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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5.11.27 23:24
  • 호수 1085

[기고] 정용해 전 충청남도의회 부의장
당진의 꺼지지 않는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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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공재광 평택시장은 평택당진항 매립지 관할권 문제는 100% 평택의 승리라며 자축했다. 땅을 빼앗겨 당진시민들에게는 아픔의 역사로 새겨질 2015년도 이제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 당진버스터미널 광장에서는 오늘도 어김없이 촛불이 켜진다. 7월말부터 계속되고 있는 ‘당진 땅 수호를 위한 촛불집회’는 당진시민들의 세 번째 투쟁이다. 우리 당진의 숭고한 시민정신에 경의를 표하며, 함께 참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죄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왜 당진시민들이 이토록 고생을 해야 하는 것일까? 책임질 사람은 없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15년 4월 13일, 당진시는 평택당진항 매립지(정확히는 아산만 매립지)의 드넓은 땅을 평택시에 빼앗겼다. 매립이 완료되면 그 면적이 수백만 평에 이르고, 이곳에서 창출되는 경제적 부가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이 될 수 있는 땅을 빼앗겼다. 충남도와 당진시는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이제 판단은 사법부의 손으로 넘어갔다. 모든 일은 때가 있는 법이다. 평택당진항 매립지 귀속문제는 정치적으로 풀었어야 할 사안이었다.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이 똘똘 뭉쳐 정치적 문제로 만들었어야 한다.

그런데 당진의 국회의원은 어떻게 처신했는가? 땅을 빼앗기기 1주일 전인 4월 7일, 당진시민 1000여 명 모인 집회에서 그는 “전면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부터 그는 평택당진항 매립지는 빼앗길 염려가 없다고 말해왔다. 심지어 땅을 빼앗기기 한 달 전인 3월초에는 새누리당 충남도당의 대정부 경고성 성명서 발표 계획도 시기상조라며 반대했다고 한다. 그런데 4월 24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본인이 전면에 나서지 않음으로써 경기도 정치권에서 적극 개입을 하지 않았다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기가 찰 노릇이다. 게다가 행정자치부 장관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당진 땅’을 빼앗기고 나서, 4월 23일 ‘당진시민 궐기대회’에서 그는 삭발했다. 당진의 분노를 삭발로 대변한다고 말했다. 당진시민 앞에서 석고대죄(席藁待罪)를 해도 시원찮을 판에 삭발로 면죄부를 얻으려고 시민을 기만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또한 5월 11일에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여당을 비판한데 이어, 며칠 후에는 토론회도 열었다. 충청권의 여야 국회의원을 모아놓고 평택당진항 매립지 사수를 다짐했다. 새누리당 충남도당은 그제서야 항의 성명서를 발표하는 촌극을 벌였다. 메르스로 전국이 혼란스럽던 6월말, 우리 당진의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행자부 장관에게 평택당진항 매립지 관할권 문제를 집중 추궁하며 장관의 사퇴를 주장했다. 여당 국회의원이 할 일인가 묻고 싶다.

위와 같은 모든 일들은 땅을 빼앗기기 전에 했어야 할 일이었다. 충청권의 목소리를 한데 묶어 정치적으로 정부를 압박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꼭 필요할 때는 뒤로 빠져 있다가 빼앗기고 난 다음에 뒷북을 치고 자기홍보에만 열을 올리니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에 비해 국회의원 수도 적고 본인은 초선의원으로 평택의 국회의원에 비해 힘이 없어서 빼앗겼다며 약자의 설움으로 자신의 과오를 덮으려고 해왔다.

경기도 국회의원 중에 이 문제에 관심 있는 의원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리고 2004년 헌법재판소가 당진의 손을 들어 줬을 때는 당진에 힘이 있어서 그랬다는 말인가? 당시 당진의 국회의원도 취임한지 4개월 된 초선의원이었다. 항간에는 지방자치법이 개정될 당시의 국회의원들의 책임을 들먹인다는 말도 들린다. 그러면 그 당시 충청남도 행정부지사였던 우리의 현 국회의원은 어떤 일을 했는가?

요즘 그가 명운을 걸듯이 추진해온 신평-내항 간 연륙교 관련 예산도 물 건너갔다고 한다. 촛불집회 참여여부도 유보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의정보고서를 보면 이제 공을 충남도지사와 당진시장에게 넘기며 ‘돕겠다’고 또 다시 발을 빼고 있다. 존경하는 우리의 국회의원에게 바란다. 진정으로 당진을 사랑하고 당진시민을 존경한다면, 이제 유치한 기만행위를 그만두고 시민 앞에 솔직하게 사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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