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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작가의 작업실 6 이미선 동판부조 작가
동판에 아로새긴 열정

작품 완성될 때마다 느끼는 성취감
동판부조 이어줄 후배 양성 절실
김예나l승인2015.07.24 19:55l(10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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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작가의 작업실에 들어서면 그의 동판부조 작품이 집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두 마리의 말이 질주하고 있는 그림, 꽃 모양이 새겨진 동판 서랍장, 예수의 얼굴이 담긴 동판 액자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 작가가 동판 작업을 하고 있는 그의 작업실은 송악읍 고대리에 위치한 그의 자택이다. 집이라는 편안함과 멋스러운 동판의 어울림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신비로운 동판의 매력
무릎을 꿇고 나무 탁자 위에 두 팔을 걸친 이미선 작가는 조그마한 두 손으로 무거운 펜을 잡고 동판에 꾹꾹 선을 새긴다. 힘 조절을 잘못했을 경우 선이 엇나가 처음부터 다시 그려야 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며 정성스럽게 하나하나 머릿속으로 구상했던 모양을 그려갔다.

순식간에 꽃 모양이 완성됐다. 모양은 예쁘게 나왔지만 그는 지쳐보였다. 모든 힘을 다해 동판에 모양을 새겨야 하기 때문에 어떤 일보다도 육체적인 힘이 더 든다. 그래서 이 작가의 팔목은 부상이 잦은 편이다. 그는 “마음은 동판 작업을 계속하고 싶은데 손가락이 휘어지고 온 몸이 힘들어 쉽게 작업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하지만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뿌듯함과 성취감에 다시 펜을 잡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이 마음에 들 경우 힘들었던 것을 어느 순간 잊게 된다”며 “동판 작업은 참 신기하면서도 신비롭다”고 전했다.

불이 날 위험한 순간도
이 작가가 동판부조를 시작한 지 올해로 27년째다. 합덕 출신의 그는 동판을 독학으로 배웠다. 아주 기본적인 작업은 동판을 판매하는 동판 전문점에서 배웠고 집에서 취미생활로 동판부조를 그려왔다. 그러다 우연히 친정집에서 공예품 책을 보게 됐는데 마침 그 책에 동판 작품이 있어 다시 혼자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그는 서점에서 관련 책을 구입하고 재료를 사서 집에서 홀로 1년 동안 동판을 연구했다. 가르쳐주는 이 하나 없이 시작해 지금 동판부조 작가로 자리 매김 하기까지 실수는 태반이었다. 심지어 연구 과정에서 그는 불을 내기도 했다. 다행히도 큰 불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그는 그 때의 상황을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
“약품 처리한 다음, 작품을 부식해야 해요. 그런데 제가 약품의 양 조절을 잘못해서 불이 났었죠. 집 밖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을 때라 불이 크게 번지지 않아 천만다행이었어요.”

소나무와 동판의 어울림
이 작가는 6년 전부터 당진문예의전당에서 그룹전을 진행하고 있다. 소나무로 만든 가구에 동판을 붙인 작품을 전시했다. 완성된 작품을 보면 솔향과 동판의 멋이 조화로워 실용적이면서도 예술성을 더했다. 검은 동판이 소나무 소재의 가구와 가장 잘 어울린다는 이 작가는 동판은 붉은색으로도, 노란색으로도 표현이 가능해 잘 어우러진다고 말했다. 이 작가가 가장 아끼는 작품은 질주하는 말을 그린 작품이다. 작업하는데 꼬박 20일이 걸렸고 굉장히 섬세하게 작업했던 작품이라서 애정이 많다고. 말이 질주하는 그림은 기업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 작가는 “많은 기업인들이 말이 질주하는 그림을 회사에 걸어 놓는다”며 “질주하는 말이 앞으로 나아가는 전진의 의미를 두고 있어서 주문이 많다”고 말했다.

동판 작업이 워낙 육체적인 힘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고 이 작가의 작품이 섬세하면서도 적극적이여서 많은 사람들은 이 작가가 남자인 줄로 착각하고 한다. 전시회에서 만난 어느 관람객은 대단하다며 이 작가의 손을 만져보겠다고 했다고. 그 때 기분이 좋았다는 그는 자신의 작품을 남들이 칭찬해줄 때 가장 행복하단다.

동판의 전통을 이어줄 후배 찾아야

이 작가의 현재 최대 고민은 동판부조의 미래다. 후배를 양성하려고 교육을 하면 수강생들은 며칠을 못가 포기한다. 주위의 작품을 보고 수강생들이 자주 찾지만 실제로 동판 작업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없다고. 과거에 동판 작가들에게 연락을 했는데 한 분은 돌아가셨고 두 분은 80대 노년의 작가뿐이었다. 이 작가는 “새로운 걸 배우고 싶다고 말했지만 어르신들은 기력이 없어 못한다고 말했다”며 “어르신들이 써놓은 책으로 밖에 동판 부조를 배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동판을 좋아하고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꾸준히 배워보시길 바라요. 육체적으로 힘들 수는 있지만 동판의 매력에 빠지면 절대로 헤어 나올 수 없답니다.”

■수강 관련 문의: 이미선 작가 010-8877-3954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됩니다.


김예나  yena0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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