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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을 만나다 8 김기원 국민대학교 산림환경시스템학과 교수(고대면 대촌리 출신)
“당진, 환경 위해 산림 가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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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심각한 환경문제 안타까워
꽃 따 먹던 하굣길 추억 생생

“초등학교 담임선생님께서 고대면 큰 산에 달걀귀신이 있다고 겁을 주곤 하셨어요. 먹거리가 풍족하지 못했던 시절 진달래꽃이나 소나무 새순을 따먹곤 했는데 아이들이 야생화를 먹고 배탈이 날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거짓말을 하셨던 거에요. 그 시절 함께 했던 선생님과 동네 친구들 모두 보고 싶네요.”

김기원 교수는 고대면 대촌리 선동에 살았다. 고대초등학교를 다녔던 그는 학교를 갈 때마다 산을 넘어야 했다. 가는 길목마다 친구들을 하나 둘 만날 수 있어 심심하지는 않았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마을별로 운동장에 모여 함께 하교하곤 했는데 그의 집은 대촌리 끝자락에 있어 항상 마지막으로 집에 도착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한다. 하굣길에 집집마다 살구나무와 복숭아꽃이 피어 정겨운 풍경을 볼 수 있었던 그 옛날이 종종 생각난다고.

김 교수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대한민국 청소부장’이 꿈이었다. 나무와 산림, 환경과 항상 가깝게 지냈던 그는 맑고 푸른 자연의 정취를 보존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다.
“얼마 전 오랜만에 당진을 방문했는데 영랑사에서 바라본 시내에 놀랄정도로 아파트 단지가 많이 조성돼 있어 당황했어요. 더불어 당진은 제철소와 화력발전소가 많이 가동되고 있기 때문에 환경오염이 심각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나무와 함께한 60평생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그는 학업을 위해 인천으로 향했다. 인천남중과 제물포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대학의 문턱에서 원예학과와 임학과 중 고민에 빠졌다. 김 교수는 “산림 등 환경에 관련된 공부를 더 하고 싶었다”며 “학과를 선택하는데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임학과에 진학한 그는 더욱 환경에 관심을 갖고 학업에 열중했다. 2학년 때는 수목학을 배우면서 당시 가르침을 받았던 교수에게 칭찬을 자주 받곤 했다. 현장실습 시간 나무이름을 묻는 교수의 질문에 대답하는 학생은 김 교수 뿐이었단다. 김 교수는 “어릴 적 등굣길에 봤던 나무들의 이름을 맞추는 것 정도는 식은 죽 먹기였다”며 “칭찬을 받으니 자신감이 생겼고 학문에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현재 국민대학교 산림환경시스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산림·휴양 등을 가르치고 있는 그는 현재 산림청 사업인 산림치유 효과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산림자원과 경관, 피톤치드, 수자원 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구성비율을 수치로 나타내는 일을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직접 침엽수와 수자원 등이 많이 분포하고 있는 지역을 탐방, 연구하고 있다.

환경개선 위해 나무부터 심어야

수십년 째 산림과 함께 하고 있는 그는 나무가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워 했다. 그는 가끔 고향 친구들과 연락해 안부를 묻곤 하는데, 빨래에 먼지가 묻어나고 출근길 하늘이 희뿌연 먼지로 가득하다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고향의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김 교수는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고 들었다”며 “공장 증설을 막고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실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장 등 미세먼지의 주요 발생지 주변에 나무를 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휴양림 등의 치유공간을 조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환경단체와 당진시 등이 적극적으로 나무심기를 장려해야 한다고. 이를 위해 재정적인 뒷받침은 물론 산림·환경에 관한 정책이 우선적으로 채택돼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을 보면서 부럽다고들 이야기 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 후회하지 않습니다. 더불어 저는 ‘남 주기 위해’ 공부합니다. 나아가 주변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산림을 연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꿈입니다. 아, 생각해보니 벌써 꿈을 이룬 것 같네요.”

 

>> 김기원 국민대학교
    산림환경시스템학과 교수는
- 고대초, 인천남중, 제물포고 졸업
- 고려대학교 임학과 졸업
- 前 미국 오리건 주립대 방문교수
- 前 한국산림복지문화재단 이사
- (사)숲과 문화 연구회 회장
- (사)한국산림휴양학회 부회장
- 산림교육 심의위원회 위원
-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이사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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