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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5.11.27 23:20
  • 호수 1085

[복지칼럼] 강대영 세한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과 교수
이 시대의 간디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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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마음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42년 만의 최악의 가뭄에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까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서 논의하지 못한 일본군 위안부와 과거사 문제, 국방의 임무에 충실해야 할 군인들이 ‘역사 교과서를 집필하겠다’고 나선 국방부 장관의 발언, 강동원 의원의 ‘제18대 대선 개표부정선거’의 대정부질의 발언, 안행부 장관 정종섭과 기획재정부 장관 최경환의 ‘총선 필승’ 발언, 김무성 부친의 친일행적 은폐 및 미화 등등 블랙홀같은 대형 악재들이 정국을 강타해 보수와 진보, 여·야의 불신과 대립은 국민들에게 스트레스만 준다.

이런 현실을 보노라니 문뜩 ‘거목(巨木)’으로 ‘500년 후에나 제대로 이해될 수 있는 인물’과 ‘한국의 간디’ 등으로 불리던 국민의 친구이자 비폭력 인권·민족·재야운동가요 문필가인 함석헌 선생의 위기관리 능력이 떠오른다. 함석헌 선생은 국민과 함께 울고 자고, 굶고 눕고, 뼈를 깎는 아픔의 세월을 수십 번 뒹굴어 ‘씨알의 소리’로 태어났다. ‘씨알의 소리’는 비폭력, 민주, 평화의 이념을 기반으로 백성의 눈물을 먹고 품어 키워낸 민족의 씨알이다.

값진 진주를 만들어 내려면 조개가 모진 시련을 참고 이겨내며 흐르는 눈물이 굳어야만 진주알이 되듯 현실의 아픔을 보듬고 참고 견디며 닦아 줄 씨알이 발아되지 않아 스트레스에 지친 국민을 안아주고 위로받을 그 어느 곳도 없다. 만약 대안을 찾는다면 매우 인상 깊게 읽었던 켄 블랜차드가 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을 제안한다. 무려 3t이 넘는 범고래들의 멋진 쇼를 보고 어떻게 범고래에게 그렇게 멋진 쇼를 하게 만들었는지 매우 궁금했는데 범고래 조련사의 답변은 지나치기 쉬운 상대방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과 칭찬, 그리고 격려라고 말해준다.

범고래 훈련법은 우리가 사는 현실관계 속에서 매우 필요한 훈련법이다. 고래도 칭찬하면 춤을 추는데 가정과 직장에서 그리고 정부가 ‘고래 반응’을 사용한다면 국민은 조금이나마 위로받게 될 것이다. 긍정적 관심과 칭찬 그리고 격려가 국민에게 필요하다. 지금은 국민 다수가 분노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칭찬과 격려는 찾아볼 수 없다. 원망과 깊은 상처뿐이다. 국민은 불안해하고 있다. 국민이 기댈 그 어느 곳도 없다. 씨가 발아할 곳도 없다.

실제로 우리 삶은 타인에 대한 무관심과 부정적 반응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러한 부정적 반응을 ‘뒤통수치기 반응’이라 한다. 사람이 실수를 저지를 때 뒤통수치듯 반응한다는 의미다. 이 ‘뒤통수치기 반응’이 국민을 분노케 한다. 다양한 의견수렴과 충분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우리는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평등한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국민은 울화통이 터진다. 현 시대는 ‘라면시대’다.

가마솥은 부글부글 끓여서 뜸 드린 시간이 지나 밥을 먹는데 라면은 그냥 뜨거운 물 부어 휘휘 저어 먹는다. 그만큼 사람의 마음에 정적인 면이 사라졌다. 바삐 사는 현실에서 급속한 성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로 인해 무너진 대인관계를 바르게 형성하고 회복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할 것이다.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지 말고 미풍양속(美風良俗)을 살려서 정을 나누어 주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한 그릇도 되지 않은 자존심을 버리고 서로 안아주고 위로해주는 씨알을 발아시켜야 한다. 시대의 어둠을 꿇고 뿌려진 인권의 씨알이 짓밟혀서는 안 된다. 피와 눈물로 일구어 낸 인권과 민주의 꽃밭을 독재의 피로 물들게 할 수는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간디를 찾는 일이다. 이 시대 간디는 누구인가. 씨알이 발아되는 시대, 지금 우리 시대의 간디는 바로 당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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