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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 입력 2015.08.28 21:19
  • 호수 1073

[향토시인의 금주의 시] 해우 정재석
날이 저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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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현장에서 자연과 벗하며 이슬 머금은 작물들과 대화하다 날이 새면 안녕을 묻지요. 하늘을 나는 새들을 우리는 부러워하곤 했습니다. 물론 그들도 하루하루 생존경쟁에서 고독한 삶을 이어가고 있겠지만 말입니다.
힘든 고난과 역경 속에서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가는 농업인들의 생존경쟁은 이제 농업과 농촌을 지키는 보루입니다. 하지만 고향을 떠나 살고 있는 도시민들이 농촌을 외면한다면 농업인들은 근심과 걱정으로 한숨이 그칠 날이 없을 것입니다.
생명을 이어주는 농민들의 고마움을 알아줄 그 날, 농업인들의 해맑은 웃음과 기쁨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새어나와, 그들이 비상을 꿈꾸며 마음 편히 잠자리에 들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작품을 짓게 됐습니다. 무엇을 재배해도 제값 받는 농작물이 없다고 한숨짓는 농민들의 현실에 마음이 아프기 때문이지요.

 

 

 

청아한 바람을 타고
유유히 나는
여럿 산새들의 발랄한 군무

구름이 오가는 길목 누비며
자연에 덧칠하는 노랫소리가
귓가에 들린다.

잔솔밭에 차려진
조그마한 보금자리 찾아
앳된 날개 짓이 가냘픈
잔잔한 속삭임

날이 저물면
댓잎도 소스라치는 오후 나절
석양빛에 물드는
하얀 입술 꼭 다물며

조아리는 머릿속엔
허기진 배 채우려는 고독한 싸움에
새벽 창공 비상을 꿈꾸며
조용히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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