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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운할머니 2등 박상례 씨(당진1동)
남 퍼주던 채운아가씨 똑닮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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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금 전액 해나루시민학교에 기부
건강 비결은 ‘매운 것 안 먹기’

채운할머니 2등으로 수상한 박상례(90·당진1동) 씨가 시상금으로 받은 30만 원을 전부 해나루시민학교에 전달했다. 그는 “채운할머니 대회에 나갈 때부터 수상을 하면 해나루시민학교에 기부하고 싶었다”며 “이 늦은 나이에 학교에 다니고 배울 수 있어 너무 행복하고, 해나루시민학교에 고맙다”고 말했다.

새우젓 푹푹 담아
다른이에게 밥 한 술 주기 좋아해 주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채운할머니가 지금 살아 있다면 박상례 할머니의 모습과 꼭 닮았을 것이다. 원당동에서 태어난 박 씨는 이 일대에서 알아주는 부잣집 딸이었다. 1926년에 태어난 그의 집엔 일꾼이 여덟에 배가 다섯 척이 있었으며 마차는 물론 당시 트럭까지 갖추고 있었다. 그 당시 박 씨네 집에서는 오섬(현 오도)에서 새우를 잡아 젓갈로 만들었으며 박 씨는 주변 사람들이 그릇을 가져오면 채운아가씨처럼 차고 넘치도록 퍼주곤 했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그를 예뻐하며 배나 감, 밤을 주곤 했단다.

배우지 못한 한
그 동네에서 유일하게 초등학교를 입학한 박 씨다. 하지만 집 안에 감춰 놓은 돈이 하나 둘 사라지자 그의 아버지는 6남 매 중 맏딸인 박 씨에게 집을 지키라고 했다. 그래서 한 학년도 마치지 못하고 학교를 그만둬야 했다. 틈틈이 강습소를 다녀가며 글을 익히곤 했지만 여전히 마음속에는 배우지 못한 한이 남아있다.

꽃다운 18세 결혼
이후 박 씨가 18세일 무렵 일본의 횡포는 심해져 갔고, 결혼하지 않은 처녀들을 하나 둘 끌고 갔다. 이 때문에 서둘러 결혼하며 순성면 옥호리로 들어가게 됐고 남편과 네 아들에 세 딸을 낳고 살아 왔다. 하지만 한 번도 힘든 일을 한 적 없기에 밭일을 조금이라도 하면 몸이 아팠고, 보다 못한 둘째 아들 안광헌 씨가 그를 당진1동으로 데려왔다. 

하루하루를 즐겁게
이후에 해나루시민학교를 알게 됐다. 덕분에 학교 다니는 재미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는 “몸이 아파도 학교를 오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매일 같이 학교를 온다”며 “학교로 향하기 위해 밀차에 손을 데는 순간 아팠던 것이 모두 낫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채운할머니에 출전하기 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1등하면 모두 해나루시민학교에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쉽게 2등에 그쳤지만 상금이 입금된 그날 바로 해나루시민학교에 통장을 건넸단다.

90세! 건강의 비결은?
한편 90세의 나이에도 정정하다. 박 씨는 EBS 장수의 비밀 <상례야 학교가자> 등에 출연한 경험도 있다. 그는 따로 운동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외식을 자제하고 본인이 스스로 한 건강한 음식들을 먹는다. 특히 매운 음식은 일절 입에 대지 않으며 김치 또한 먹지 않는 것이 습관이다. 외부에서 음식을 먹을 때도 조금이라도 매우면 물에 씻어 먹곤 한다고. 그는 “따로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해나루시민학교에 다니며 즐거움을 찾아 더 건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아프지 않고 즐겁게 살 거예요. 또 직접 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뭐라도 있으면 친구들과 나눠 먹으며 즐겁게 지내고 싶네요. 다들 몸도 마음도 건강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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