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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
  • 입력 2016.10.21 09:03
  • 호수 1129

[종교칼럼]박두재 원당중앙감리교회 담임목사
감사해야 할 일이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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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둘이 있는데, 몇 해 전에 자전거를 한 대 샀습니다. 아이들은 내심 서운해 했지만, 한 대를 가지고 사이좋게 번갈아 타라고 했습니다. 자전거를 산지 정확히 일주일이 지났을 때, 큰 아들이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기 위하여 도서관 밖에 자전거를 잠깐 세워 놓았는데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자물쇠를 채우지 않았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서인지 자전거를 잃어버린 다음 날까지도 친한 친구를 불러, 살고 있는 아파트는 물론 인접해 있는 아파트까지 샅샅이 뒤지는 아들 녀석의 모습이 안쓰러워, 잃어버렸던 자전거와 똑같은 것으로 다시 사주었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쯤 지났을 때였습니다. 큰 아들로부터 기쁨이 가득한 큰 목소리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새로 산 자전거를 타고 아파트 주변 구석구석을 누볐나 봅니다. 하나님께서 아셨는지, 평소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후미진 곳에서 자전거를 찾았습니다. 두 아들은 각각 자신의 자전거를 갖게 되었다고 기분이 들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큰 아이가 타던 자전거를 다시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잠금장치를 하여 자전거 보관대에 세워 놓았는데, 누군가가 잠금장치를 끊어 버리고 자전거를 가져갔습니다. 아들의 자전거뿐 아니라 나란히 있던 서 너 대가 함께 없어졌습니다. 아들도 아들이지만, 저도 화가 많이 났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문득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잠금장치 하나로 자전거 두 대를 같이 묶어 놓곤 했었는데, 작은 녀석이 타던 자전거 바퀴가 펑크나서, 바람을 넣는다고 제 사무실에 끌어다 놓게 한 것이 이틀 전이었습니다. 만일 펑크가 나지 않았다면 두 대 다 잃어버렸을 것입니다. 그러니 감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세상사는 것이 이와 같지 않을까요? 나를 실망시키고 화나게 하는 것들, 풀리지 않는 삶의 문제들 때문에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유도 없이 오해를 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성경은 범사에 감사하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사람은 어떤 경우든 감사하는 생활을 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다가 감옥에 갇혀 하나님이 원망스러울 수도 있었을 텐데, 오히려 그것으로 인하여 감사하다고 신약성경 빌립보서 1장 3절에서 고백하고 있습니다. 욥이라는 사람도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을 당했지만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고, 오히려 감사하며 자신의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았습니다.(욥기1:21-22, 42:1-6)

‘인간사새옹지마(人間事塞翁之馬)’ 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 모든 일은 어떻게 판단하고 받아들이는가에 따라서 삶의 모습이나 결과가 달라집니다.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아갈 때, 더 많은 감사의 조건들이 넘쳐나게 됩니다. 삶이 고단하고 힘들어도, 지금, 감사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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