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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 입력 2016.01.09 16:34
  • 수정 2016.03.02 15:29
  • 호수 1091

■순성면 봉소리 ‘오경덕 미술관’ 개관
지푸라기에 담긴 삶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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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김두환 화백 제자
“이젠 나만의 길 개척하고파”

 

지푸라기·황토·진흙 등 토속적인 천연재료에 서양화 방식을 더해 작품을 만드는 오경덕 화백이 지난달 26일 순성면 봉소리에 ‘오경덕 미술관’을 개관했다.

오 화백의 작품 속 지푸라기는 그를 상징한다. 오 화백은 모든 작품에 지푸라기를 사용해 그만의 색을 담아내는데,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지푸라기 작가’라고 부른다. 오 화백은 어린 시절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았다.

합덕읍 합덕리에서 태어났지만 예산에서 자란 그는 이응노 화백과 김두환 화백에게 미술을 배웠고 이후 화가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지금까지 31번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2000여 점의 작품을 만들었다. 이 작품들 역시 지푸라기가 빠지지 않는다.

오 화백이 이토록 지푸라기에 애착을 갖게 된 것은 어린 시절 개구리를 잡다 웅덩이에 빠져 죽을 고비를 넘겼던 경험 때문이다. 물 밖으로 나오기 위해 무언가를 잡으려고 허우적대던 당시를 떠올리게 만드는 ‘지푸라기’는 자신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재료라고 생각했다. 오 화백의 작품에 나오는 허수아비 같은 특이한 형상이나 개구리 역시 당시의 트라우마를 예술작품으로 승화한 것이다.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도 죽음 앞에선 오직 ‘살고 싶다’는 본능만 앞서요. 그래서 사람들이 가장 절박한 순간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하죠. 지푸라기는 제가 가장 솔직했던 때를 떠올리게 만드는 재료에요. 무엇보다도 제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죠.”

오 화백은 물욕과 탐욕으로 가득한 인간들과 세속을 질타하고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짓밟는 부조리를 비판한다. 그래서 모든 인종이 공존하고 화합하는 형상을 작품으로 담아내 이상적인 세계를 표현한다. 그는 작품에 황토·흙토·백토를 사용해 만든 지푸라기 인형은 황인종, 흑인종, 백인종 등 세계 인류를 나타냈다. 또한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상황을 작품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그의 작품을 이제 당진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당진은 천연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라는 이유에서 오 화백은 미술관을 고향에 개관한 것이다.

게다가 오 화백이 직접 인테리어한 건물은 독특한 아름다움을 더한다. 오 화백은 “지금부터 나만의 길을 개척하고 싶다”며 “개인 미술관 개관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오경덕 미술관에는 3인종의 공존을 나타내는 <화합>과 짐승과 사람이 함께 걸어가는 형상을 나타낸 <귀로>를 통해 인간과 동물은 불가분의 관계임을 표현하고 있다. 이응노 화백의 영향을 받았다는 <군상>은 의인화와 입체적인 설치를 통해 화면에서 튀어나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외에도 약 30여 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으며, 2~3개월에 한 번씩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오 화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미술관을 다양한 예술 공간으로 활용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방법을 고민 중이다. 현재는 오 화백의 작품만을 전시하고 있지만 앞으로 2층에는 지역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할 계획이다. 또한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지푸라기 인형’을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도 진행할 계획이다.
 

■입장료 : 무료
■개관 시간 : 오전 9시 ~ 오후 6시
■위치 : 순성면 봉소리 355-6
■문의 : 358-5553

>> 오경덕 화백은…
- 1964년 합덕읍 합덕리 출생
- 1969년 6세 고암 이응노 화백과 서양화
   1세대 설봉 김두환 화백으로부터
   사사 받음
- 2003년 한국 신미술대전 서양화 부문 대상
- 2005년 한국한청미술대전 서양화 부문
   최우수상
 

박희주 인턴기자 gmlwn37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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