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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작가의 작업실 5 천연염색 이경규 작가
“보람이네 마당에는 뭐가 이리 펄럭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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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선수 출신의 천연염색 작가
헤어 나올 수 없는 천연염색의 매력

 

신평면 금천리 비포장 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세실공방이 나온다. 공방 옆, 감물로 염색된 천들이 마당 가득 바람에 춤을 추고 있다. 살랑이는 바람에 노을빛과 비슷한, 붉으면서도 노란색의 천이 하늘하늘 나부낀다.

이 모습을 자주 보는 동네 이웃들은 “보람이네(이경규 작가의 막내딸) 마당에는 뭐가 이리 펄럭이냐”고 묻곤 한다.

세실공방으로 들어가니, 천연재료로 염색된 색색의 천이 벽을 가득 메우고 있다. 천연염색으로 물든 가방과 이불, 심지어 아기 옷들도 진열돼 있다. 그리고 그 앞엔 염색된 손수건을 정리하고 있는 이경규 작가가 앉아 있었다.

천연염색에 관한 것이라면 어디든지
이 작가가 천연염색을 시작한지는 8년이 됐다. 오랜 시간 동안 천연염색을 배운 건 아니지만 8년 내내 천연염색에만 빠져 다른 일은 뒤로 제쳐 놓았단다. 이 작가는 “천연염색에 빠져 종일 염색만 하고 이와 관련된 공부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이나 주위사람들에게 천연염색에 관한 전시 소식이나 어느 작가가 천연염색을 잘한다고 하면 어디든지 배우러 다녔다”고 말했다.

“청양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생활에서 오랫동안 생활했어요. 그리고 32년 전에 당진으로 귀농했죠. 와서 아이들도 키우고 남편과 축사도 운영했어요. 지금도 축사 운영은 계속하고 있고요. 그 후, 아이들이 결혼해서 출가도 했겠다, 내 노후를 즐겨보고 싶어 천연염색을 시작하게 됐지요.”

농구선수에서 천연염색 작가로
농구선수 출신의 이 작가의 키는 175cm이다. 미술을 배웠던 이 작가는 고등학교 때 키가 크다는 이유로 농구를 시작했고 선수생활 중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운동을 접어야 했다. 이 작가는 8년 전에 대수술을 했고 지금까지도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하고 있다. 당진으로 오게 되면서 그는

생활 토우, 한지공예 등 손으로 하는 활동은 다 접해봤다. 그리곤 마지막에 천연염색의 길을 택했다. 이 작가에게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은 그에게 언제까지 배울거냐고 묻는다. 그럴때면 천연염색의 배움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한다.

이 작가는 스스로 병에 걸렸다고 말한다. 일명 “미친 듯이 하는 병”이란다. 한 번 몰두하거나 매력에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한다는 이 작가는 여행에 빠진 요즘, 다리가 아파 오래 걷지도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섬진강, 남해로 여행다니기 바쁘다. 올해 나이 66세지만 늙지 않는 이유는 이처럼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이라고.

천연의 재료로 천에 색을 입히다
이 작가가 완전히 반해버린 천연염색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이 작가는 자연에서 난 재료로 천을 염색해 자연(햇빛)에 맡기면 아름다운 색이 나오는 것이 천연염색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또 천연염색을 한 옷은 입을수록 또 다른 느낌을 준다고. 천연염색은 화학염색과 다르다는 이 작가는 “천연염색에는 한약재, 돌가루 등을 사용해 색을 입힌다”며 “양파껍질로 은은한 노란색을, 쪽으로 세련된 파란색을, 여름철에는 쑥이나 은행잎으로 시원한 풀색을 나타나기도 하고 여리여리한 잔디색을 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요즘 청년들도 천연염색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20대 청년이 천연염색을 배우러 온다”고 말했다. 이어 “천연염색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는 젊은이들이 있어 고맙기도 하고 그들과 소통하니 나도 함께 젊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현재 사단법인 예원문화협회 소속인 세실공예연구회에서 강사반과 문양염반을 운영하고 있다. 관련 문의는 010-3418-6972로 하면 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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