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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현장을 가다 송악읍 복운신도시(이주단지)
월세 25만 원…6년 새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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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유흥업소·원룸 비어…공동화 현상 심각
경일대 당진캠퍼스 추진 의사…재도약 기대

지난 화요일 저녁 5시 경. 송악읍 복운리 이주단지의 거리는 한산했다. 술집을 비롯한 유흥업 관련 상인들은 하루 장사를 준비하기에 바쁠 시간이지만 상인들은 주방이 아닌 가게 밖으로 나와 앉았다. 6시가 되면서 해가 기울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때는 당진의 상업·유흥 중심가로 이름을 알렸던 이주단지에는 쓸쓸한 가을바람만이 지나갔다. 몇 년 새 텅 빈 거리, 사람의 발길이 확연히 줄어든 이곳에 상가와 원룸도 하나 둘 비어 ‘임대문의’라는 글씨가 곳곳에 붙었다. 이주단지에서 만난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서는 먹고 살기 힘들다”고 말했다.

호황 이루던 이주단지

이주단지로 불리는 송악읍 복운신도시는 한 때는 호황을 이뤘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이 자리하면서 근로자들이 살고, 먹고, 마시는 신도시로 이주단지가 급부상했다. 현대제철과 부곡공단, 송악IC 인근에 이어 타 지역에 집을 두고 당진에서는 일만 하는 사람들에게 이곳은 최고의 장소였다. 3교대 근무를 하는 사람들로 이곳은 밤낮 없이 사람들이 오갔다. 특히 밤 9시만 되도 음식점과 상점들이 하나 둘 문을 닫는 당진시내권이나 타 읍·면과 달리 늦은 밤, 새벽까지 간판불은 꺼질 줄 몰랐다. 그게 불과 6~7년 전이다.

가게 마감 시간 앞당겨

하지만 최근 이주단지의 밤이 짧아지고 있다. 과거 새벽 2~3시까지 운영하던 술집들도 이제는 12시 쯤이면 하루 장사를 마무리한다. 대부분의 상가들이 이전보다 1~2시간은 일찍 문을 닫는다. 이 일대가 호황을 누리며 우후죽순으로 생겼던 노래방은 40여 개에 달하지만 지금까지 그럭저럭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곳은 불과 3~4곳에 이르는 상황이다. 마사지업소도 마찬가지다. 10년 째 이주단지에서 거주하며 빌딩 임대업을 하고 있는 김용우 씨는 “승강기가 있어 조건이 괜찮은 우리 빌딩의 경우에도 방 2개가 비어 있고 2층 PC방도 문을 닫았다”며 “불법 유흥업소에 대한 단속과 규제가 심하다 보니 상권이 위축된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 년 새 이주단지의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줄면서 음식점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7년 째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기안 씨는 “손님 수와 매출이 초반과 달리 반토막 났다”며 “인건비도 나오지 않아 부부가 겨우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 다시 좋은 날이 올 거라 생각하고 일하지만 주변 사람들 모두 어려운 상황에 걱정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때 50만 원이던 월세 절반으로

비어 있는 건물 곳곳에는 상가와 원룸 ‘임대문의’라는 문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 일대 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이주단지의 원룸은 보증금 100만 원에 월 25~30만 원 선이다. 이주단지에 사람들이 많이 살았을 때는 보증금 500만 원에 월 50만 원까지 치솟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투룸의 경우에는 보증금 200만 원에 월 45~50만 원에 입주 가능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입주하려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한 건물에 절반 가까이 비어있는 실정이다.

상가 역시 마찬가지다. 1층에 위치한 코너쪽 한 상가(82㎡ 규모)의 경우 보증금 2000만 원에 월 150만 원으로, 권리금은 없다. 직장을 다니며 이곳에서 4년 가까이 거주한 황대환 씨는 “새로 문을 열었다가 얼마 안 있어 문을 닫는 상가가 눈에 띄게 많다”며 “최근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곳에 많이 입주해 있으며, 폭주족이나 불량배로 보이는 이들이 늘어나 치안문제가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슬럼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경일대 캠퍼스 유치 소식에 관심

그러나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리고 있다. 경상북도 경산에 위치한 경일대학교가 이 지역에 당진캠퍼스 입주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 유치가 이주단지에 다시 활기를 줄 수 있을 것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당진시 기업지원과에 따르면 최근 경일대학교가 송악IC 인근에 당진캠퍼스를 유치하고 4개 학과 이주에 대한 의사를 밝혔다. 또한 경일대학교 소유의 토지에 물류단지 조성까지 논의한 걸로 알려졌다. 현재 송악읍대학유치추진위(위원장 김정환)를 결성한 상태로 오는 24일 서울롯데호텔에서 열리는 투자유치설명회에서 경일대와 당진시는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할 계획이다. 당진시 기업지원과 홍정표 투자유치팀장은 “제안이 들어온 것은 사실이며 현재 구체화 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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