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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노소미 합창단 강원식 회장
여든 일곱, 청춘의 비결은 ‘배움’

멋쟁이 신사의 건강한 노년
하고 싶은 일 하는 것’이 인생의 낙
당진시대l승인2016.01.22 18:55l(10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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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면 옥현리에 위치한 파란색 대문 집에서 일생을 살고 있는 노소미 합창단의 강원식 회장은 셔츠와 정장 그리고 넥타이를 고르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50여 벌이 넘는 정장 중 한참을 고르고 골라,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밖으로 나선다. 멋드러진 정장차림 때문에 이미 동네 주민들 사이에선 ‘멋쟁이 할아버지’로 불린다.

그는 올해로 87세다. 하지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정한 강 회장은 아직도 청춘인 듯 삶을 즐기며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강 회장은 자신이 이토록 건강하고 젊게 살 수 있는 비결은 ‘배움’이라고 말한다.

스스로 배움의 길 걷다
1945년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되면서 강 회장이 재학 중이던 설성고등학교가 갑작스레 없어져 버렸다. 이로 인해 강 회장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정식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강 회장은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고 그동안 배우고 싶었던 한문 공부를 시작했다. 이것이 강 회장의 첫 독학이었다. 그렇게 약 1년 간 공부하다 당진중학교에 입학해 다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이후 당진고등학교를 졸업해 교원양성과정에 따라 대전사범학교 연수과를 수료해 교단에 서게 됐다.

강 회장은 1953년 첫 교직을 발령받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중간에 행정직과 군대를 다녀온 4년의 시간을 제외하고 강 회장은 신평초, 고대초, 고산초 등에서 1996년까지 30여 년간 교직생활을 하며 인생을 이어갔다.

강 회장이 서예를 시작한 것도 교사로 활동할 때다. 이전에 공부했던 한문 덕에 강 회장은 처음부터 글씨를 꽤 잘 썼다. 칭찬도 받았다. 1946년부터 몇 년 전까지 서예를 꾸준히 써오며 당진제일예식장에서 개인 전시회나 그룹전을 열기도 했으니 그의 서예 솜씨는 단순 취미 수준은 아니었다. 여태껏 지인의 결혼식, 잔치집 등에 선물로 보낸 서예작품도 수십 작이다. 현재는 서예를 멈춘 상태지만 여전히 집 벽면에 다양한 서예 작품을 걸어 놓아 서예에 대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 노소미 합창단의 모습
▲ 노소미 합창단의 모습

“노인대학과 합창이 현재의 즐거움”
1996년 퇴임하고 나서도 강 회장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웠다. 그는 먼저 노인대학에 입학했다. 당진노인대학교와 당진새사랑노인대학교 두 곳을 다니기 시작한 것도 벌써 20여 년이 됐다.

매주 이틀을 집에서 꽤 떨어져 있는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것이 번거로울 법 한데도 강 회장은 학교를 갈 때 마다 웃음이 한 가득이다. 오늘은 어떤 활동을 할지 친구들과 어떤 얘기를 나눌지 기대된단다. 강 회장은 “학생을 가르치던 교사의 입장에서 가르침을 받는 학생이 된 것이 신기하다”며 “어릴적 제대로 받지 못했던 교육을 받을 수 있어 마냥 좋다”고 말했다.

또한 강 회장은 당진문화원 소속 노소미 합창단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87세라는 고령의 나이에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강 회장에게 나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한 달에 두세 번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고, 노래 제목과 가수 이름, 노래 검색 번호를 따로 메모해 지갑에 넣고 다닐 정도로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노소미 합창단 활동을 한지도 벌써 2년 6개월이 넘었다. 최근엔 회장직까지 맡았다. 강 회장은 “제일 연로한 사람에게 회장직을 맡겨준 것 뿐”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합창의 매력으로 ‘하모니’를 꼽았다. 혼자서 노래를 부르는 것과 달리 함께 조화를 이루며 노래하는 합창이 끝나고 나면 그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단다. 2014년에는 노소미 합창단이 장려상을 수상해 상금 100만원을 받아 회식도 했다고. 강 회장은 “현재 노인대학과 합창단 모두 방학 기간이라 아쉽다”며 “개학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누군가와 함께 새로운 것을 배우고 노래를 하는 것이 요즘 제가 사는 즐거움입니다.”

사소한 것에서 배움 시작해
“아버님! 칠순 잔치 때 춤 춰주세요”

아내와 함께한 칠순 잔칫날이 다가오자 며느리가 강 회장에게 말했다. 강 회장은 며느리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사교댄스를 배웠다. 칠순 잔치가 끝나고 난 뒤에도 강 회장의 사교댄스는 7년이 넘게 이어졌다. 춤을 춰달라는 말 한마디에 ‘배움’이 또 하나 늘어난 것이다.

또 최근엔 악기를 배우는 것에 관심이 생겼다. 손주가 아들에게 선물한 아코디언이 주인을 못 찾고 있자, 아코디언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강 회장은 “아코디언을 배워서 가족들 앞에서 직접 연주하고 싶다”며 “항상 이런 사소한 이유로 배움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낚시, 운동, 체조 등 강 회장의 87년 인생에서 ‘배움’은 빠지질 않는다. 노인대학과 노소미 합창단 활동이 없는 날이어도 운동을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강 회장은 “집 밖으로 나가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이 젊게 사는 법”이라며 “하고 싶은 일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배움 외골수”
강 회장은 주위 사람들에게 ‘외골수 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한 가지 결심이 서면 끝까지 밀고 나가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좌우명도 정직이다. 이런 남다른 강 회장의 올곧음이 그를 배움 외골수로 만들었다. 강 회장은 앞으로도 체력이 되는 한 다양한 활동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저는 게으른 사람입니다. 일하기 싫어하고 노는 걸 좋아하죠.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만큼은 누구보다 열정 넘치는 부지런한 사람이 됩니다. 그리고 저를 가장 부지런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배움’입니다. 제가 젊은 인생을 살 수 있는 것도 ‘배움’이 저를 부지런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박희주 인턴기자 gmlwn37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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