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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나눠주세요 | 악성 소아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서현이네(고대면 당진포2리)
“사랑하는 서현아, 아빠가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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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과 항암치료에 힘겨운 가족
병원·입원비만 3800만 원…생계 어려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세 살배기 우리 딸 서현이. 잘 먹고 잘 자라 건강한 줄만 알았다. 하지만 서현이가 악성종양, 소아암에 걸렸단다. 그 여린 살결 위로 칼을 댔다. 독한 항암치료에 머리카락도 빠졌다. 서현이가 물었다. 내 머리 위에 잡히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이것저것 궁금할 나이, 밖으로 나가 한창 돌아다닐 나이인데, 서현이가 있어야 할 곳은 병실의 작은 침대 위다. 하지만 그 마저도 경제적인 형편으로 내쫓길 상황이다. 내 딸 서현이는 작은 몸으로 하루하루를 병마와 힘겹게 싸우고 있는데 지원을 해주기 어려운 부모는 억장이 무너진다.

소아암 판정 받아

어렸을 때부터 서현이는 잘 먹었다. 갓 세 살을 넘겼을 때 몸무게가 29kg에 달할 정도였다. 단순히 건강한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자꾸 오르는 살이 걱정돼 병원을 찾았고 신경모세포종이라는 악성종양의 고위험 소아암 판정을 받았다. 그 작은 몸에 8cm와 3cm의 종양이 있단다.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지난 7월 장장 7시간 넘는 대수술을 했다. 배를 50cm 넘게 절개했으며 가슴 쪽에 구멍을 뚫고 호스를 삽입했다. 작은 서현이 몸에 선명하게 수술 자국이 남았다. 지금은 항암치료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 차례의 항암치료가 끝낸 뒤 남은 내년 1월 경 조혈모세포를 이식해야 하는 상황이다.

“내 머리카락이 없어”

“가만히 있으면 별의 별 생각 다 들어요. 서현이가 저렇게 아픈 것이 나 때문인 것 같아 너무 미안하죠.”

서현이의 머리카락이 항암치료로 인해 어느 순간부터 한 움큼씩 빠졌다. 그냥 내버려두면 안 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아빠 이 씨는 그날로 바리캉을 구입해 집에서 자신의 머리를 짧게 밀었다. 그 후 서현이 앞에 가 “아빠처럼 서현이도 머리 깎을까”라고 물었다. 하지만 바리캉 소리가 들리니 서현이가 울기 시작했다. 자지러지듯 울었다. 아빠와 엄마도 서현이 옆에서 울 수밖에 없었다. 머리카락을 다 자른 뒤 서현이는 사라진 머리카락을 찾으며 없다고 소리를 지르며 눈물을 흘렸다. 그 순간이 아직도 아빠 이 씨에게는 잊히지 않는다.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서현이네는 차상위계층이다. 작은 규모의 논농사를 짓고 농번기 때는 남의 집 일을 돕거나 공사판을 전전하며 생계를 꾸려왔다. 아빠 이순재 씨와 엄마 김진희 씨 그리고 두 딸인 나현이와 서현이는 넉넉하지는 않지만 서로 의지하며 살았다. 하지만 서현이가 아프고 난 뒤 모든 것이 바뀌었다. 서현이와 엄마 김 씨는 병원에서 살게 됐고 첫째 나현이는 할아버지 댁으로 갔다. 생계를 계속 이어야 하는 아빠 이 씨는 홀로 집에 남아있다. 그나마 만날 수 있는 날은 비가 오는 날이다. 이 씨만이 일을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화목했던 가정이 병으로 인해 한 순간에 변해버렸다. 이 씨는 “전에는 집에 가면 서현이와 나현이가 싸우고 있고 아내는 아이들을 혼 내키고 있어 시끌벅적했다”며 “지금은 오히려 그 모습이 그립다”고 말했다.

“생활하기도 벅찬데…”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도 벅찬데 서현이의 병까지 겹치며 어려움이 가중됐다. 지금까지 병원비로 들어간 돈만 3800만 원에 이른다. 하지만 아직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 이식이 남아 있으며 더구나 하루에 수 만 원 씩 입원비가 들어가고 있다. 특히 서현이의 경우 병으로 인해 예민해져 난폭한 행동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고 짜증을 낸다. 또 가쁘게 숨을 쉬며 제대로 잠들지 못한다. 서현이를 달래기 위해 새벽에 엄마 김 씨는 아이를 안고 복도를 오간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다인실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의사의 소견에 따라 1인실로 옮겨야만 했다. 당시 주치의가 역격리(교차감염의 방지를 목적으로 오히려 병원에서 격리가 필요한 경우 역으로 격리를 하는 것)를 권했다. 그리하면 다인실 입원비 가격으로 책정되기에 큰 부담이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단순히 난폭한 행동 때문에 역격리 요금이 적용되지 않았다. 그렇게 1인실 비용이 고스란히 이 씨의 몫으로 남았다. 이 씨는 “서현이를 위해서라면 1인실이라도 해주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가 않다”며 “해주지 못한 마음에 가슴이 아픈데 더구나 병실비까지 돈을 내지 못하니 참담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도라에몽이 좋아요”

면역력이 없어 밖을 나갈 수 없는 서현이의 낙은 도라에몽이다. 얼마 전에는 도라에몽을 좋아하는 연예인으로 유명한 배우 심형탁 씨가 서현이를 응원하기 위해 병원을 찾기도 했다. 아빠 이 씨의 바람이 있다면 서현이가 다 낫고 네 가족이 함께 밥을 먹는 것이다. 이 씨는 “지나고 나니 그 순간이 행복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한편 첫째 나현이의 꿈은 온 가족이 놀이동산을 가는 것이다.

“의사선생님이 서현이가 잘 버텨준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서현이는 저렇게 잘 버티고 있는데 부모가 돈이 없잖아요. 하루 빨리 서현이가 낫기만을 바라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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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신문사 355-5440
한수미 기자 010-3222-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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