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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운동 즐거운 인생 ‘긍정 팍팍’
읍내동 신화이종격투기 박완규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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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영광·태극기 휘날리며 등 무술감독
무릎 장애 딛고 일어선 오뚝이 인생

“제 기운을 받은 사람들에게 좋은 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운동의 즐거움과 긍정의 기운을 한껏 전해주고 싶습니다.”

읍내동 신화이종격투기 박완규 관장(42)은 유쾌한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다. 서울에서 잘 나가가던 무술감독이 우여곡절 끝에 고향으로 내려와 지금은 작은 체육관 하나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의 얼굴엔 지난날의 어두웠던 시간은 찾아보기 어렵다. 유명세를 떨치며 승승장구하던 시절도, 사람들과 부대끼며 체육관에서 보내는 소소한 일상도 그에게는 모두 소중한 삶이다.

이런 마음의 여유는 아무에게나 찾아오지 않는다. 아파본 사람만이, 좌절했던 순간을 넘어서본 사람만이 ‘진짜 행복’을 안다. 모든 순간이 인생의 한 조각이라는 것을 안다.

촉망받던 격투기 선수 그러나…
면천면 성상리 출신인 박완규 관장이 운동을 시작한 건 30년 전부터다. 10살 문턱을 갓 넘어 태권도를 시작해, 복싱을 하던 둘째 형을 따라 무에타이·킥복싱의 길에 접어들었다. 1994년, 스무 살이 되던 해엔 페더급 챔피언을 차지한 촉망받는 선수였다.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군 복무 중 사고가 났다. 바지자락이 차량에 걸리면서 오른쪽 무릎이 완전히 돌아갔다. 인대와 연골이 파열돼 지금도 완전히 펴지지 않는 다리는 사고가 얼마나 심각했었는지를 짐작케 한다. 장애를 얻은 채 쓸쓸히 제대했다. 몸뚱이가 재산인 운동선수에게 부상은 사망선고나 다름 아닌 것이었다.

스물 둘, 한창 꽃피울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좌절감이 찾아왔다. 하늘을 원망하며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해 죽을 생각도 했다. 그런데 부모님 얼굴을 보니 눈물이 쏟아졌다. 이를 악물고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순간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영화·드라마에 뛰어들다
힘들게 재활훈련을 하면서 조금씩 몸을 회복해 갔다. 수년이 흘렀다. 문득 운동을 하던 시절이 그리워 어느 날 체육관을 찾았다. 그곳에서 우연히 영화계에서 일하는 사람을 만났다. 무너진 탑을 하나씩 쌓아 올리듯 일을 시작했고, 어느덧 최고의 무술감독 자리에 올랐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가문의 영광 시리즈, 영화는 영화다, 김관장 vs 김관장 vs 김관장 등의 영화는 물론 대조영, 이산, 다모, 선덕여왕 등 굵직한 드라마까지 무술신을 맡아 종횡무진 했다.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뮤지컬 카르마에서는 무술지도에 연기까지 도맡았다.
박완규 관장은 “무릎 상태가 좋은 건 아니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은 오히려 삶을 버텨내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고향에 내려와 지도자의 길로
그렇게 한창 잘 나가던 그는 집안 사정으로 무술감독 자리를 내놓고 3년 전 고향 당진으로 내려왔다. 아버지가 보증을 잘못 서 경매로 넘어갈 뻔 한 집을 살리기 위한 결정이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있는 재산을 몽땅 털어 건물을 하나 세웠다. 상가를 임대 주고 세를 받으며 편히 살고 싶을 법도 할 텐데 그는 이 건물에 운동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모두 담아냈다. 특이한 복층 구조인 이곳에 그는 신화이종격투기 체육관을 차렸다. 아래층에서는 체력훈련을 하고, 아래층이 내려다보이는 위층에서는 스파링과 휴식이 가능하다.

“외국의 액션스쿨과 같이 만들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가장 운동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었죠. 돈을 벌고자 했으면 상가를 만들어 임대를 줬을 텐데, 오로지 운동을 위한 공간으로 건물을 지었습니다.”

이곳에서 그는 현재 100여 명의 수강생을 지도하고 있다. 그는 즐겁게, 신나게 운동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즐거움은 꾸준함을 가져오고, 꾸준함은 결국 건강을 되찾아주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스트레스 속에 사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자신의 기운을 받아 마음까지 밝아졌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라고.

“의사 못지않은 보람 느껴”
작년 12월 24일부터 이곳에서 운동을 시작해 이제 딱 1년이 돼 간다. 오랜 시간 지도 경험으로 수강생 개개인에 맞춘 맞춤형 운동방법을 개발하고 연구하면서 그는 수강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수강생 중에는 일이 늦게 끝나는 직장인들도 있어 새벽 1시까지 운영한다. 또한 주말에도 체육관 문이 열려 있어 개인운동을 할 수 있다. 박 관장은 “운동을 하고 싶다는 사람들을 말릴 수 없지 않느냐”며 “내가 편하고자 하는 건 진정한 지도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수강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함께 소통하면서 운동하다보니, 재미는 덤이다. 속마음까지 털어 놓을 정도로 수강생들과 친밀감이 높아 개인적인 사정으로 운동을 중단했던 이들조차 다시 찾아올 정도다. 비만으로 인한 성인병으로 고생하던 수강생이 운동을 통해 건강을 회복해 약을 끊었다거나, 몸과 마음이 지쳐 있던 이들이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고 하는 수강생 저마다의 사연은 그가 계속 운동을 하고, 사람들을 가르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나 하나로 인해 사람들이 변화하고, 밝아지고, 건강해지는 모습을 보면 의사 못지않은 뿌듯함과 자부심을 느껴요. 인생을 다 걸고 고향 당진에 내려온 보람이 있죠. 후회하지 않아요. 여기에 와서 떡두꺼비 같은 아들도 낳고, 오히려 복 받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신화이종격투기>
■수강료 : 월 13만 원 (자유복)
■시    간 : 오후 1시~새벽 1시까지 운영
■문    의 : 010-9003-9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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