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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17 21:33
  • 수정 2015.07.17 22:30
  • 호수 1068

장작에서 태양광까지 온돌의 진화
태양광 전기보일러 개발한 (주)엘이 장명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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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5시간씩 난방해도 월 2만 원대
석탄화력·송전선로 넘어 에너지 자립을

 

‘타닥타닥’ 아궁이에 장작이 타오르면 가마솥엔 모락모락 김이 나고, 이내 아랫목이 뜨끈해 진다. 아궁이에서 시작된 온기는 온 방을 돌고 돌아 마음까지 데운다. ‘자고로 등 따숩고 배부르면 행복’이라던 말은 우리네 온돌 문화를 그대로 반영한 대목이다.

지금에 와선 전통적인 온돌방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손수 장작을 떼야 했던 불편함을 벗어나 석유보일러나 가스보일러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우리네 온돌 문화는 또 다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고대면 성산3리 출신인 장명석 씨가 태양광을 활용한 전기온수보일러를 발명해 특허를 냈다. 그는 (주)엘이를 설립하고 현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연료비 부담 NO!

장명석 대표가 개발한 태양광 전기온수보일러는 태양광을 이용한 초절전 시스템이다. ‘태양광 에너지’ 하면 쉽게 떠오르는 검푸른 판인 태양광 모듈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배터리에 저장한 뒤 전기에너지로 보일러를 작동시키는 방법이다.
장 대표는 “(주)엘이의 태양광 전기온수보일러는 소비전력이 900w/h로, 헤어드라이기가 1200~1600w/h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적은 전력만으로도 보일러를 가동시킬 수 있다”며 “가정에서 하루 5시간씩 한 달 동안 사용해도 전기요금은 2만 원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 활용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큰 부담은 설비 비용이다. 하지만 장 대표에 따르면 석유보일러의 경우 월평균 50만 원에 달하는 연료비가 사용되는 반면, 태양광 모듈과 배터리, 보일러 등을 설치하는 것은 20~30평형 기준으로 총 210만 원으로, 장기간 사용이 가능해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앞으로 3D프린터를 이용해 제품을 만들어 낼 예정이어서 제품의 내구성은 높이고 인건비를 줄여 단가를 더욱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투박한 보일러와는 달리 방 안 어느 곳에 설치해도 좋을 만큼 크기가 작고, 예쁜 디자인으로 여성들의 취향을 고려했다. 일반 가정과 원룸은 물론 소형선박과 캠핑카에도 설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장 대표는 물을 이용해 방바닥의 온도를 낮추고 대류현상에 의해 공기까지 시원하게 만드는 ‘방바닥 에어컨’도 개발했다. 기존의 에어컨과 달리 냉매가스를 사용하지 않아 환경적인 영향도 적고 실외기 크기도 매우 작은 것이 특징이다.

실패는 해도 포기는 없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 되면서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대기오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특히 당진지역은 물론 한국사회 곳곳에서 석탄화력발전소와 송전선로로 인한 문제가 크게 대두되는 요즘, 장 대표가 개발한 태양광 전기온수보일러 개발의 의미는 상당하다. 장 대표 역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로 나아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종합전자회사로 나아가겠다는 큰 포부를 안고 있다.

하지만 그가 이러한 꿈을 꾸기까지 쉬운 여정은 아니었다.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많았던 그는 로봇을 만들겠다며 전화기를 모두 분해할 정도로 기계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과학자를 꿈꿨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꿈을 접고, 전산학과에 입학한 뒤 컴퓨터 조립과 소프트웨어 개발 등 사업에 뛰어 들었다가 인생의 쓴 맛을 보기도 했다. 오랫동안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그는 어느 날 문득 태양광을 이용한 기술을 생각해 냈고 우연히 만난 보일러 기술자의 도움으로 태양광 전기온수보일러를 만들 수 있었다.

제품을 개발하던 지난 3년은 장 대표에겐 기나긴 인고의 시간이었다. 장 대표는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며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종종 들어오는 납품비와 계약비로 근근이 하루하루를 버텼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길고 어두운 터널을 묵묵히 지날 수 있었던 건 어렸을 때 어머니가 해주신 말씀 때문이다. 장 대표의 어머니는 “도둑질 빼고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라”는 말로 그의 도전에 항상 용기를 북돋았고, 그 말씀은 실패 속에서도 그가 다시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커다란 힘이 됐단다.

장명석 대표는 “외국에서도 우리나라의 온돌 문화가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태양광 전기온수보일러와 방바닥 에어컨을 통해 온돌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다”면서 “더 작고 고효율의 다양한 가전제품을 개발해 해외로도 진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의 : 010-6761-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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