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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상인 순성면 본2리 전 이장
농촌에 대한 이해와 농협이 가야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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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게! 막걸리 한 잔 하게!”
농촌의 들녘에 품앗이 일을 나가면 일고지(일터) 이곳저곳에서 들리던 말이다. 새참 때가 되면 서로 막걸리를 나누면서 고된 농사일을 하는 와중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회포를 풀며 소통했던 정서는 언제부터인가 사라져 가고 있다. 이제 농촌은 허리가 굽고 백발이 된 노인들만의 주 무대가 돼 버린지 오래다.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는 말이 있다. 세상살이란 늘 변화한다는 말로, 사물이나 형세는 고정불변인 것이 아니라 흥망성쇠를 반복하기 마련이라는 뜻이다. 인류의 모든 현상은 변화하고 변할 수밖에 없다. 지금의 농촌도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빈집이 늘어나고, 일할 수 있는 노동인구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주어진 농토를 놀릴 수 없는 현실에서 농촌의 노인들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폭염 속에서도 병약한 몸으로 나가 일을 해야만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60대 후반의 본인 역시 10~20년 후의 모습을 상상하면 이대로 농업·농촌의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유비무환의 자세로 농촌의 소박한 꿈처럼 심은 대로 거두고, 열심히 일한 만큼의 소득을 안겨주는 진실한 철학으로 이제 농촌이 변화하도록 지혜를 모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 역할을 해야 할 중심에 농협이 있다.

우리가 리더십을 이야기 할 때 삼국지의 주역 유비와 조조의 리더십을 예로 들곤 한다. 자신의 인품과 덕으로 형제애와 의리와 같은 정으로 연결하는 유비의 리더십은 눈여겨 볼만 하다. 또한 공정함과 적절한 보상으로 인재를 모은 뒤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하는 조조의 리더십처럼 조합원이 안심하고 영농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농협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전문적인 실무자가 적재적소에 영농자재를 지원하고, 다양한 방법의 홍보를 통해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제 값 받고 팔 수 있게 하며, 농업인 상담소와 연계해 정기적인 현장상황을 점검하는 등 조합원이 영농에 불편이 있을 때는 언제나 농협의 전문화된 실무자가 농민들을 보듬어주는 농협으로 변모해야 할 것이다. 신용사업은 신용사업대로 열심히 하고 경제사업 부문에 초점을 맞춰 구역별로 체계화된 영농단을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농협뿐 만 아니라 농촌에서 힘들에 농사를 짓고 있는 조합원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존감을 갖고 있다. 자존감을 지키고 스스로를 존중하며 사랑하는 일은 정말로 중요하다. 비록 몸이 불편하고 허리가 굽고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됐지만, 삶을 통해 얻은 지혜와 경륜은 노인들만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한다. 화려한 꽃이 아니더라도 농민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우리들만의 색으로 품위 있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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