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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3-28 10:4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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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천 안전지킴이…“작은 일도 성실하게”
새내기 경찰 면천파출소 조대희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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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대형차량 과속·신호위반 살펴
“건실한 젊은이”로 지역민 칭찬이 자자

대형 공사차량이 자주 지나다니는 면천면 성상사거리에 이른 아침부터 경찰차 한 대가 서있다. 대형차량의 잦은 과속과 신호위반으로 꽤 위험해 보이는 이곳에서 경찰차는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운전자들을 긴장하게 한다. 경찰차가 보이는 날엔 과속과 신호위반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새벽 6시부터 동네 어귀를 지키는 일이 쉽진 않지만 묵묵하게 사람들의 안전을 살피는 사람이 있다. 지난해 9월 임용된 새내기 경찰 조대희(26) 순경이다. 조 순경은 “이른 아침부터 농사일에 나선 어르신들이 길을 건널 때, 대형차량이 많이 다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침 일찍 현장에 나오는 게 그리 힘들진 않다”고 말했다.

낯설지만 익숙한 곳, 당진

대전에서 나고 자란 그는 당진경찰서로 첫 발령을 받아 당진이라는 낯선 곳과 인연을 맺게 됐다. 하지만 소방공무원이었던 큰아버지가 당진에서 근무했던 시절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었기 때문에 처음 오는 곳이지만 친근함이 있었다.

동네에서 건실한 청년으로 뭇 어르신들의 칭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조 순경은 경찰생활이 그저 즐겁다. 경찰 시험을 준비하며 치열했던 ‘공시생(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 생활조차 행복했단다. 그렇다고 해서 조 순경이 처음부터 경찰을 꿈꿨던 건 아니다. 꼬마시절 사내아이라면 한 번쯤 꿈꿔봤을 ‘경찰이 돼서 나쁜 사람을 잡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진 적이 있었을 뿐,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어가면서 막연한 꿈은 이미 희미해졌다.

군대에서 경찰을 꿈꾸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토목공학과에 진학한 그는 이 시대 다른 대학생들처럼 ‘앞으로 뭘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그러던 중 입대 후 군대에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군 생활을 했던 당시 규칙적이고 빈 틈 없는 조직 생활이 자신과 잘 맞는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고, 다른 나라에서 온 손님을 경찰과 함께 경호를 맡으면서 경찰이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게 됐다. 경찰대학이나 경찰행정학과를 나와야만 경찰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경찰공무원 시험을 보면 누구나 경찰이 될 수 있다는 얘기에 전역 후 바로 경찰 시험을 준비했다.

‘공시생’ 생활도 즐겁게

매일 아침 도서관으로 향해 하루에 10시간 씩 공부하고 운동을 병행했던 삶조차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즐거운 일이었다. 안타깝게 두 번 시험에서 미끄러졌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무언가에 한 번 몰입하면 푹 빠지는 편이에요. 아주 어렸을 때 군인이나 경찰에 대한 동경이 있었지만 잊고 있었거든요.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는 게 가장 큰 힘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경찰이 돼서 당진에 온지 어느덧 9개월째인 그는 처음엔 지역이 낯설기도 했지만 지역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면서 잘 적응해 나가고 있다. 함께 근무하는 최장집 면천파출소장을 비롯한 선배와 동료들이 아버지처럼 잘 대해준단다. 특히 나이 많은 어르신들에게 조 순경은 손자뻘 되지만 경찰이라는 이유로 존중해 주신다고.

“여우새끼 왔냐”

농촌 지역에서 일을 하다 보니 어르신들과 마주칠 일이 많은 그는 대치리에 사는 한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를 처음 만났을 때, 할머니가 지팡이로 때려 맞기도 했다. 할머니를 보건소에 모시고 가거나, 복지기관과 연계시키고, 위치추적기도 달아드리면서 자주 만나게 되면서 할머니가 조 순경을 기억해 이제는 “여우새끼 왔냐”고 별명을 부르며 반겨주신단다. 가늘게 생긴 조 순경의 눈을 보고 할머니가 붙여준 별명이다.
“처음엔 어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나 조금 어렵기도 했는데, 이제는 정말 친할머니, 할아버지처럼 생각될 정도로 잘해주세요. 정이 많이 들었죠.”

“나부터 잘 하자”

경찰로서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경찰에 대한 불신이나 부정적인 인식도 많다. 조대희 순경은 “사람들의 인식과 고정관념이 쉽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나 자신부터 시민들에게 봉사하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면 사람들의 생각도 조금씩 변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시간이 흘러 지금보다 높은 위치에 올라도 경찰 생활을 시작하는 지금과 같은 마음이 변치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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