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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18 13:5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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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은 커피향처럼
당진시청 카페테리아에서 만난 이명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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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테리아 직원 모두 바리스타 합격
맨 몸으로 부딪혀 받아 낸 합격증

당진시청을 들어서면 기분 좋은 커피 향이 코끝에 맴돈다. 하루에 500잔 이상을 판매하며, 일 평균 매출이 100만 원이다. 커피 가격이 밥값을 넘보는 요즘 커피 한 잔을 1500원에 판매하는 이곳에서 100만 원은 적지 않은 돈이다. 공무원들이 출근하기 시작하는 오전부터 민원인들이 들리는 오후까지 충남당진지역자활센터(센터장 조상원)의 카페테리아 사업단은 쉴 새 없이 분주하다.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자활 식구인 3명이 바리스타 자격증 공부에 도전했다. 또 이명희 씨의 경우 최근 오픈한 모다아울렛의 모 카페에 바리스타로 취직했다. 그야말로 커피로 ‘자활’을 이룬 셈이다.

일하랴 공부하랴 바쁜 하루
이들의 바리스타 자격증 공부가 쉬웠던 것은 아니다. 맛 좋고 저렴하기로 소문나 연일 많은 손님들이 왔고 그 덕에 일하며 공부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명희 씨는 “그런 상황에서도 언니들은 무서울 정도로 공부했다”며 “잠깐 쉬는 시간이 있을 때도 문제집을 손에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부족한 사업비로 인해 바리스타 자격증을 공부하는 데 지원이 마땅치 않았다. 이를 위해 이들은 ‘몸’으로 부딪혀 보기로 마음먹었다. 자활 사업단이 시작할 당시 충남당진지역자활센터 박영옥 팀장이 바리스타 자격증을 먼저 취득했다.

박 팀장이 공부하던 문제집과 거래처인 카페 하인츠의 후원을 받아 필기시험을 해결했다. 하지만 문제는 실기였다.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며 기동성이 좋지 못해 실기 시험장소가 있는 천안까지 오가기 힘들었다. 하지만 신성대학교 평생교육과 바리스타 과정에서 흔쾌히 도움을 주었고, 이곳에서 강의를 받지 않아도 시험 볼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이들은 밤마다 일이 끝나면 신성대 평생교육원을 오가며 공부했고 일하면서도 매니저에게 조언을 구하며 시험을 준비해 왔다. 그렇게 아무 것도 없이 시작했던 이들은 결국 ‘합격’이라는 영광을 안게 됐다.

이명희 씨, 자활에 들어오다
한편 카페테리아를 통해 자활에 성공한 이가 있다. 바로 이명희 씨다. 그는 두 아들과 남편과 지내다 이혼한 뒤 의정부에서 혼자 생활했다. 어느 날 학교로부터 전화가 왔다. 고등학교를 다니던 큰 아들의 학비가 70만 원 가량 밀려있다는 전화였다. 그 후에 아이들을 데리고 오자는 생각을 했고 당진으로 내려왔다. 두 아들은 택시를 타고 아무것도 없이 그의 집으로 왔다. 이불 하나도 없어 당시 근무했던 당진시립요양원의 직장동료들이 도움을 줄 정도로 생활이 어려웠다. 그 때부터 한 부모 가정으로 지원을 받았고 2012년 충남지역자활센터에 들어왔다.

해마다 이룬 소원
그는 해마다 하나 씩 하고자 하는 소망을 이뤘다고 한다. 2012년 들어와 그 다음해 하고 싶었던 공부를 시작해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또 이듬해는 조리사 자격증을, 올해에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손에 쥐었다. 현재는 라떼 아트 자격증을 위해 공부하고 있다. 그는 “팀원들과 지역자활센터에서 많이 도와 줘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급작스럽게 찾아온 편 마비
한편, 그에게 걱정이라면 건강이다. 과거 스트레스와 업무 과중으로 오른쪽 몸에 편마비가 찾아왔다. 11개월 동안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어느정도 몸이 나은 후에도 쉴 수 없었다. 생계를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했고 이로 인해 몸은 서서히 망가져 가기 시작했다.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병원을 찾으니 MRI를 찍어야 하는 데 한 컷이 아닌 최소 6~7컷을 촬영해야 한단다. 한 컷만 해도 50만 원은 족히 넘는데, 이는 너무도 그에게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그는 “마음 같아서는 몸을 추스르고 싶다”며 “하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약으로 견디고 있다”고 덧붙였다.

든든한 우리 두 아들
든든한 그의 두 아들은 그의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 그의 둘째 아들은 지적장애 3급 장애인이지만 운동을 좋아해 전국장애학생체전에서 창 부문에서 금메달을, 포환부문에서 동메달을 수상했으며, 충남장애학생체육대회에서도 창 부문에서 금메달을, 포환 부문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빚더미에 앉아 있던 이명희 씨는 제3금융권에서 받은 빚만 8개였다. 그 가운데 의정부에서 일하며 5개를 갚았고 당진에 내려와 3개를 갚아 이번에 모두 청산해 신용을 회복했다. 그는 “지역자활센터에 들어온 후 삶에 많은 것이 변했다”고 말했다.

<당진시청 카페테리아 식구들>
■매니저 : 김선영, 문순정 ■담당자 : 박영옥 팀장 ■직원 : 이명희, 전성숙, 김현숙,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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