업을 학부모가 강의를 맡는다. 여기에는 아이들이 배우고 싶은 수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를 기다리는 학교
조금씩 아이들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결과에 따라 좌절하던 아이들이 “한 번 더해봐야지”라며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법을 깨달았다. 또한 아이들의 자존감을 위해 자치성을 높였다.
그 중 전교어린이회 일환인 ‘다모임’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회의를 거쳐 행사를 기획하고, 규칙을 만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복도 벽과 교실 벽을 모두 비워 그 곳에 아이들이 만들어 낸 작품을 언제, 어디서나,  마음껏 전시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한편 경쟁을 없애기 위해 상벌 제도를 폐지함으로써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불어 넣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됩니다

[미니인터뷰] 김영주 남한산초등학교장

“더하지 말고 빼세요”

김영주 교장은 학교 혁신에 있어 ‘교무회의’와 ‘빼기’를 강조했다.
그는 “교무회의에서는 업무적인 이야기가 아닌 교육과 아이들을 주제로 소통해야 한다”며 “또한 편하게 대화함으로써 교육 방법을 비롯해 교사의 스트레스 등 이야기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더하기가 아닌 빼기를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흔히 변화하기 위해 ‘무얼 하자’는 등의 더 해야 할 것을 생각한다”며 “하지만 교육에 맞지 않는 부분을 빼고 가장 기본적인 토대부터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절대적으로 모든 학교가 남한산초처럼 될 수는 없어요. 각 학교 특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죠. 환경과 교육 특색에 맞는 것을 찾고 실천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 외 남한산초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독서 교육 : 한옥형 도서관 ‘책마루’ 마련. 각 교실마다 작은 도서관 구축. 현관 로비에 의자와 교육 잡지 통해 독서 유도. 학교 자체 제작 독서록에 기록할 수 있도록 마련.

교재 제작 : 교사들이 직접 제작한 교재로 수업. ‘우리고장 둘러보기’ 교재의 경우 아버지가 참여해 교재 제작. ‘마술연필’의 경우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쓴 글을 엮어 동화책 제작. 그 후 저자 사인회 열고 교사 등에게 사인해 증정.

방과후프로그램 : 국악의 경우 1·2학년은 민요와 장구, 3학년 이후부터는 각각 한 악기를 다룰 수 있도록 구성. 연말 발표회를 통해 전 학년이 국악 발표회 개최.

여름생활학교 : 여름방학 앞둔 일주일 전, 방학식과 전시회를 겸해 이뤄짐. 도예, 목공, 수공예 등 학생 선택형 테마 캠프. 학부모와 전문가, 외부 전문 강사를 초빙해 강의.

가을예술학교 : 남한산성 문화제와 함께 일주일 동안 운영. 모든 학생에게 참여 기회 제공. 특기 적성 활동 발표의 장.

남한산숲속학교 : 전교생 야영활동. 학부모도 함께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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