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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의 문화숲길을 찾아서4 내포역사인물동학길
승전목에서 동학농민혁명의 발자취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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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에서도 동학농민혁명이
승전목 복원해 가치 재조명 해야

▲ 승전목의 현재 모습

면천면 사기소리에 위치한 승전목
면천읍성에서 구룡동 쪽으로 내려가면 다리를 건너게 되는데, 오른쪽에는 석산이, 왼쪽에는 이배산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가 바로 승전목이다.

왜군에 맞서 유일하게 이긴 전투가 이 잔잔한 물가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지금은 당시의 모습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는다. 구룡동에서 면천면으로 이어지는 국지도 70호선이 건설되면서 승전목 주위의 통행이 뜸해져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이곳은 유적지임에도 불구하고 방치돼 있다. 또한 승전목의 토석은 한보철강 건설 당시 바다 매립에 사용됐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 승전목의 지형은 화공을 이용한 유격전이 가능했는데 이 지형이 파괴돼  역사를 공부하는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 하고 있다.

한편 지난 3월 (사)내포문화숲길 회원 및 시민들은 승전목을 시작으로 영탑사를 통해 면천면사무소까지 총 7.7km 구간을 걸었다. 회원들은 전투에 참여했던 농민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한가로운 농촌 풍경을 느끼며 휴식을 취했다.

김병빈 내포문화숲길 당진센터장은 “내포문화숲길의 코스 중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길은 당진지역만이 유일하다”며 “내포역사인물동학길을 통해 우리 지역에 동학의 역사가 담겼다는 것을 알리고자 이 길을 조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승전목을 복원하고 재조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학농민혁명과 당진지역
동학농민혁명은 당시 세도정치와 매관매직 등이 횡행했던 조선 후기, ‘인내천(人乃天)’ 사상을 바탕으로 한 동학이 전파되면서 1894년부터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동학농민혁명이 이어졌다. 동학농민혁명은 부패한 탐관오리의 전형이었던 조병갑이 군수로 재직할 당시, 전봉준을 필두로 전라도 농민들이 일으킨 봉기로 잘 알려져 있다. 충남 내포지역에서도 여느 지역 못지않게 동학농민혁명이 활발히 진행됐다.

김학로 당진역사연구소장에 따르면 당진지역은 동학농민혁명과 무관한 지역으로 여겨졌으나 향토사학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에 의해 부분적으로 연구되면서, 당진지역은 내포지역 동학농민혁명의 단초라고 할 수 있는 합덕농민봉기가 일어난 곳이라고 전했다. 동학농민혁명 기간 중에는 합덕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졌다고 한다. 또한 내포지역 동학조직 가운데 강력한 대접주인 이창구가 활동한 곳이며 동학농민군이 일본군을 상대로 싸워 유일하게 승리한 승전목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내포 농민들이 일으킨 ‘합덕농민봉기’
동학농민혁명에 앞서 내포지역에서 농민들이 처음으로 봉기를 일으킨 사건은 당시 덕산군 비방면에 속했던 창리(현 당진시 우강면)에서 일어난 합덕농민봉기였다. 김학로 회장은 “합덕농민봉기는 동학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을 찾기란 쉽지 않지만 내포지역 동학농민혁명의 서막을 알리는 사건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합덕농민봉기를 주도했던 농민지도자와 동학과의 관계를 감안했을 경우 합덕농민봉기는 단순한 민란으로 규정지을 수만은 없다”며 “합덕농민봉기에서 장두로 추대된 인물인 나성로와 이영택은 동학도인으로 체포돼 처형 당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치밀한 전략으로 일본군을 제압한 승전목
승전목은 2만여 동학농민군과 계곡으로 들어오던 120여 명의 일본군이 세시간에 걸쳐 공방전을 벌였던 곳이다. 승전목 전투는 동학농민군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해 유인과 매복 습격이라는 전략으로 동학농민혁명 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일본군을 제압했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 동학농민군의 공격과 화공에 견디지 못한 일본군은 개인 장비를 버린 채 면천읍으로 후퇴했다. 김학로 회장은 “승전목의 모습을 복원해 역사교육 현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승전목-이배산의 역사를 지우는 개발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합덕농민봉기화 승전목 전투 승리 등을 연결해 사회적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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