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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박 여사! 어디 가세요?

산행 길라잡이 ‘뻐꾸기’ 박청숙 여사(송산면 금암리)
손자 위해 시작한 교통지도 봉사…6년 째
한수미l승인2015.07.24 19:32l(10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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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박 여사의 발길은 바쁘다. 남편 챙기랴 손주 보러 가랴, 또 마을 아이들까지 돌보랴 한가할 틈이 없다. 그래도 하루가 빠듯한 만큼 즐겁단다. 웃고 또 웃으며 이른 아침부터 시작한 하루가 어느덧 숨가쁘게 흘러간다.

6년째 교통지도 나서
송산면 금암리에서 살고 있는 박청숙(67) 씨는 올해로 6년 째 원당초등학교 앞에서 교통지도 봉사에 나서고 있다. 처음엔 손자 희섭이를 위해 시작한 봉사가 이제는 모든 아이들을 아우르며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때로는 부모가 아이 손을 잡고 무단횡단을 하거나, 차량과 아이들 사이에 일어나는 위험천만한 순간을 마주해 가슴이 철렁할 때도 있다. 또 매일 같이 봉사를 한다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종종 건네는 학부모들이 따뜻한 인사말과 아이들의 웃음에 하나도 힘들지 않단다.

어느덧 할머니 손을 잡고 등교하던 희섭이가 학교를 졸업하게 될 6학년이 됐다. 하지만 박 씨의 봉사는 끝나지 않는다. 둘째 손자 민섭이도 있고 그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연이은 사고…눈물 마른 날 없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을 위해 교통지도에 나선 박 씨에겐 남 모를 사연이 있다. 버스 운전사였던 남편의 사고로 인해 아픔의 순간들을 견뎌야 했기 때문이다. 그와 남편 신현철(73) 씨는 예산에서 담 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사이였다. 자연스레 혼담이 오갔고 결혼한 뒤 충남교통에서 버스 운전사로 일하게 된 남편과 함께 당진을 찾았다.

큰 아들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당시, 한 아이 엄마가 버스를 세우기 위해 손을 흔들었고 엄마 손을 놓고 무방비 상태로 있던 아이가 남편이 운전하던 버스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로 인해 집행유예 2년 10월이라는 판결을 받았다. 하늘도 무심했다. 박 씨가 큰 딸을 임신하고 있었을 때 길에서 뛰놀던 아이를 미처 보지 못한 남편에게 또 사고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남편 신 씨와 그는 20개월을 떨어져 있어야만 했다. 연이은 사고로 인해 큰 딸은 박 씨 혼자 낳아야만 했다.

연이은 쌍둥이의 탄생
아이는 하늘의 선물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부부에게는 선물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아이를 임신할 때마다 사고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그는 “아이가 태어날 때 쯤이면 항상 사고가 났다”며 “겁이 나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둘 사이에 쌍둥이가 태어났고 그 후로 더 이상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현재 남편 신 씨는 택시 운전사로 사고 없이 지금까지 20여 년간 운전대를 잡고 있으며 지금은 폐교 된 도성초등학교에 수년간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또 이웃 독거노인에게 연탄을 전달하는 등 다방면의 봉사에 앞장서 왔다.

뻐꾸기 박 여사 “뻐꾹!”
한편 박 씨는 안 가본 산이 없을 정도다. 제주의 한라산부터 시작해 스릴 넘치던 덕유산, 울릉도의 성인봉과 설악산의 대청봉까지 수년간 전국 곳곳의 산을 오갔다. 그는 산악회원들과 함께 산을 오르면서도 선두로 움직이며 “뻐꾹! 뻐꾹!” 소리로 길잡이 역할을 해 왔다. 한 번은 뻐꾹 소리를 들은 한 커플이 진짜 뻐꾸기로 착각해 뻐꾸기를 찾기도 했다고. 지금은 무릎 관절이 좋지 않아 산악회 활동은 하지 않지만 매일 아침 그가 살고 있는 송산면 대상아파트에서 원당초등학교까지 걸어 다니는 것은 물론, 때로는 대상아파트에서 면천 아미산까지 걸어 아미산 정상까지 총 5시간을 걷는 건강함을 자랑하고 있다.

“오순도순 행복했으면”
한 때는 참으로 어려운 나날들이 많았다. 연이은 사고로 남편과 떨어져 있어야 했고 그 사이에서 홀로 아이를 낳고 길러야 했다. 하지만 그 세월이 지나니 이제 그의 삶은 행복으로 가득 차 있다.
남편 신현철 씨와 그의 자녀 동모, 윤미, 윤상, 윤하가 그와 함께 하고 있다.
박청숙 씨는 “항상 마음을 비우고 다른 이에게 베풀고 봉사하며 살아야 한다”며 “이제는 건강하게 가족들이 오순도순 지내는 것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수미  d911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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