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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시론] 최장옥 당진우체국장
국민이 안전한 나라는 요원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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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 16일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충격과 슬픔 속에 꼬박 1년을 보내야 했다. 후진국형 참사의 진상과 정부 관계부처의 책임자 처벌에 대한 유가족과 국민들의 요구는 실종됐고 아직도 유가족과의 합의 도출은 물론 10명의 시신을 찾지 못한 채 1년 2개월이 흘렀다.

지난 1일 밤 9시 30분경 중국 후베이성 부근의 양쯔강에서 458명이 탄 유람선이 폭우와 강한 돌풍으로 순식간에 뒤집혀 침몰했다. 배는 침몰된 상태에서 강 하류 쪽으로 3km가량을 떠내려갔다. 사고 직후 시진핑 주석은 즉각 최고권력기관인 국무원에 현장지휘와 구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고, 리커창 총리는 부총리, 국무위원 등을 이끌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지방정부의 협조와 군부대를 신속히 동원하고 밤샘작업을 주도했는데 구조대원 1000여 명, 구조선 40여 척, 140여 명의 해군잠수대원을 투입하는 한편, 공군에서는 6대의 항공기를 지원해 14명을 구조했다. 5일간 구조작업을 벌였으나 더 이상 생존자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자 침몰선박을 인양했다. 이런 일련의 신속한 대응과 처리방식은 세월호 사고와 극명히 대비되는 점이다.

3년 전부터 중동지역에서는 치사율 40%인 전염병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그간 400여 명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그러나 그간 정부의 관련부처는 메르스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었다니 믿기지 않는다. 지난 5월 중순부터 메르스가 평택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의 허술한 대처로 수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고 슈퍼전파자들을 통해 전국에 급속히 퍼지면서 4차 감염자와 지병 없는 사망자가 나왔다. 불과 한 달 사이인 16일 현재까지 확진자 154명, 사망 19명, 격리치료자는 5000여 명으로 온 국민은 불안을 넘어 공포와 위기감으로 떨고 있지만 정부는 물론 그 누구도 믿을 데가 없다는 것에 절망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로 인해 대한민국은 국격이 실추되고 세계인들로부터 비방과 조롱의 대상이 됨은 물론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는 등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인해 가늠할 수 없는 국가 전 분야에 악영향이 미치고 있다. 특히 경제적 타격으로 국민의 삶은 더욱 피폐해 질 것이라는 염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왜목마을에서 식당을 하는 지인은 요식업 20여 년만에 단 한 사람의 손님이 없어 오후 4시에 문 닫은 것은 처음이라며 걱정했다. 그간 심각한 가뭄으로 농사에 큰 타격과 식수마저 걱정하는데 가계부채 1100조의 가위눌림 속에 국가경제를 살리기 위한 골든타임은 허망하게 지나갔음이 안타깝다. 반복되는 국가위기관리능력의 부재가 이 상황을 만든 것임을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

국가의 존립목적은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함에 있다. 미국의 예처럼 초기에 신속히 정보를 공개하면서 대처했다면 이지경까지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부는 이런저런 변명으로 비밀주의에 매몰돼 국민들을 위기에 몰아넣었고, 보건복지부장관을 직무유기로 사법처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차제에 보건복지부의 복지 분야를 고용노동부로의 편입, 보건부의 기능을 강화하고 질병관리본부를 국가안전처에 편입시켜 전염병 위기대응에 전력토록 하는 것도 모색해 볼 일이다. 그러나 직제개편을 한들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장관 10명보다 더 큰 힘이 있는 현실에서 대통령의 국정 리더십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우리나라 정부는 중국 유람선 침몰시 시진핑 주석의 위기대응을 교훈으로 삼아야 하며, 이런 사태가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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