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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농 혁신의 길을 찾다 8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틴루터타워 농산물 마켓
노인들을 위한 맞춤형 반짝 시장

필요한 농산물 소포장해 판매
찾아가는 장터…노인들의 사랑방
임아연l승인2015.10.23 20:21l(10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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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샌프란시스코 노인 공동거주지 일원에서 열리는 마틴루터타워 농산물 마켓

크고 작은 파머스 마켓이 지역 곳곳에서 열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중 온화한 기후가 이어짐에 따라 도심 외곽에서는 다양한 농산물이 생산되고, 소비자들은 지역에서 생산된 신선한 먹거리를 파머스 마켓을 통해 구입하는 게 일상적이다.

앞서 소개한 ‘페리 플라자 파머스 마켓’이나 ‘하트 오브 더 시티 파머스 마켓’처럼 큰 장이 열리는 곳도 있는가 하면 특정 소비자를 위한 소규모 농산물 시장도 있다. 
매주 수요일 11시부터 딱 한 시간만 운영되는 마틴루터타워 농산물 마켓은 노인들을 위한, 노인들에 의한 작은 시장이다. 성공회 노인공동체(Episcopal Senior Communities)와 성 마크 루터교회(St. Mark's Lutheran Church)의 후원으로 열리는 이 농산물 시장은 노인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고령화 지역에 안성맞춤
샌프란시스코는 미국 50개 주 중에서 노인 비율이 가장 큰 도시로, 오랜 시간동안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고 준비한 만큼 노인들을 위한 시스템이 잘 마련돼 있다. 또한 이미 고령화 및 노인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크다. 가정에 따라 다르지만 자녀가 연로한 부모를 모시기보다 대부분 독립된 생활을 하는 이곳에서는 노인 전용 아파트와 같은 노인 공동주거시설이 많이 마련돼 있다.

마틴루터타워 농산물 마켓 역시 많은 노인인구를 위한 시장으로, 노인들이 모여 살고 있는 성 마크 스퀘어 일대에서 장이 열린다. 마틴루터타워 농산물 마켓은 먼 곳까지 나갈 수 없는 노인들을 위한 찾아가는 시장이다.

노인가정은 대부분 1인 또는 2인이 살고 있기 때문에 대량으로 판매하는 보통의 시장이나 마트와는 달리 이곳에서는 농산물도 아주 조금씩 판매한다. 만약 파를 판매한다면 한 단이 아니라, 한 뿌리씩 판매하는 식이다. 수박도 1/4 조각, 계란도 한 알씩 구매할 수 있다. 농산물뿐만 아니라 음료나 소스처럼 가공품도 가져다 두는데, 멀리 장 보러 갈 수 없는 노인들을 위한 배려다.

노인들의 자원봉사로 운영
수요일 11시에 열리는 장은 정오가 되면 문을 닫고 인근의 다른 노인빌딩으로 장소를 옮겨 또 한 시간짜리 반짝시장을 연다. 불과 단 한 시간에 불과한 시장이지만 내놓는 상품은 거의 다 팔릴 정도로 많은 노인들이 방문하고 있다.
특히 시장이 문을 여는 시간 이전부터 노인들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운다. 매주 이 장터를 기다리는 노인들을 위해 주최 측은 장터 한편에 간단한 다과와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노인들을 위한 장터이자 사랑방이 되는 셈이다.5년 전부터 매주 이곳을 찾는다는 조안 지너 씨는 “신선한 식료품을 필요한 만큼 소량만 구입할 수 있는데다 거주지와 가까워서 좋다”고 말했다. 그는 “알츠하이머(치매)에 걸린 남편을 두고 멀리 있는 마트에 가는 게 어려웠는데, 집 가까이에서 필요한 식품을 살 수 있어 노인들에겐 매우 특별한 시장”이라며 “이웃들을 만나 담소도 나눌 수 있어 노인들을 숨 쉬게 한다”고 말했다.

교회에서 처음 시작된 마틴루터타워 농산물 마켓은 현재 노인들로 이뤄진 시민사회에서 맡아 운영하고 있다. 수익을 남기기 위한 장터가 아니기 때문에 마켓을 관리하는 주최 측도 자원봉사들이고, 이들 역시 모두 사회생활을 은퇴한 노인들이다. 장터를 이용하는 노인들에게 필요한 품목을 묻고, 가능한한 노인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대부분 구비해 놓는다. 다 팔지 못한 농산물은 푸드뱅크를 통해 기부하고, 푸드뱅크에서는 노숙자 등을 위한 무료급식소에 식재료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마켓을 관리하는 자원봉사자 마리안 씨는 “노인을 위한 맞춤형 장터”라며 “아주 작은 규모의 마켓이지만 노인들의 관심과 참여가 많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됩니다.


임아연  zelkova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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