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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6.05.22 13:26
  • 호수 1109

신기원신성대 사회복지과 교수/ 당진시갈등관리심의위원회 위원장
갈등관리와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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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철학자인 장 폴 샤르트르는 ‘인생은 B와 D 사이의 C이다’라고 하였다. 인간의 삶을 요약하면 나도 모르게 태어나서(Birth) 살다 죽는 것(Death)인데 그 사이에 선택(Choice)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B와 D 사이의 C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고 본다. 젊은 시절, 인생은 도전(challenge)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이다’라는 아놀드 토인비의 언명을 진리처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다보니 인생은 갈등(conflict)의 연속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거나 개인의 삶을 들여다보면 갈등이 없었던 적이 없다. 현재 인류는 테러의 위협과 빈부격차 그리고 환경문제 등 복잡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갈등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개인의 발달과정에서도 영유아기에는 신체와 의식의 성장에 따른 걱정을 하고, 청소년기에는 자아정체감을 확립하기 위한 방황을 하며, 성인기와 노년기에는 일과 사랑에 따른 번민을 한다. 인간은 살면서 누구나 무엇을 할 지 어떻게 할지에 대한 갈등으로 길을 잃고 정처 없이 헤매곤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갈등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된다.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이란 이러한 갈등을 초월하는 것이며 기독교에서 언급하는 천국은 어린이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는 순진무구함이란 갈등이 없는 상태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갈등은 왜 생기는 것일까. 갈등의 원인은 갈등의 유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갈등의 유형은 갈등단위를 둘러싸고 다시 개인, 집단, 지역사회, 국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즉 한 개인의 내부갈등인가 아니면 개인 간에 벌어진 갈등인가, 집단 내에서 벌어진 갈등인가 아니면 집단 간의 갈등인가. 한 지역사회 안에서 벌어진 갈등인가 아니면 지역 간에 벌어진 갈등인가. 한 국가 내의 갈등인가 혹은 국가 간의 갈등인가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상황에서 갈등은 다양한 양상을 띠게 된다. 이를테면 친구들과 먹을 것을 나눌 때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과 먹을 것을 나눌 때 갈등은 다르게 나타난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내가 조금 덜 먹어도 된다는 배려심이 작용하지만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과는 똑같이 나누기를 원한다. 이처럼 갈등의 원인은 상대방이 누구인가 따라 그리고 갈등의 내용이 무엇인가에 따라 천양지차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갈등을 해결하기 어려운 것은 바로 이러한 다양한 양상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의사가 환자를 제대로 진찰해야 올바른 처방전을 발행할 수 있듯이 갈등도 진단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해결방안이 달라질 수 있다.

오늘날 리더십의 요체는 갈등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갈등을 관리할 것인지 아니면 해결할 것인지 지도자는 현안을 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 왜냐하면 해결할 수 있는 갈등도 있지만 적절하게 관리해야 할 갈등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갈등을 일으키는 사안과 사람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다. 살면서 이타적인 사람을 별로 만나보지 못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배우고 안배우고를 떠나서 사람들은 자기욕심을 최대한 채우면서 살아간다. 특히 무엇을 가졌는지 얼마나 가졌는지를 놓고 보면 그 속셈과 탐욕을 가늠하기 쉽다. 지도자들은 이러한 점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갈등에 대해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갈등관리를 위한 리더십으로 겸손과 경청의 효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도자들이 자신을 낮추고 부하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지도자들은 천성적으로 또는 경험적으로 이와 정반대의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겸손과 경청은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이 힘의 위력을 보여주는 지도자들이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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