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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2.21 18:22
  • 수정 2016.02.23 08:46
  • 호수 1096

세계의 모든 아이들은 내 자녀
세상사는 이야기
24년 간 나눔 실천해온 당진소방서 양성만 화재대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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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저금통으로 시작된 나눔
국내·해외 아동 위해 꾸준한 후원

“작은 나눔으로 어려운 이웃들이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그분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저 자신이 위로 받을 때가 많아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매월 일정 금액을 기부해 오고 있는 당진소방서 양성만 화재대책본부 과장은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결국 나를 위한 일”이라고 말한다.
양 과장은 지난 1992년부터 나눔을 실천해왔다.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이웃과 나누면서 살아온 삶이 어느덧 24년째다. 첫 시작은 돼지저금통이었다. 양 과장은 가족들과 10원짜리부터 100원짜리 동전까지 한푼 두푼 돼지저금통에 모으기 시작했다. 돼지저금통의 배가 가득 찼을 무렵, 2년 간 모은 돈을 허투루 쓰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의미 있는 곳에 돈을 쓰고 싶어 방법을 찾던 중 문득 대전일보 지국이 눈에 들어왔다. 당시엔 신문배달을 하는 아이들 중 생활이 어려운 소년·소녀 가장들이 많았다. 이런 아이들을 외면할 수 없던 양 과장과 가족들은 대전지국을 방문해 신문배달을 하는 아이들을 위해 써 달라며 돼지저금통에 모은 11만4200원을 내놓았다. 이 일은 나눔의 씨앗이 됐다. 이 인연으로 같은 해 크리스마스에는 출장비 10만 원을 아껴 신문 배달하는 아이들을 위해 학교생활에 필요한 학용품을 전달했다.

양 과장은 “우리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한푼 두푼 모은 돈을 헛되게 쓸 수 없었다”며 “작은 돈이지만 이웃을 돕는 의미 있는 일에 썼고, 그게 기부의 시작이 됐다”고 말했다.
 
24년 간 470회 나눔 실천

양성만 과장은 지금까지 매달 2회씩 정기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주로 취약계층에 있는 아동들이다. 그가 약 24년 동안 기부해온 횟수는 470회에 이른다. 30여 명의 아이들이 그의 후원을 받았다. 양 과장은 주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소외 아동들을 소개받아 그들을 돕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후원자와 아동들을 만나게 하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아이들의 일일 부모 노릇도 했다. 일일 부모가 되는 날이면 아이들에게 필요한 학용품과 도서도 사주고 직접 밥도 대접하면서 그날만큼은 아이들의 진짜 부모가 되려고 노력했다.

양 과장은 아이들을 후원하면서 한 가지 정해놓은 원칙이 있다. 그것은 개인적으로 아이들을 만나거나 연락하지 않는 것이다. 오로지 재단에서 주관하는 행사를 통해서만 아이들을 만날 뿐이다. 또한 성인된 아이들의 소식을 기다리거나 찾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아이들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서다.

양 과장은 “아이들이 자신이 가난해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 상처받을 수 있다”며 “따로 아이들을 찾아가는 게 성장기 아이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줄 수 있어 후원자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해외에도 전하는 따뜻한 마음

몇 년 전부터 양 과장은 해외 아동들에게도 나눔의 손길을 뻗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우간다에 사는 나브위례 자우할라와 레이첼 우마를 소개받아 정기적으로 그들을 후원한다. 우간다 한 가정의 월 생활비는 1만 원 정도다. 양 과장은 매달 우간다 한 가정의 한 달 생활비를 후원하는 것이다. 이 돈으로 그곳의 아이들이 생활비 걱정 없이 교육받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얼마 전에는 우간다에 있는 레이첼 우마로부터 감사의 편지를 받기도 했다. 편지에서 레이첼 우마는 “후원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며 “후원자님과 우리 가족이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는 친한 친구가 되길 바란다”고 마음을 전했다.

또한 몇년 전에는 ‘이홍렬과 함께 마음으로 걷기’ 프로젝트를 통해 남수단 지역에 자전거 5대를 후원하기도 했다. 당시 그가 후원한 자전거는 남수단의 보르A초등학교, 보르고아원 등에 전달됐다.

“굶주린 배를 움켜쥔 아이들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 많이 있어요. 앞으로 내 주변과 더 멀리 있는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까지 보살피고 싶습니다.”
 
경제적 후원 넘어 봉사의 손길

이렇게 경제적인 후원 뿐만 아니라 양 과장은 도움이 필요한 곳곳을 찾아 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태풍피해를 입은 지역을 소방서 직원들과 함께 찾아가 주민들의 피해복구를 지원하고 폭우와 화재피해를 입은 기초생활수급자를 위한 자원봉사를 자청했다. 또한 농사일이 바쁜 시기에는 농촌지역에서 농사일을 거들며 농부들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려고 노력한다.

그런 아버지를 보고 자란 두 아들은 그를 따라 어린 나이부터 나눔을 실천해 오면서 양 과장처럼 개별적으로 아동들을 후원하고 있다. 양 과장은 두 아들에게 돈 보다 더 소중한 재산을 물려준 것 같아 뿌듯하다고.

“오랫동안 나누고 봉사하며 살아왔는데, 뒤돌아보니 결국 나눔이란 도움을 받는 아이들 보다 저를 위한 것이더군요. 힘들고 어려워도 후원을 계속 이어나가자고 나 자신과 약속했습니다.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을 위한 후원을 꾸준히 지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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