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18 13:58 (목)

본문영역

이민선 새마을운동 당진시지회 상임이사/당진시대 이사
제6회 새마을의 날을 맞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마을의 공과
그동안 각 시·도에서 지역별로 운영해오던 ‘새마을의 날’은 새마을운동이 지구촌 여러 나라로 점점 확산되면서 이 운동의 좋은 취지를 되살려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자 국회 발의를 통해 지난 2011년 국가 기념일로 공포되었다.

하지만 새마을운동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시각적 차이가 존재한다. 순수한 지역사회 개발운동으로 보는 인식과, 정치적 지지를 동원하기 위한 국가동원체계로 단정하는 해석의 대립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표면상 자발성과 능동성, 자조정신이 강조되는 한편, 국가에서는 효율성과 가시적 성과에 너무 급급해하는 양면성이 있었다.

그런데 새마을운동이 진행된 과정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현재도 이 운동이 존재하며 추진되고, 외국에서도 벤치마킹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새마을운동을 통해 낙후되었던 수리시설과 농경지 정리로 5000년 역사의 숙원인 주식자급의 기틀을 마련했고, 우리사회에 팽배해 있던 봉건성·폐쇄성·숙명적 체념의 성향을 아주 짧은 기간에 범국민적으로 타파한 것이다. 이는 국민들 가슴에 “할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인드를 낳은 기적으로 표현될 만큼 국제적인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호평도 한계가 있었다. 신군부 주도의 5공화국이 출범하면서 국민적 마을운동의 중심이었던 새마을 남·녀 지도자들을 단순히 봉사활동만 하는 주체로 만들어, 이들을 마을 밖으로 내모는 커다란 우를 범한 것이다. 바로 주민 중심의 국민운동을 회원끼리의 사회단체운동으로 변화시킨 궤도 수정으로, 진정한 취지의 새마을운동에서 이탈한 것이었다.

훗날 유네스코에서는 5공화국 이전의 새마을 자료 2만2000건만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한 것이 바로 그 증거다. 정도가 아닌 줄 실감하면서도 일선 시·군에서는 조직 관리에만 급급할 수밖에 없는 시류의 함정에 갇혔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 당진시는 천우신조의 기회를 잡아 20년 전인 지난 1996년 새마을지도자를 마을로 되돌려 보내도록 새마을 궤도를 재수정하는 것에 전국 유일하게 성공했다.

우리마을 사랑운동-모범적 주민자치
민선1기 지방자치단체장이 선출된 후 1996년 우리마을 사랑운동 계획안이 우수 관리개선사업으로 채택돼 1997년부터 시행, 20년 동안 이 사업이 지속돼 왔다. 우리마을 사랑운동은 지역 내 모든 마을에 문호를 개방하고 △공동체의식 △미풍양속 △환경·소득(시책) 사업 등 4개 분야에서 20여 개 복합 단위사업을 주민 스스로 추진한 결과에 따라 공정한 평가를 통해 상사업비를 제공하는 주민 자치운동이자 민·관 파트너 사업이다. 이 사업과 지도자 귀향운동은 오늘에 이르도록 어느 시·군에서나 부러워하면서도 아직까지 바라만 보고 있다. 그만큼 진행 과정이 만만치 않다는 반증이다.

이 프로젝트가 입안되고 시행된 1996~1997년은 우리 당진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혹한기였다. 1990년부터 한보철강 당진공장 건설에 당진의 대다수 농어민을 비롯한 노동 적령기의 주민들은 거의 공장 건설 일용직으로 일했다. 당진 주민들의 주 소득원이었던 농어업은 6~7년간 폐업 직전으로 내팽개쳐진 상태였다.

1997년 1월 한보그룹이 부도가 났던 그해 11월, 대한민국 정부는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국가도 부도가 난 것이다. 결국 지역의 농어업은 피폐해졌고, 지방도 630호 한진선과 633호 가곡선 도로변에 우후죽순처럼 급조되었던 60여 개 대형가든(식당)들이 대다수 문을 닫는 등 당진 경제는 소용돌이쳤다.

새마을운동이 국가적 역경에서 진가를 보였던 것처럼, 바로 이 때 시작한 우리마을 사랑운동은 휘청거리던 당진의 지역정서 안정에 기대 이상의 기여를 했다. 그리고 지자체는 극도의 어려움 속에서도 현 사업비와 비교해 화폐가치가 3배에 달하는 획기적인 예산을 책정했다. 지자체의 의지, 의회의 협조, 주민의 호응, 시민·언론단체의 격려, 새마을단체의 추진력 등이 어우러진 하모니이자 교향악과 같았다. 당진시민의 인내와 배려로 일궈낸 성과였다.

진정한 주민자치는 복잡하지 않다. 바로 새마을운동의 모습이다. 마을 주민들이 자주 모여 소통하면서 우리 이웃과 주변 환경에 관심을 갖는 것, 이것이 새마을운동 정신의 전부다. 오는 4월 22일 새마을운동 46주년을 맞는 제6회 새마을의 날을 기리며 진정한 새마을정신과 주민자치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