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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2.26 19:04
  • 수정 2016.02.27 08:36
  • 호수 1097

[세상사는 이야기] 일본인, 위안부 할머니와 손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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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뜻 모은 외국인들
이주여성으로 구성된 원패밀리 다문화센터 33인
평화의 소녀상 건립 후원에 동참

▲ 원패밀리 다문화센터 회원들 (왼쪽부터) 로오야마 유우꼬, 가와무라 나오꼬, 박말례 지부장, 가메오카 교오코 사무국장

전국 곳곳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들어서고 있다. 당진에서도 지난해 8월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결성됐고, 다음달 1일 제막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당진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기까지 많은 시민들의 참여가 있었다. 이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에게 죄송하다”며 건립에 뜻을 더한 일본인들과 외국이주여성들이 있다.

“할머님들께 죄송한 마음”

이들은 한국에 오기 전에는 일본군 위안부나 독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역사 교과서는 이와 같은 사실을 다루지 않거나 언론에서도 크게 보도하지 않았기에 이들 역시 올바른 역사에 대해 알지 못한 채 살아왔다.

가와무라 나오꼬 씨는 “한국에 와서 일본군 위안부나 독도 문제에 대해 알고 크게 충격 받았다”며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80세가 넘은 부모님 또한 아직도 이 문제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메오카 교오코 씨는 “조상들이 크게 잘못했음을 알게 됐다”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님들께 정말 죄송하고 빠른 시일 내에 일본이 위안부 피해자들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해결책을 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33명이 후원금 전해

한편 후원에 손길을 전한 이주여성들은 총 33명이다. 이들이 33명인 것은 1919년 3 ·1운동 때 발표된 기미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을 본 딴 것이다. 이들은 후원과 함께 과거 자신들의 조상이 저지른 악행들에 대해 대신 사과한다고 전했다. 로오야마 유우꼬 씨는 “조상들이 저지른 잘못들이기에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대신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콩 한쪽도 나눠 먹는 따뜻한 정”

 33명은 모두 당진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에 올 때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외동딸인 가메오카 교오코 씨는 “부모님의 반대가 무척 심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손자, 손녀가 생겨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한국의 문화와 발음이 일본과 달라 어려움을 겪었다. 가와무라 나오꼬 씨는 “한국에 와서 택시를 탔는데 발음때문에 도착지를 설명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문화의 차이를 겪기도 했다. 가메오카 교오코 씨는 “일본은 가게에 가면 손님이 우선인데 당진은 그렇지 않았다”며 “하지만 콩 한쪽도 나눠 먹는 따뜻한 정이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소속된 원패밀리 다문화센터 회원들은 정기적으로 아미산에서 쓰레기를 줍고, 독거노인들의 빨래를 도우며, 아이들과 요양원에서 합동공연도 한다. 이들은 ‘서로를 위하여 산다’는 마음으로 사회에 봉사한다. 가메오카 교오코 씨는 “봉사가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서로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봉사한다”고 말했다.
  
“당진은 제 2의 고향”

한편 이들 대다수가 당진에 온지 10년이 넘었다고 한다. 이들은 당진에 처음 왔을 때가 엊그제 같지만 예전과 달리 당진이 많이 발전했다고.
가메오카 교오코 씨는 “당진에 온지 벌써 20년이 넘었다”며 “예전엔 교통수단도 좋지 못하고 큰 건물도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전과 달리 당진의 거주환경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마음만은 이미 한국사람”이라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태어난 곳은 일본이지만 한국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넘쳐납니다. 그리고 당진은 저희에게 제2의 고향, 아니 이제 제1의 고향이자 저의 인생입니다.”

 

■ 후원에 참여한 33인

가오루, 가요꼬, 가즈꼬, 게이꼬, 교오꼬, 김루미, 나오꼬, 다까꼬, 다께다, 루미꼬, 마유미, 문두균, 미사요, 밀라, 박말례, 사오꼬, 산드라, 시노부, 시미즈 치아끼, 시바따 치아끼, 아께미, 아끼꼬, 아베 유우꼬, 에미꼬, 요시미, 유끼, 유끼꼬, 유우꼬, 제라판, 치에, 토모꼬, 페드로, 하나에

 

박다솜 인턴기자 ektth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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